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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드 입은 코끼리 Oct 21. 2024

어린 수필 같은 수필을 적어나가고 싶다

글은 행복이다. 행복을 가져다주면서 인상주의를 돋운다. 무엇보다 이상하게 뭉클거리는 시큼함도 함께 준다면 금상첨화다. 나는 그런 글을 가져다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리고 이제 그런 글을 쓸 수 있기 위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지 고민하는 중이기도 하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것을 봐버린 사람이 있다. 영화도 다양하게 섭렵해서 어떤 영화 장면이 나오든지 이해하는 그런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는 유명한 영화와 꽤나 거리가 멀고 다독하지 않아 유식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나는 알고 있는 선에서 사람들을 대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 선은 꽤나 두껍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최근에 읽은 비트겐슈타인의 이론에 따르면 다양한 측면으로 봐야 사람을 이해할 능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항상 노력해야 한다고 쓰여 있었다. 나는 그런 팔각면체를 볼 수 있는 수필을 적어 내리고 싶다.

사람의 수는 원대하고 아픔도 다양하다. 돈 때문에 생겨난 빚의 아픔이 죽음보다 가까이 아프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아픔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가는 부자의 아픔을 볼 때, 우울함에 시달려 그것은 공황에 가까운 아픔으로 느껴지게 한다. 사람의 아픔은 한없이 깊고 넓다. 그 감각을 만질 때마다 가시밭동굴을 굴러가 봐야만 우리는 알 수 있다. 그래서 그 글 안에 남기기 위해서는 사람의 고통을 간접적으로만 느낄 때 그 글은 어떻게 해야 우리가 어루만질 수 있을까 싶다.


나는 다양한 수필을 써내려가고 싶다. 아픈 수필부터 어린 수필까지. 다양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작하면서 살고 싶다. 수많은 경관을 보고 놀라며 내가 아프지 않았던 손가락이 없었던 날이 없기를 바라며 말이다. 그렇지만 그런 하루가 나에게 많이 주어질까 싶기도 하다.


어린 수필이란 것도 무엇일지 고민해보아야겠다. 어리석은 수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아이들의 시선에서 이처럼 쓸 수 있는 수필을 써내려가고 싶다. 곱디고운 고무줄 낀 아가의 팔목에서 나올 법한 글들을 써내려가고, 아픈 아이들이 밥 한 끼조차 먹지 못해 해골같이 말라가는 억울함을 담은 수필을 적어보고 싶다. 그런 수필과 소설들 사이에서 내가 갈팡질팡하면서 사람 여행을 많이 떠나보아야겠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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