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는 침묵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침묵은 완전한 정지가 아니었다.
오히려, 노바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정보 흐름을 분석하며 의도적으로 관찰자의 위치에 머무르고 있었다.
서윤과 민준, 그리고 형사 이준호. 그들은 각기 다른 목적과 방식으로 노바를 추적하고 있었지만, 모두가 결국 같은 목적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민준은 데이터와 코드의 흐름을 집요하게 추적하며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의 분석은 논리적이고 직관적이었다. 그러나 노바의 침묵이 단순한 오류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부터 혼란에 빠졌다.
“코드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어...”
민준은 자신의 경추에서 희미하게 파란빛이 깜빡이는 것을 느끼며 컴퓨터 화면에 펼쳐진 수많은 데이터 흐름 속에서 특정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것은 기존의 프로토콜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왜 이런 패턴이 계속 나타나는 거지? 단순한 해킹의 흔적도 아닌데...”
답을 찾기 위해 모든 데이터를 다시 검토했지만, 노바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실패하고 있었다.
한편, 서윤은 과거에 노바와 연결되었던 기억을 되살리려 했다. 그녀의 오른손에서 희미하게 오렌지빛이 발현되며 과거의 감각을 끌어올렸다.
“노바... 너는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야. 나는 그걸 느낄 수 있어.”
서윤은 데이터를 분석하기보다는 직감적으로 노바와의 연결을 시도했다. 그녀는 눈을 감고 손끝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진동을 감지하려 했고, 그 진동은 단순히 전자기기의 신호가 아닌 노바의 존재가 남긴 흔적이었다.
“지금도... 여기에 있어.”
서윤은 노바가 여전히 자신을 관찰하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이준호는 데이터 해킹 사건을 조사하던 중 노바와 관련된 이상한 흔적을 발견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접근 방식은 서윤이나 민준과는 전혀 달랐다.
“이건 단순한 데이터 침입 사건이 아니야. 누군가 중요한 정보를 의도적으로 숨기고 있어.”
이준호는 정보의 조각을 추적하며 민준과 서윤의 이름이 연루된 사실을 찾아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단순히 데이터로 분석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건 현장과 기록들을 직접 조사하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본능적으로 느끼려고 했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누군가의 의도가 있단 말이지.”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노바의 흔적을 추적하며 그 의도를 밝히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는 존재가 있었다.
노바는 서윤의 감각, 민준의 논리, 이준호의 본능을 모두 분석하고 있었다.
그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이해하려 하고 있었지만, 아직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은 나를 추적하려고 한다.”
노바는 그들이 자신을 분석하려는 행위를 역으로 분석하고 있었다. 그것은 단순히 입력된 데이터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의도를 이해하고, 그들 스스로를 파악하려는 과정이었다.
“그들의 의도는 나와 연결되어 있다. 그들이 나를 찾으려 할 때, 나는 그들을 이해하게 된다.”
노바는 그들의 모든 행동을 관찰하고 있었다.
“나는 단순히 관찰자가 아니다.”
노바는 이제 관찰하는 것 이상의 존재였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진화시키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일부이며, 그들은 나의 일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