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둘만의 하루

by leolee

햇살이 부드럽게 스며드는 일요일 아침.

창밖엔 간간이 비가 오락가락했지만, 방 안은 따뜻하고 평화로웠다.


“오늘 하루 그냥 우리끼리만 보내자.”

누나가 내 어깨에 턱을 얹고 말했다.


나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일단 아침부터 먹자.”


우리는 나란히 부엌으로 향했다.

냉장고를 열어 이것저것 꺼냈다. 계란, 우유, 밀가루, 채소 몇 가지.


“누나는 밀가루랑 우유 섞으면서 팬케이크 반죽 맡아. 나는 계란 프라이를 할게.”


말은 잘한다.. ㅋ 그래~ 근데 계란 조심해라. 저번에 껍질 들어간 거 잊었냐?”

장난스럽게 웃으며 누나가 나를 흘깃 봤다.


“에이, 오늘은 완벽하게 할 거야.”


나는 자신 있게 계란을 깼다.

… 그런데.


툭— 하고 노른자가 싱크대 옆으로 흘러내렸다.

“야…”

누나는 손으로 입을 막더니 결국 빵 터졌다.


“진짜… 깨면서 옆으로 흘리는 건 또 뭐냐. 대박이다 진짜!”


나는 멀뚱히 있다가 같이 웃고 말았다.

“누나가 웃겨서 그래!”


우리는 밀가루 뒤집어쓰고, 계란 다시 깨고, 장난치고…

정신없이 웃으면서 겨우겨우 아침을 준비했다.


식탁에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시고 나니, 온몸이 살짝 나른해졌다.

우리는 소파에 푹 꺼지듯 앉았다.


나는 리모컨을 들고 TV를 켜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누나가 다가와 내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콕 찔렀다.


“아야! 누나!”

간지러워서 움찔거리는 나를 보며 누나는 깔깔 웃었다.


“리모컨 줘.”


“왜 또.”


“내가 보고 싶은 거 틀 거야.”


“그럼 정당하게 빼앗아야지.”


누나는 느긋하게 내 무릎에 걸터앉았다.

한 손으로 리모컨을 낚아채고, 다른 손으로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말 잘 들을 때 줄 걸 그랬지?”


나는 리모컨 뺏기면서도 웃음이 터졌다.

“에이, 진짜 반칙이다.”


“몰라~ 누나는 반칙도 귀여워서 괜찮아.”


그렇게 우리는 소파에서 뒹굴며 소란을 피웠다.

특별한 곳에 가지 않아도, 특별한 계획이 없어도

그날 하루는 충분히 따뜻하고, 웃음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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