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친구 대단하다 싶어 좋아하는 연예인이 두 명 있다.
사실 그들의 정확한 실제 모습은 알 수 없지만, TV나 유투브 등에 비친 그들의 말과 모습을 보고 판단한 것이다.
첫 번째 연예인은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이다.
얼마 전 박진영이 대 선배 가수이자 한 시대를 풍미한 디바 가수들 네 명(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으로 ‘골든걸스’ 걸그룹을 결성해서 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공개하는 다큐 프로그램을 보았다. 노래의 완성도에도 놀랐지만, 그들의 열정에 더욱 깜짝 놀랐다. 불가능을 가능케 만든 전설의 디바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나아가 그들을 전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게 만드는 프로듀서 박진영의 열정과 실력이 경이로웠다. 그의 손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60대 시니어 걸그룹이 탄생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프로페셔널 박진영이 최근 가수 성시경과의 어떤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는 걸 보고 더욱 깜짝 놀랐다. 이 친구는 뭐지?
그는 한 10여년 전까지 2년여에 걸쳐 거의 매일 호화로운 자기 집에서 파티를 즐기는 방탕한 생활을 했었다. 어느 날 아침 널부러져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 순간 이건 아니다 싶었단다. 딱 끊고 다시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은 단순하게 살면서 행복과 삶의 여유를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한 박진영의 인터뷰 내용을 원문 그대로 옮겨 본다.
“난 음악이 내 최종목표라고 생각한 적은 없거든. 인생에서 음악은 내 직업이고, 행복은 사람들과의 대인관계에서 온다고 생각을 해. 내가 보니까 사는 데는 두 가지 에너지가 필요해. 열심히 살려면 에너지가 필요하고, 올바르게 살려면 또한 에너지가 필요해. 이 둘다 굉장한 에너지가 필요한 거야. 그런데 열심히 살아야 되면 왜가 필요하고, 올바르게 살아야 되는 것도 왜가 필요해. 생각해 봐. 올바르게 살려면 힘들어. 왜냐면 속에선 막 별의별 욕구가 다 일어나는데, 그걸 다 누르고 올바르게 살려면 힘들잖아. 그러니까 굉장한 에너지가 필요한 거야. 이유가. 그 이유를 찾으니까, 매일 아침에 아무 고민이 없는 게 너무 좋은 거야. 눈 떠서 내 할 일은 매일 똑같애. 아무 헷갈리는 게 없고 질문도 없고, 내가 누굴 만나는지? 왜 하는지? 노래를 왜 하는지? 춤을 왜 추는지? 다 아무 것도 궁금한 게 없어. 그 상태로 사니까 10년째, 뭐 이런 단순한 날들이 반복되면서 그 단순함에서 오는 행복과 여유와.. 뭐 고민이 없으니까”
어떤 이유가 그를 왜에서 해방시켜 주었을까 매우 궁금하다. 자유롭다. 그의 진심이 느껴진다.
한편 가수 이효리는 어떤가?
부동의 걸크러시 이효리가 소박한 외모의 그리 유명하지도 않은 가수 이상순과 결혼해서 홀연히 사라졌다가, 갑자기 제주도 소길댁이자, 요가 여신 마하트마 효리로 나타났다. 민박집을 운영하며, 일반인들과 꾸밈없이 진솔한 모습으로 생활하는 거였다.
그리고, 이효리는 모교인 국민대학교 2024년 졸업식 축사에서 “아무도 믿지 마라.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스스로를 사랑하라. 독고다이로 살아라. 그리고 많이 경험하고 깨지면서, 많이 체득하라. 그리고 내 말도 믿지 마라”라는 짧은 연설로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이효리는 참 단순하다. 본인 말 그대로 친구도 별로 없고, 어릴 때부터 노래하고 돈 벌기만 해서 돈을 쓸 줄도 모른단다. 생각도 참 단순하다. 수많은 광고에 출연했지만, 출연기준은 간단명료했다고 한다. 자기가 직접 경험한 것만 출연한다. 최근엔 그 기준이 더 간단명료해졌다고 한다. 뭐든 내가 잘 할 수 있다면 출연한다. 물론 돈이 되니깐. 나도 할 수만 있다면 그러겠다. 간단명료하게..
이효리에겐 소원이 하나 있는데 그것도 단순하다. 자기 집에서 태어나고, 집에서 결혼식하고, 집에서 죽는 것이란다. 두 가지는 이뤘단다. 자기 집에서 태어난 건 당시 부모님이 가난해서였고. 집에서 결혼식을 한 건 돈이 많으니깐... 스몰웨딩이라는 핑계로 내용상 초호화 웨딩으로 소원을 이뤘단다. 축의금은 아예 받지 않았다. 나도 돈이 많으면 우리 세 딸들도 그렇게 해주고 싶다. 셋 중에 하나라도 결혼을 할지 알 수는 없지만...
이효리의 진가는 다음과 같은 여고생들과의 짧은 대화속에서도 발휘된다. 남자 친구를 잊는 법? “새로 사궈”, 음악을 하고 싶은데 돈을 벌지 못할까봐 걱정이예요 “음악이 하고 싶은 거야? 돈을 벌고 싶은 거야?” 음악요 “그럼 음악을 하면 되지, 돈은 왜 걱정을 해”, 저는 반장인데 아이들을 잘 이끌어 주고 싶은데..“난 반장은 친구들을 이끌어 주는 게 아니고, 뒤에서 밀어주는 거라 생각해” 그 유명한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보다도 팍팍 꽂힌다. 단순하지만 명쾌하다. 사이다다.
마지막으로 이효리는 JTBC 손석희 앵커와의 뉴스룸 대담에서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긴다. “제 꿈은, 유명하지만 조용하게 살고 싶고, 조용히 살지만 잊혀지긴 싫다” 이어지는 손석희 앵커의 “그건 가능하지 않은 얘기 아닌가요?”라는 질문에, “가능한 것만 꿈꾸는 건 아니잖아요” 손석희 앵커도 머쓱 해한다. 멋있다. 단순하지만 의미가 깊다.
과연 그 꿈은 이루어질까? 나는 이 영상을 보고 어렴풋하게 가졌던 내 꿈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나도 단순하게 살면서도 이 세상에 내가 왔다 갔다는 좋은 흔적,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겠다는 개똥 같은 꿈을 계속 가져 봐야겠다 라고..
이상은 우연한 계기로 이 친구들 대단한데 라고 생각하면서 유투브를 찾아본 것이다.
독자 여러분께 한편으론 미안하다. 하필 돈 많은 스타들의 이야기를 예로 들다니.. 우리와 너무 동떨어진 삶을 사는 사람들 아닌가? 사실 평범한 사람들의 예를 찾기는 힘들었다. 다만 한 가지, 이런 스타들이 평범한 우리보다 단순하게 살기는 더 어려울 것이다.
우리가 그런 점에선 훨씬 더 유리하다.
가진 게 적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