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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선 Nov 29. 2024

29. 살면서 우울감을 느낀다면....(4)

평소에 우울증을 피하는 방법

  

앞으로 내가 하는 말은 발상의 전환을 기초로 한다. 가볍게 넘어가기 바란다. 너무 깊숙이 따지지 말고 「반농담 반진담」 이라고 생각해 보라. 이 중에서 뭐라도 하나 본인에게 맞는 것을 건지면 좋지 않겠는가?     


우울감은 이 글 1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보통 신강(身强)한 사람에게 찾아온다. 일상적인 용어로 말하자면, 상대적으로 책임감이 강한 사람, 자신감 또는 자존심이 높은 사람, 자신에 대한 기대가 높은 사람들일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다고 해서 우울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 확률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뭔가가 자기 기대대로 안 될 때, 상심을 하게 되고 자기비판이나 자기혐오를 바탕으로 우울감이 찾아온다. 또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재미가 없거나, 성과가 없거나, 앞으로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을 때도 급 우울해진다.     


따라서 우울증을 초대하지 않으려면, 근원적으로 자기 자신을 낮춰야 한다. 버려야 한다. 스스로 그렇게 대단하다는 생각, 나는 남과 다르다는 생각에서 한 발짝 물러나야 한다. 자신감 또는 자존심도 필요하지만, 자존감이 이들을 감싸 안아서 쉽게 상처받지 않도록 스스로를 보호할 줄 알아야 한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존재이니, 그 무엇도 그 누구도 나를 무너뜨릴 수 없다는 생각이다.(내가 말해 놓고도 어렵다. 현명한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맡긴다)     


그런 의미에서 우울증을 피하는 방법으로 평소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하는 것 몇 가지를 제안해본다. 같이 생각해 보자.     


세상일을 둘로 나누면 간단하다. 내가 조절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조절할 수 없는 일이 있다. 유일하게 내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은 내 마음이요, 조절할 수 없는 일은 그 밖의 모든 일이다. 부와 명예, 상대의 마음, 세상의 변화, 나아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숙명까지.... 한마디로 「세상은 내 맘대로 안된다.」 조절할 수 있는 내 마음을 조절하는 것이 거의 유일한 길이다. 기대를 내려놓자. 아예 기대를 저버리자.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지만, 세상에는 가장 귀한 금이 세 가지가 있다. 「황금, 소금. 지금」이다. 흔한 얘기지만 명언이다. 너무 골치 아프게 생각하지 말자. 지금에 충실하고 지금에 만족하자. 행복을 저축하려고 하지 말고 오늘을 즐겨라. 어쩌면 (돈)저축도 하지 마라. 쥐꼬리만한 월급에서 저축까지 하면 뭐가 남겠나? 더구나 쥐꼬리의 일부이니, 그거 열심히 저축해봤자 얼마 안 된다. 지금부터 저축한다고 집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나중에 월급이 많아지면 그때부터 저축해라. 좁쌀이 아무리 굴러도, 호박 한 바퀴만 못하다. 저축한다고 하고 싶은 다른 걸 다 참고 희생하는 게 과연 맞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저축이 기쁨 자체이신 분은 예외다.)     


또 이런 말이 있다. 동양의 3대 성인이 공자, 맹자, 장자가 아니란다. 「보자, 놀자, 쉬자」로 바꿨다고 한다. 새로 나오신 분들 같은데, 그분들의 철학을 공부해 볼 필요가 있다.     


서양에서도 생각이 비슷하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자기비판 자기혐오의 마음이 들 때는, “다른 거는 생각하지 말고, 잘 자고 맛있는 것을 먹어라. 그러다 보면 새로운 힘이 생길 것이다”라고 조언해 주고 있다.


우리 인간은 철인이 아닌 이상 매번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할 수는 없다. 사실 차선 또는 차차선만 해도 잘하는 것일 것이다. 스스로에게 너무 채찍질하지 말자. 아프고, 상처만 남고, 갈수록 내상이 깊어진다. 스스로에게 관대해 보자. ’너는 오늘은 이 정도면 됐어. 쉴 자격이 충분해.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뜰 테니....‘ 때로는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기도 하자.     


실제 내가 짧은 기간이지만, 1인가구 특별대책 추진단장으로 있을 때 일이다. 당시 1인가구로 자원해서 온 젊은 직원들이 너무 열심히 일하는 것 같아, 폼나게 이런 표어를 사무실에 붙여 놓도록 했다. 「덮으면 완결, 펼치면 미결」 멋지지 않은가? 그리곤 자주 “가자 밥 먹으러!”를 외쳤다.       


유시민 작가님이 방송대학교 강연에서 하신 말씀을 소개한다. “누구든지 자기가 살고 싶은 하루를 살아라. 가능하면 내가 하고 싶은 것, 그리고 옳다고 믿는 것을 해라. 그리고, 내가 살아온 과거를 생각해보면 크게 3가지 생각이 들 것이다. 1) 잘 살았어, 2) 대체로 잘 살았는데 고 부분은 좀 아쉬웠어, 그리고 마지막 3) 엉망이었어. 잘 살았으면 앞으로도 그대로 살면 되고, 좀 아쉬운 부분이 있으면 고 부분만 좀 고쳐 살면 되고, 엉망이었으면 완전히 고쳐 살아야 한다. 오늘이 내 남은 인생 중에 가장 젊은 날이므로, 나중에 또다시 후회하지 말고 바꿀 게 있으면 지금 바꿔라. 구체적인 삶의 방식과 여건은 사람마다 다 다르므로,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자기 걸 해보자.”라고.... 중요한 것은 시간이 지나 나중에 또 똑같은 후회를 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고통과 근심은 잘 보면 결핍과 과잉에서 온다. 결핍은 부족함에서 고통을 불러오고, 과잉은 지루함으로 근심을 불러온다. 사실은 결핍을 벗어나는 순간이 우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때이다. 떠올려 보라. 어렵게 어렵게 뭔가를 성취했을 때가 가장 행복하였지 않은가? 사실 그 순간이 지나면 또다시 다른 결핍이 찾아오던지, 아니면 과잉에서 오는 근심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 좀 어렵고 힘들다면, 그 결핍을 벗어나는 순간을 상상해보라. 마치 군대 시절 심한 얼차레나 힘든 훈련을 받으면서도, 한편으로 ’그래, 그래봐야 한 시간만 지나면 끝난다. 니들이 나를 어떡할 건데?‘라고 생각하면 참을만했던 것처럼.... 우울한 생각은 결핍과 과잉에서 시작된다. 따라서 도움 안 되는 괜한 생각을 걷어내는 게 꼭 필요하다.       


평소에 농담 따먹기를 즐겨 하고, 아재 개그도 연습해보자. 재미난 개그 프로그램을 가끔 일부러 보는 것도 좋다. 나도 힘들 때는 옛날 것이지만 ’웃으면 복이 와요‘, ’개그 콘서트‘, ’컬투쇼‘ 같은 프로그램을 찾아서 보기도 한다. 유투브나 쇼츠에 웃기는 영상도 매우 많다. 그냥 보고 있으면 웃긴다. 나도 모르게 웃는다. 한참 웃으면 마음이 좀 가라앉는다. 일부러라도 웃으면 우리 뇌는 진짜 웃기는 줄 알고 정신건강에 좋은 호르몬을 분비한다고 하지 않는가?(우리 뇌가 그렇게 스마트하지는 않다)     


또 평소에 땀 흘리는 운동을 하는 것도 매우 좋다. 우리는 아직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그렇게 여유가 있지 않다. 그러니 경제적으로든 시간적으로든 부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운동을 골라야 한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당위를 앞세워 무리한 운동 계획을 세운다거나, 내가 좋아하지 않는데 억지로 나를 끌고가서 해야 하는 운동은 반드시 결과가 좋지 않다. 유쾌하게 지속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고, 운동 그 자체가 즐겁게 해 보자.     


뭔가 한 가지 작은 일을 결심하고 매일 실천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내 사무실의 한 직원은 나의 권유로 매일 자기전에 풋샵을 하고 있다.(그 사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나는 매일 9㎏ 짜리 아령을 들고, 발 뒷꿈치 들기 300개를 하고 있다. 별거 아니지만 매일 꾸준히 하면 자신감 증진에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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