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나는 제주도로 떠나 세 번째 자립 도전을 했다. 장애가 있는 나는 늘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해 왔고, 자립은 늘 두렵고 멀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나 자신에게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자립을 연습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번 여행은 특별했다. 두 차례의 도전이 생각만큼 성공적이지 못했기에 세 번째 시도에 거는 기대와 부담이 컸다. 내가 과연 혼자서 얼마나 할 수 있을지, 가족과 떨어진다는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지 스스로도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짐했다. 실패하더라도 끝까지 해보겠다고.
D-Day,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부터 새로운 경험이 시작됐다. 비행기용 휠체어로 옮겨 앉아야 했고, 전동휠체어를 따로 실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작은 일 하나에도 많은 도움을 받아야 했지만, 그럼에도 나는 한 발 한 발 나아갔다.
제주도에 도착한 뒤, 추운 날씨 탓에 몸 상태가 나빠졌다. 혼자 샤워를 하거나 옷을 입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스스로를 시험해 보겠다고 제주도까지 왔는데, 해낼 수 없는 일들이 쌓일수록 마음이 무거워졌다. '나는 과연 자립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번 도전은 나에게 중요한 깨달음을 주었다. 자립은 단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작은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조금씩 자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걸 배웠다. 비록 이번 제주도 한 달 살이아니 일주일 살이(?)는 끝이 났고, 나는 앞으로의 자립을 위한 많은 준비를 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