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장소에 소지품을 보관하는 법
"어, 이상한데..."
지하철에서 내려 카페로 향하던 중, 왼쪽 주머니가 허전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지갑이 없네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생각해 봅니다.
'아까 편의점에서 결제할 때 썼고... 그다음에...'
순간 등줄기가 서늘해집니다. 지하철 좌석에 놓고 온 것이 분명합니다.
급하게 지하철역으로 달려가 아까 탄 열차를 찾았지만, 이미 전철은 다음 역으로 떠난 뒤였습니다. 약속 시간에 늦을까 봐 초조한 마음으로 지갑을 찾아 여러 역을 돌아다녔지만,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외출했다가 물건을 잃어버리는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시죠? 특히 평소와 다른 길을 가거나, 여러 곳을 들르는 날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는 우리의 주의력이 더 쉽게 흐트러지기 때문입니다.
이미 흩어진 집중력을 가지고 분실물을 찾아 헤매면, 잘 찾아질 리가 없습니다. 당황스러움에 흥분된 마음을 가지고 이리저리 우왕좌왕하고 나면 정신력뿐만 아니라 체력 또한 고갈되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애초에 잃어버리지 않는 것입니다. "아니, 그게 되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죠."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생각보다 단순한 원리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체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침에 양치를 할 때, 칫솔이 어디 있는지 한참 고민하지 않습니다. 화장실 세면대 옆 칫솔꽂이에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고 있죠. 마찬가지로 모든 물건에 그만의 '당연한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다음은 제가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규칙들입니다:
대부분의 실수는 여러 물건을 한꺼번에 챙기려고 할 때 일어납니다.
"아, 대충 다 넣었겠지"라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 휴대폰, 지갑, 교통카드, 이어폰과 같은 필수품을 하나씩 눈으로 확인하고 기억합니다. "짐"이라는 하나의 뭉텅이가 아닌, 각각의 물건을 개별적으로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평소와 다른 물건들(우산, 노트북, 충전기 등)을 챙겨야 할 때는 메모장에 적어두면 좋습니다. 귀가할 때 체크리스트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카페나 식당에서 나올 때도 같은 방식으로 하나씩 확인합니다. 들어올 때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하나씩 체크하면서 나가는 거죠.
- 자주 가는 약속이라면 챙기는 물건도 통일합니다. 친구 만날 때는 휴대폰, 지갑, 이어폰. 운동 갈 때는 운동복, 수건, 물통 등 패턴을 만들어두는 겁니다.
마치 집 현관에 들어서면 자연스럽게 신발을 벗는 것처럼, 우리의 소지품도 각자의 자리를 가질 수 있습니다.
- 자주 쓰는 물건은 꺼내기 편한 주머니로 정합니다. 바지 주머니가 깊어서 휴대폰 꺼내기가 불편하다면 재킷 안주머니를 활용하는 식으로요.
- 휴대전화는 오른쪽 주머니, 지갑은 왼쪽 주머니처럼 정해두면, 빈 주머니를 느끼는 순간 무엇이 없는지 즉시 알 수 있습니다.
- 가방을 메고 다닐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갑과 교통카드는 앞 주머니, 우산은 양옆 주머니, 노트북은 메인 수납공간 등 규칙을 정해둡니다.
지정된 자리가 있다면 소지품을 꺼낼 때에도 넣어둘 때에도 혼선이 없고, 혹시나 분실을 하더라도 어떤 물건을 분실했는지 파악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순간에는 무조건 소지품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입니다:
-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내릴 때
- 카페나 식당 자리에서 일어날 때
- 화장실에서 나올 때
- 수업이나 회의가 끝나고 나올 때
장소 이동 = 소지품 체크라는 공식을 세워야 합니다. 카페 안에서 일어날 때 확인을 못했다면, 밖으로 나와서라도 전체를 확인한 후에 이동합니다.
- 오른쪽 주머니부터 시계방향으로
- 바지 주머니부터 시작해서 위로
- 가방은 앞주머니부터 안쪽으로
이런 여러 가지 방식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항상 같은 순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핵심은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니까요.
처음에는 이런 체계가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냥 아무 주머니에나 넣으면 되지, 뭐가 이렇게 복잡해?'
하지만 이런 작은 규칙들이 쌓여서 우리의 일상을 지켜주는 보호막이 됩니다.
지금 당장은 이 모든 것이 복잡하고 귀찮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체계가 자리 잡기 시작하면, 더 이상 지하철에 지갑을 두고 내리거나, 카페에 우산을 두고 오는 일은 없을 거예요.
천천히, 하나씩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