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도 아니고 저녁도 아닌 그 중간,
해의 쨍쨍한 빛줄기가 느슨하게 풀어지지만
우리 동네의 가장 생동감 있는 시간이다.
참새가 방앗간에 들리듯 유치원을 마치고 온 아이들로 복작복작한 놀이터
미끄럼틀 한번, 그네 한 번이 행복한 순수한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오늘 하루 수고했노라고 따뜻한 저녁밥상으로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장을 보러 온 마트 안의
수많은 엄마들. 제일 싱싱한 것, 제일 좋은 것을 고르는 모습을 본다. 그 또한 사랑이겠지
학교를 마치고 삼삼오오 몰려나오는 교복 입은 꿈쟁이 학생들, 벤치에 앉아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시는 어르신들, 귀여운 엉덩이를 흔들며 쫄래쫄래 주인 따라 산책하는 강아지, 갓난아기가 탄 유모차를 끌고 가는 젊은 부부의 모습 등...
오후 4시
애매한 시간이 주는 생동감이
나에게 이웃이 있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음을 혼자가 아닌 세상 속에 살고 있다고
말해주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