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딜레마

사랑해서라고? 태훈이 이해하기 어려운 사랑의 논리

by 김정룡

어젯밤 꿈의 후유증 때문인지, 아침부터 머리가 무거웠다. 오늘은 실직 후 고용센터에서 우연히 알게 된, 유경을 오랜만에 만나는 날이다. 동병상련이라 했던가? 백수 사정을 이해해 주는 건 역시 백수뿐이다. 수다는 치유효과가 있다.


우리는 둘 다 남부럽지 않은 직장을 다녔다. 나는 프로그래머로, 유경은 외국계 투자은행의 펀드 매니저였다. 우연인지, 유경과 나는 비슷한 시기에 해고당했다.


나는 회사의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관리하다 중요 데이터를 날려버렸고, 문제는 그날 점심때 먹은 술이 탄로 나, 바로 해고되었다. 유경은 본인이 관리하던 고객회사의 자금을 빼돌려 아파트 중도금을 치르려다 들통이나 해고당했다.


그저 살아보겠다고 아등바등거리다 일어난 일이지만, 이 세상에 용서란 없다. 매정한 세상이다. 어쨌든 둘이 만나면, 신세타령에서 시작해서, 회사 욕을 거쳐, 특정인을 콕 집어 인간성을 저격하고, 분이 좀 풀리면, 그제야 주변 분식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태훈 오빠, 요즈음은 뭐 하고 지내세요? 직장은 좀 알아보고 계세요?"


"어.. 그렇지 뭐.. 프로그래머를 원하는 데는 있는데, 내가 안 좋은 소문이 나서.. 이제는 그냥 포기하고 본격적인 백수 생활하려고.."


"혹시 그럼 지금도 술 많이 드세요?"


"좀 먹는 편이지.. 예전같이 많이 먹진 않아.."


"너는 아파트 중도금은? 어떻게 해결 됐어?"


"그게요.. 지난번은 간신히 친척들한테 빌려서 냈는데, 다음번엔 어떻게 될지 몰라요. 이제는 직장이 없어서 신용 대출도 안되고.., 어디서 돈 빌릴 데도 없네요. 혹시 오빠 돈 좀 있어요?"


"야! 내가 돈이 어디 있어! 너도 비빌 데를 보고 비벼라. 어디 백수한테.."


"아 참, 그렇지. 제가 요즈음 사람만 보면 돈 빌려달라는 말이 입에 배어서.. 죄송해요!"


이렇게 우리의 대화는 서로의 처참함을 확인하는 순간까지 도달한다. 잘 나가던 두 직장인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흔치 않은 일이지만, 우리 둘은 사회에서, 누구라도 한순간에 그럴 수 있다는 명백한 증거를 보여주고 있다.


방금 시킨 바지락 칼국수가 앞에 놓였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수를 불기 전에 먹을 요량으로 둘은 아무 말 없이 분주히 젓가락질을 해댔다. 이 집 국수는 국물이 맑고 감칠맛이 난다.


나는 유경에게 어젯밤 꿈 얘기를 할까 말까 망설였다. 잘 못 얘기했다가는 미친놈 소릴 들을 테고, 혹시 진지하게 들어주면, 가브리엘을 이용해서 뭔가 얻어 낼 방법이 없나 의논해 보고 싶었다.


"유경아, 너는 신이 있다고 생각해?" 나는 앞뒤 잘라먹고, 칼국수 국물을 드링킹 하고 있는 유경에게 물었다.


생뚱맞은 질문에 유경은 얼른 그릇을 내려놓고 놀란 눈으로 태훈에게 물었다.


"네? 갑자기? 오빠 요즘 교회 다니세요?"


"아니 그냥.. 나는 교회는 안 다녀.. 그냥 네가 어떻게 생각하나 궁금해서.."


"아 네.. 저는 교회 다니죠. 어렸을 때부터 다녔어요. 모태신앙.. 당연히 신이 있다고 믿죠."


유경은 갑작스레 신을 믿냐고 묻는 태훈의 의도가 궁금했지만 나름 진지하게 대답했다.


"그럼 가브리엘 천사라고 들어봤어?"


"그럼요.. 천사들 중에서는 최고 높은 천사죠!"


"그럼 너는 교회 다니는 사람은 수호천사가 있다는 것도 믿어?"


"아! 수호천사요? 어떤 사람은 믿고 어떤 사람은 안 믿죠. 저는 좀 믿는 편. 없는 것보다 있는 게 좋잖아요. 그런데 왜 그런 걸 물어보세요?"


태훈은 갑작스러운 유경의 문에 속 마음이 들킬까 봐 말을 둘러댔다.


"아니, 가브리엘 천사에 대해 궁금해져서.. 웹툰 보다가 갑자기 나오길래.."


"지금 웹툰 볼 시간이 어디 있어요.. 오빠는 아직 여유 있나 봐."


"그런 게 아니고.. 뭐가 좀 궁금해서 물어보려고.. 너는 천사가 나타나서 갑자기 사람을 도와주고 쿨하게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니?"


유경은 계속 뜬금없는 질문을 하는 태훈의 의도가 궁금해졌다.


"글쎄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인데.. 저는 믿고 싶죠. 그럴 수만 있다면 좋죠."


"유경아, 그럼 만일 너에게 수호천사가 있다고 쳐봐.. 그리고 걔가 힘을 좀 쓸 수 있어. 그러면 너는 그 천사에게 무엇을 해 달라고 부탁할 거 같니?"


나는 간질 거리는 입을 더 이상 주체하지 못하고 이야기를 꺼내버렸다. 유경은 휴지로 입을 썩썩 닦으며 이야기했다.


"재미있는 상상이네요. 저 같으면 제 주변에 있는 나쁜 놈들 싹 쓸어 버리라고 하겠어요. 주변에 있는 사기꾼 같은 사람들.. 일은 안 하고 남의 돈만 빼먹으려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 다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냥.. 제 희망사항이에요."


사실, 유경은 주변 사람들에게 호되게 당한 기억이 있다. 유경은 착실히 모은 아파트 중도금을 엄마의 부탁으로 친척에게 잠시 빌려주었다가 날려버렸다. 그 일로, 당첨된 아파트를 포기해야 했고, 마음 급한 유경은 사고를 쳤다. 만일 그때 정부가 대출규제 기준을 갑자기 올리지 않았다면, 유경이 회사돈을 건드릴 일은 없었을 것이다. 결국 돈이든 권력이든 배경 없이 사는 사람들에게 세상은 가혹하다.


"유경아, 그래도 싹 쓸어버리는 건.. 그건 너무 폭력적이야. 수호천사는 그냥 사람만 지켜주면 되는 거지.."


"아.. 그렇구나.. 그냥 나를 다치지 않게 잘 보호해 달라고 하면 되죠 뭐.."


"그래 그게 정답인 거 같다."


더 이상 물어봤다간, 갑자기 엉뚱한 질문을 하는 나를 이상하게 볼 것 같아, 다른 얘기로 화제를 돌렸다.


유경과 나는 점심을 먹고, 바로 옆에 있는 카페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씩을 주문했다. 오랜만에 만난 것도 있지만, 매일 사는 얘기와 인생 넋두리를 서로 들어주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나는 백수 생활 중에도 이렇게 누구와 속 터놓고 얘기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안 그랬으면, 아마 나는 우울증에 걸렸을 거다. 그러고 보니 유경은 어려운 시기에 만난 고마운 동생이자 친구였다.


유경을 바래다주고 집에 가는 동안에도 계속 유경의 말이 생각이 났다. 세상에 나쁜 놈들.. 그런 놈들이 없어지면 세상이 달라질까? 그러면 나에게도 기회가 올까? 그전에 나도 없어지는 거 아닐까? 나처럼 부모님 등골 빼먹고 살면 나쁜 놈인데.. 아니야, 나는 나쁜 놈이 아니라 못난 놈이야. 남의 뒤통수를 치는 놈들이 진짜 나쁜 놈이지. 전철에서도, 버스에서도, 집에 도착할 때까지도 내내 그런 생각뿐이었다.


집에 와서도 생각은 멈추지 않았다. 이 세상에 나쁜 놈들은 왜 있는 걸까? 신이 있다면 좋은 사람들만 살려 놓으면 될 텐데, 왜 나쁜 놈들까지 먹여 살리면서 세상을 복잡하게 만들었을까? 나쁜 놈들이 없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어느새 늦은 저녁이 되었다.


"가브리엘!" 나는 그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평소에는 가브리엘이 먼저 나타나 나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오늘은 내가 꿈속에서 그를 부르고 있었다.


"태훈 님! 웬일이신가요? 오늘은 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유체이탈에 성공하셨군요. 놀라운 발전입니다. 오늘은 특별히 묻고 싶은 게 있으신지요?"


내 앞에 나타난 가브리엘은 암만 봐도 천사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등 쪽을 살펴봐도 날개는 없다. 나보다 나이가 좀 많은 듯 한 평범한 얼굴에 당장 지구상에 내려와도 튀지 않을 같은 모습의 자칭 천사였다.


나는 유경이 하던 말을 떠 올리면서 가브리엘에게 물었다.


"가브리엘.. 오늘은 내가 갑자기 궁금해진 게 있어. 도대체 왜 이 세상에는 나쁜 놈들이 득실거리는 거야? 하느님이 실수로 만드신 건가? 그런 놈들은 이 세상에서 없어지면 좋은 게 아닌가? 하느님이 알아서 정리했어야 되는 것 아니야?"


나는 머릿속에 꽉 차 있던 질문들을 두서없이 쏟아냈다.


"오호! 태훈 님, 오늘은 질문을 가져오셨군요. 세상 살다 보면 궁금한 게 생기는 건 당연하지요. 이 세상에는 밝혀지지 않은 비밀이 너무 많으니까요. 그런데, 태훈 님의 질문에 답하려면 배경 설명이 필요합니다.. 우선 '사랑의 딜레마'를 이해하셔야 합니다."


가브리엘은 진지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얼마나 복잡한 얘기를 하려는지.. 사랑의 딜레마는 또 무엇인가?


"태훈 님은 누구를 사랑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갑자기 엉뚱한 질문이다.


" 왜 갑자기 나의 연애사를 물어보는 거지?"


"네.. 연인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왜 하느님이 나쁜 놈들을 놔둘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태훈 님,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상대방도 당신을 사랑해 주기를 원하지 않나요?"


"그야 당연하지.. 말해 뭘 해!"


"그렇죠! 하느님과 인간이 서로 사랑하는 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하느님이 해야 하는 어려운 결정이 있었습니다."


"결정? 무슨 결정?"


"인간에게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는 자유권한을 주겠다는 결정입니다. 이게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해가 되시나요? 제가 쉬운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만일 태훈 님이 좋아하는 여성분이 결정장애가 있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어느 날, 태훈 님이 여성분께 '오늘부터 나를 사랑해 주시오!'라고 명령하고, 그 말에 따라 태훈 님의 여자친구가 되었다면, 태훈 님과 여성분은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무슨 소리야? 말도 안 되지.. 그건 로봇하고 사랑하라는 거와 마찬가지지! "


"정확합니다! 하느님이 저나 태훈 님을 로봇처럼 취급하지 않으시려고, 저희들에게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셨습니다. 스스로 결정해서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는 권한.. 완전한 사랑을 이루기 위한 조건.. 아마도 권한을 우리에게 주기 위해 깊은 고민을 하셨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어마어마한 리스크가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그래? 어마어마한 리스크가 뭔데?"


가브리엘은 숨을 크게 한 번 내 쉬었다.


"그 결정 권한이 주어지는 순간.. 천사든 사람이든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을 수도, 심지어는.. 배신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자유권한을 주어야 하고, 자유권한을 주면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고.. 그야말로 사랑의 딜레마가 되어버린 상황이죠."


가브리엘은 이 말을 하고는 이내 눈물을 글썽였다. 그저 평범하게 생긴 녀석이 천사라고 깝죽대는 거는 이제야 겨우 봐줄 만 한데, 오늘은 사랑 어쩌고 하면서 눈물까지 흘린다.


나는 가브리엘이 갑자기 감정을 주체 못 하는 모습이 보기 싫었다. 그렇지만 가브리엘에게 상처가 될 것 같아서 굳이 말은 하지 않았다.


"가브리엘.. 진정하고.. 그러니까 하느님이 너나 나를 사랑하려다 보니 뭔가 잘못 꼬여버렸다는아냐? 근데 그게 나쁜 놈들이 설쳐대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는데?"


나는 가브리엘이 어떤 대답을 할지 궁금하긴 했다. 나는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가브리엘은 잠시 마음을 가다듬는 듯하더니 말을 이어 나갔다.


"네.. 죄송합니다. 하느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했으면 이렇게까지 하셨을까.. 그러다 배신당한 하느님의 심정이 느껴져서 그만 감정이 격해졌습니다.. 마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우려했던 대로, 자유권한을 가지고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기로 한 천사들이 나타났습니다. 그중에는 지혜롭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천사도 있었죠. 루시퍼라고.."


"아.. 루시퍼! 그건 악마의 이름 아니야?"


"루시퍼가 처음부터 악마였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천사 중 하나였지요. 근데 자유로운 결정 권한을 가진 천사 루시퍼가 어느 날 하느님의 사랑을 거부하면서, 자기도 하느님처럼 수 있다고 믿기 시작했습니다. [주: 이사야 14:13-14, 에스겔 28:17]


그때부터 루시퍼는 하느님이 만드신 사랑의 질서를 파괴하고 자신이 만든 욕망의 질서를 전파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쁜 짓이라는 건, 결국 사랑이 없는 욕망이 만들어 낸 결과입니다. 루시퍼 자신은 그걸 나쁜 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것을 위대한 욕망의 실현이라고 말하죠."


"그래서 루시퍼가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나쁜 짓을 했는데?"


"가장 처음으로 한 것은 거짓말입니다. 남을 속이기 시작했습니다. 하느님의 말이 거짓말이라고 주변의 천사들과 사람들을 속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은 루시퍼는 욕망 때문에 자신마저 속인 것 같습니다. 자신이 하느님처럼 될 수 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주:요한복음 8:44, 창세기 3장]


가브리엘의 설명은 진지했지만, 좀 비현실적이었다. 하느님의 존재도 믿기 어렵고, 하느님이 천사와 사람을 만들었다는 것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런데다, 하느님이 사랑에 목매달다가 루시퍼 같은 이단아가 생겨났고, 그 뒷감당을 못해서 세상이 요 모양 이 꼴이 되었다는 얘기다. 이걸 어떻게 믿을 수 있나? 도대체 납득되지 않았다.


하여튼 꿈 한번 잘 못 꾸기 시작해서, 별별 이야기를 다 듣게 된 것 같았다. 가브리엘이 하는 말은 천사의 말이니 그렇다 치고, 이런 신기한 체험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공상 과학 소설에서나 나오는 유체이탈도 경험하고, 천사와 직접 대화도 해보고.. 내가 뭔가 특별해진 것 같았다. 결국 가브리엘과의 만남은 내가 무기력하고 별 볼일 없는 놈이라는 생각을 잠시 잊게 해 주었다.


그러나, 아직은 가브리엘을 이용해서 내게 도움이 될만한 일을 찾지는 못했다. 한 가지 희망적인 사실은 가브리엘이 사람들은 모르는 이 세상과 저 세상의 정보를 많이 고 있다는 이다.


물론 아직 믿기지 않는 비현실적인 정보도 있지만, 계속 알아가다 보면, 내 인생에 도움이 될 정보가 한 번쯤 얻어걸리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하다못해 세상의 나쁜 놈들을 제압할 수 있는 염력이라도 주어진다면, 내 주변의 양아치 같은 들을 한 에 날려버릴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보았다.


내가 엉뚱한 생각에 빠져있는 동안 가브리엘은 설명을 계속했다.


"지금 제가 한 얘기가 잘 이해가 안 되시지요? 당연합니다. 세상은 루시퍼로 인해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느님도 천사들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밤낮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당분간 이 혼란을 믹을 수는 없습니다.


만일 태훈 님 같은 분이 나서서 하느님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신다면, 그런 분들이 많아진다면, 좀 나아지겠지요. 그러나 결국 정의롭지 않은 일들이 이 지구상에 계속 일어날 겁니다. 당분간은 그냥 버티셔야 합니다.."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얘기다. 가브리엘이 은근히 나를 끌어들이려는 것 같다. 나는 절대 가브리엘을 돕기 위해 나설 생각은 없다. 꿈 몇 번 꾸고 나서, 하느님 빽으로 정의의 사도가 되어 세상을 바꾼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가브리엘은 나를 이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고 싶은 것 같았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 이제는 누가 먼저 상대방을 이용하느냐의 게임이 되었다. 만일 가브리엘이 초능력이 있다면 나는 그걸 이용해서 돈 될만한 정보를 빼내면 되는 것이다. 설마 내 마음을 읽고 있지는 않겠지..


"가브리엘, 얘기 잘 들었고.. 이해는 잘 안 되지만 열심히 설명해 줘서 고마워. 나는 세상의 나쁜 놈들이 없어졌으면 해서 물어본 거니까.. 너는 천사니까 그런 능력이 있을 수 있잖아."


"태훈 님, 저를 천사로 인정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세상에서 태훈 님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았을 뿐 다른 미션이나 능력은 없습니다."


"아 그렇구나.. 그렇지만 너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초능력 비슷한 걸 사용해서 알 수는 있지 않니?"


"네, 아무래도 세상의 동향을 파악하고, 하느님과 천사들이 모여 전략회의를 하려면 많은 정보를 수집해서 활용하기는 하죠."


"아! 그래? 세상을 위해서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려면 나에게도 그런 정보를 좀 공유해 줄 수 있나? 나도 좀 좋은 일을 해야 하지 않겠어?"


"태훈 님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당연히 도와 드려야지요."


가브리엘에게 돈이 되는 정보를 얻어보려는 나의 시도가 어느 정도 먹힌 것 같다. 이 녀석은 생각보다 순진한 면이 있다. 어떤 정보를 얻어내면 좋을지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오늘은 꽤 오래 대화한 것 같다. 가브리엘과 대화를 마칠 즈음, 또다시 온몸에 피곤이 몰려왔다. 유체이탈을 반복하느라 몸에 무리가 온 것은 아닐까?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그럴 수 있지.


태훈은 피곤한 몸 상태로 꿈 없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2화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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