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소송이 부른 개혁의 나비효과

모든 비리가 드러나고, 새로운 교회의 변화가 시작되다

by 김정룡

오철광 목사의 교회는 그야말로 기독교를 사칭한 사이비 종교 집단이었다. 오철광은 자신의 권력과 돈을 위해 온갖 비리를 저지르면서도, 마치 모든 것이 하느님의 뜻인 것처럼 교묘하게 신도들을 속이고 있었다.


이 교회에서는 성경 대신 오철광 목사가 쓴 '성경해설'이라는 책이 사용되고 있었다. 성경은 예배 때 사용하는 장식품이었고, 성경은 오철광이 하느님의 말씀을 왜곡하기 위한 참고자료일 뿐이었다.


오철광 목사의 온갖 사이비 행각의 중심에는 '교회사랑연합'이라는 단체가 있었다. 오철광을 따르는 목사들로 만들어진 교사연은 전국적인 조직을 가지고 있었다. 이 거대한 사이비 집단을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브리엘은 싸움이 영적전쟁이면서 힘든 법정싸움이 될 것을 알았다. 가브리엘은 동료 수호천사의 도움을 받았지만 역부족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천사장이 전문성을 가진 천사들을 파견하기로 한 것은 매우 특별한 조치였다. 가브리엘은 일단 수호천사들의 증거 수집 업무를 사리엘 천사에게 일임하기로 했다. 사리엘은 영적 전쟁을 수없이 치르며, 루시퍼의 죄를 빠짐없이 조사하고 기록해 온 그야말로 베테랑 수사 전담 천사였다.


사리엘은 첫날부터 전문성을 발휘했다. 교사연의 기부금 불법 사용 의혹과 선거 자금법 위반 혐의를 조사했고, 오철광 목사의 부동산 투기 관련 혐의, 교회 카페 운영 수익금 횡령 여부, 상속세 탈루 혐의와 성추행 관련 혐의까지 샅샅이 털어내기 시작했다. 사리엘 천사가 직접 동원한 수사전담 천사들도 어느새 참여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그 덕에 수호천사들은 천사장의 권고대로 원래 임무로 돌아갈 수 있었다.


조사된 자료는 라구엘 천사에게 넘어갔다. 불의한 자의 죄명을 만들어 하느님께 보고하고, 하느님의 판결에 따라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는 라구엘 천사는 사리엘 천사와 환상의 팀워크를 이루었다. 사리엘 천사가 가져온 증거를 분류하고 분석하여, 고소, 고발을 위한 서류 작업을 시작했다. 이 과정은 마치 거대한 수사팀과 대형 로펌이 동시에 움직이는 것 같았다. 천계에서도 알려진 살벌한 천사들의 합동작전이었다.


밝혀진 오철광 목사의 불법 행위는 상상 이상이었다. 교회 헌금을 사용하여 땅을 사들여 자신의 명의로 숨겨놓은 것이 발견되었고, 이 과정에서 다수의 배임과 횡령의 증거들이 드러났다. 상속세와 재산세를 탈루한 증거가 나왔고, CCTV 증거와 통화기록을 통해 수년간의 성추행 혐의가 밝혀졌다. 정계와 검찰의 인맥을 이용하기 위해 교회 자금을 횡령하에 뇌물을 공여한 증거도 찾아냈다. 교사연도, 교인들의 기부금을 국회의원에게 불법적으로 건넨 것이 밝혀져 교회사랑연합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고발하기로 하였다.


이제 모든 증거가 확보했고, 소송 준비도 되어가고 있었다. 사탄의 본진을 칠 수 있는 준비가 하나둘씩 되고 있었다.


가브리엘은 모든 자료를 취합했고, 지상활동이 자유로워진 상황을 이용하여 김태훈 목사의 책상 위에 수천 페이지의 소송 관련 서류를 비밀리에 옮겨 놓았다.


'김태훈 목사, 사무실로 가보세요..'


김 목사는 순간 가브리엘의 음성을 들었다.


'기도 중이 아니었는데 가브리엘의 음성이 들리는 건 왜지?'


김 목사는 가브리엘이 뭔가 중요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고, 서둘러 사무실로 향했다.


목사는 천사들이 조사하고 정리한 어마어마한 소송 관련 서류를 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매우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에도 놀랐지만, 교사연과 오철광 목사의 범죄행위가 이 정도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교사연과 오철광 목사의 캐비닛과 컴퓨터, CCTV, 통화 및 금융기록 모두를 싹 털어서 만든 자료였다. 아마 오철광 목사도 자신들의 정보가 어떻게 유출됐는지 알지 못해 당황할 것이다. 이 정도면 오철광 목사를 잡아넣고, 교사연을 붕괴시켜 사탄의 본진을 무너뜨리는 건 시간문제 일거 같았다. 김 목사는 가브리엘과 전략을 의논하기 위해 기도실로 들어갔다. 기도에 몰입하자마자 가브리엘이 옆에 있는 것이 느껴졌다.

"가브리엘! 천사들의 실력 정말 대단해. 가져다준 자료는 너무 훌륭해. 이거면 오철광을 법정에서 망신 주고, 감옥에 쳐 넣을 수 있을 거 같아. 그런데 아무리 엉터리 목사라도 하느님의 이름으로 어떻게 심각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을까? 양심이 있다면 불가능한 일이야."


"그렇습니다. 저도 놀랐습니다. 오철광 목사 한 사람이 그렇게 많은 비리를 저지른 것도 놀랍지만, 큰 문제는 이런 유사한 불법행위가 교사연을 중심으로 수많은 교회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교회 지도자들이 죄에 대해 무감각해지고 있습니다."


"목사들이 왜 이렇게 된 거야? 어떻게 성경과 신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이런 불법적인 일에 쉽게 연루될 수 있는 거야?"


"김 목사님, 참 중요하고 어려운 질문입니다. 저도 사실 궁금했습니다. 근데 최근 루시퍼의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알고 계시지요? 이제는 여러 사람을 공략하기보다는 자신을 따를 만한 목사들을, 특히 가진 것이 많은 대형교회 목사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전략이 성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대형교회에서는 교회의 머리가 예수가 아니라 담임 목사가 되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었습니다. 이쯤 되면 대형교회는 루시퍼가 숨기 쉬운 비밀 아지트가 되는 셈입니다."


그 말을 듣고 난 김태훈 목사는, 신앙심을 위해 대형교회를 찾은 교인들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러 교회를 갔지만, 루시퍼에게 속고 있는 목사의 말을, 때로는 왜곡된 성경 말씀을 듣게 되는 셈이다.


김태훈 목사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래 이건 그냥 단순한 법정 싸움이 아니야. 하느님이 만든 모든 질서를 파괴하려는 루시퍼와의 싸움이야. 이건 미친 악령들과의 전쟁이야."


김 태훈 목사는 법정 투쟁의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이 예견되었다. 이제는 법정에서 싸워 줄 아군이 필요했다. 김 목사는 준식에게 전화를 걸었다.


"준식이냐? 나 태훈.."


"오.. 김 목사! 오랜만이야. 잘 지내나?"


준식은 그 사이 유경이 다니던 교회에 출석하고 있었다. 유경은 나의 백수 생활동안 좋은 말벗이었고, 준식은 교회의 비리에 눈 뜨게 해 준 살짝 재수 없는 고등학교 동창이다.


"나는 잘 지내.. 너는 아직 유경이랑 연락해?"


"에이 뭘.. 그 사이 유경이랑 좀 친해져서 혹시나 했는데, 집에서 소개해 준 사람이 있다길래 난 알아서 빠졌지. 그냥 좋게 헤어져서 가끔 연락 정도는 해."


"그렇구나. 둘이 잘 됐어도 좋았을 텐데.."


"됐고.. 왜 전화했는데? 오랜만에 술 한 잔 하자는 건 아닐 테고."


"그래 그건 아니고.. 밥이나 한번 먹자. 내가 너의 법률 자문이 필요할 것 같아."


"그래? 목사님이 무슨 법적 문제가 있을까? 내가 도울 일이면 도와야지? 누구한테 고소라도 당했니?"


준식은 법대를 다니면서 고시에 낙방을 계속했다. 한동안 교회 장로였던 아버지의 회사에 다니고 있었지만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려고 무진 애를 썼다. 결국 사업을 이어받으라는 말도 듣지 않고, 법무사가 되었다. 지금은 제법 사무실 규모가 커져서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김태훈 목사는 바로 다음 날 점심, 준식의 사무실 옆 가까운 설렁탕집에서 준식과 만났다.


"김 목사 요즘 너무 열심히 일하는 거 아니아? 얼굴이 수척해 보이네."


"아니 그런 건 아니고, 내가 좀 일을 벌였어, "


교회의 문제점을 처음으로 태훈에게 알려준 건 준식이었다. 김 태훈 목사는 준식에게 교사연의 오철광 목사로부터 고소장을 받았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법정 싸움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것도 얘기했다.


"와! 장난이 아니네.. 오철광이랑 네가 붙었단 말이지?"


"응.. 그래서 나도 좀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어. 내가 조사한 오 목사의 비리에 대한 증거를 좀 찾았는데, 한번 봐줄래?"


김 목사는 가방에서 두꺼운 서류뭉치를 꺼냈다.


"이건 내가 고발하려는 5건의 사건 중 일부야.. 이 정도면 충분할지 봐줘."


눈이 동그래진 준식은 설렁탕을 먹다 말고 내용을 읽기 시작했다. 준식은 한동안 서류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오 아이 갓! 와.. 이걸 정말 네가 다 찾아냈다고? 이건 대형 로펌 하나가 동원돼도 몇 달 이상 걸릴 것 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너 김태훈! 너 아주 무서운 놈이구나!"


준식은 준비된 증거 서류를 보고 적잖이 놀랐다. 도대체 얼마나 집요하게 증거들을 모았는지 준식은 상상하기도 어려웠다. 예전의 백수 태훈이 아닌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라면 웬만한 베테랑 조사관이나 변호사보다 몇 배는 더 잘하고 있는 것 같았다.


"태훈, 아니 김목사, 이 정도면 한번 붙어볼 만 한데! 변호사는 정했어?"


"아니.. 아직.. 너에게 물어보고 하려고.. "


" 그건 문제없어. 내가 소개해줄게. 이 쪽은 내가 마당발이지. 아무리 오철광 목사라도, 이 정도 증거면 하겠다는 변호사는 많을 거야. 근데 문제는 교사연 조직이 너나 변호사를 해코지할지도 몰라. 배포가 큰 겁 없는 녀석으로 찾아볼게."


준식과의 만남은 성과가 있었다. 준식의 판단으로 승산이 있다고 하니 한층 더 용기가 났다.


며칠 후, 준식이 소개해 준 변호사는 풍채가 건장한 최형범이라는 40대 인권 변호사였다. 그 또한 오철광 목사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변호하던 중에 '회사랑연합'이라는 단체의 불법행위를 포착했으나, 증거 부족으로 고소까지 이르지 못한 경험이 있는 변호사였다.


"안녕하십니까 최형범입니다."


그는 큰 덩치에 부드러운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안경 뒤에 숨은 눈 빛은 범상치 않아 보였다.


"최변호사님, 반갑습니다. 저 말고도 오 철광을 잡고 싶어 하는 분이 계셔서 너무나 든든합니다. 앞으로 많이 좀 도와주십시오."


"네, 박준식 대표님으로부터 김 목사님 상황에 대해 들었습니다. 그쪽에서 먼저 걸었으니 상대는 해줘야죠.. 그리고 김 목사님이 남다른 정보력이 있으시다고 들었습니다. 저도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저에게도 도움이 되는 정보가 있으면 공유해 주실 수 있는 거죠?"


"물론이죠. 이제는 한 팀인데요."


"저도 박 대표님 얘기를 듣고 목사님과 같이 오철광의 가식적인 모습을 벗겨내고 싶습니다. 저도 나름 노력했지만 교회 내부의 정보를 얻어내기가 너무 어렵다 보니 제대로 고소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목사님은 어떻게 그런 내밀한 정보를 가지고 계신지.. 정말 대단하십니다."


"별말씀을요. 그저 무식하게 발품 팔다 보면 운 좋게 도와주시는 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김 태훈 목사는 차마 천사들이 도와주었다고 말할 수 없었다.


김태훈 목사는 최변을 알게 된 것이 하느님의 인도였다고 믿었다. 최변과 함께라면 오철광과 교사연의 정체를 법정에서 밝힐 수 있을 것 같았다.


김 태훈 목사와 최변은 법정대응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작전을 구상했다. 피 고발인의 입장에서 변론을 하면서, 동시에 오철광 목사와 교사연의 비리 사실을 매스컴을 통해 알리자는 것이었다. 수많은 증거를 가지고 고소 고발을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법정싸움을 통해 사회적 여론을 이끌어내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했다.


일은 순식간에 진행되었다.


최변이 알고 지내던 '나라일보' 한정필 기자와 법정 사건을 주로 다루는 유튜브 '시사정의'가 참여하게 되었다. 법정에서 오철광 목사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죄 없는 신도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 김 태훈 목사의 비판 글이 반드시 필요했다고 주장하고, 그 증거로 오철광 목사와 교사연의 온갖 비리를 까발리기로 했다. 한정필 기자는 인기 유튜브 '시사정의'에 출연하여 소송과정을 실시간으로 보도함으로써, 교사연의 민낯을 모든 삶에게 알리고, 반 교사연 여론을 통해 사회에서 퇴출시켜 버리자는 전략이었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태훈은 이 과정에서도 가브리엘이 도와줄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자신이 최선을 다하면 천계에서도 이 기회를 이용해서 사탄의 세력을 밀어낼 것이라고 믿었다.


결전의 날이 왔다.


오철광 목사는 자신들이 쌓아 올린 비리의 탑을 지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온 것 같았다. 그러나 우리도 철저한 대응 전략을 가지고 재판에 임했다.


오철광 목사의 변호인은 내가 오철광 목사의 윤리성을 근거 없이 비판해 명예가 훼손되었다는 것을 강변하고 있었다. 나를 악마화하기 위해 내 설교의 내용마저 왜곡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를 변호하기 위해 나선 최형범 변호사는 부드러운 외모와 달리, 큰 덩치에서 뿜어내는 아우라를 장착하고 있었다. 그리고 저들의 명예훼손 논리에 대해,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증거자료를 들이대며 조목조목 반론을 펴고 있었다.


교회 헌금 유용과 성추행 사건의 전말이 거의 다큐멘터리 수준으로 낱낱이 법정에서 공개되었다. 오철광 목사 변호인단은 내부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증거들이 쏟아져 나오자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기 시작했다. 오철광 목사도 예상치 못한 최 변호사의 역공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오 목사는 자신의 변호인들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오철광의 변호인은 사전제출한 증거가 아니어서 불법이라고 항변했지만, 증거의 내용을 본 판사는 증거능력을 그대로 인정했다.


한정필 기자와 시사정의는 법정 진행과정을 실시간으로 방송하고 있었고, 한기자가 동료기자들에게 특종 기회라는 내용을 흘린 바람에 십 수 명의 주요 언론사의 기자들이 참석해서 법정 내용에 대한 기사를 작성하고 있었다.


잠시 후, 교사연의 이중장부가 그대로 ppt화면에 공개되자, 재판은 절정에 이르렀다. 누가 고소인이고 누가 피고소인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사태가 역전되고 있었다.


법정의 분위기는 이미 한쪽으로 기울었다. 김태훈 목사의 명예훼손 혐의는 무죄로 판결되었고, 그 보다 변론 중에 공개된 온갖 범법 행위들에 대한 증거가 기자들의 손에 의해 순식간에 매스컴을 타고 있었다.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하나일보를 비롯한 국내 레거시 미디어와 인터넷 신문 15군데에 오철광 목사와 교사연의 비리가 폭로되었다. 각종 기독교 시만단체에서는 법정에서 밝혀진 증거를 토대로 오철광 목사를 횡령과 세금 탈루, 뇌물 공여, 성추행 혐의로 고발하고 교사연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이 사건은 엄청난 후 폭풍을 일으켰다.


교회사랑연합은 조직이 와해되었고, 그나마 오철광 목사의 교회 안에서 양심선언을 한 몇몇 장로들은 신도를 이끌고 나가 새로운 교회를 만들었다. 몇 달 사이에 일어난 놀라운 변화였다.


이 일이 있은 후 한국교회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교회마다 '우리는 깨끗한가?' 운동이 벌어졌다. 이 '우깨운동'의 결과로 그 사이 각종 비리에 연루되었던 126명의 목사들이 교단의 징계를 받았고 개별 교단은 회개의 메시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우깨운동의 성공으로 교회개혁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여기에 화답하기라도 하듯 시민사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투명한 교회 운영을 위한 시민운동이 계속되었다. 투명회계와 투명인사, 투명행정을 기치로 '3투 운동'이 시민사회 청년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주로 대형교회를 타깃으로 진행된 이 운동은 대형교회 목사들의 강력한 저항을 일으켰다.


3투 운동의 주 타깃은 공교롭게도 준식이 아버님이 장로로 계신 김자철 목사의 영란교회였다. 김자철 목사는 자신의 비정상적인 교회 운영을 감추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동원했다. 그러나 교회 운영에 비판적이던 준식은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영란교회의 내부 비리의 구체적 증거를 3투운동 본부에 전달했다. 영란교회도 수사기관의 대상이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자철 목사는 배임혐의로 구속되고, 준식이 아버님은 횡령 혐의로 기소되었고, 지병을 이유로 불구속 재판을 받게 되었다.


준식은 자신이 전달해 준 자료로 인해 아버지가 고초를 겪고, 교회 전체가 풍비박산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가벼운 경고성 메시지라도 전달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준식은 자신이 한 일을 후회하지 않았다. 이 일을 계기로 교회가 더 교회다워진다면 감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준식은 아버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3투운동에 앞장서 참여하기로 했다.


김 태훈 목사는 법정 소송이 몰고 온 나비효과에 대해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느님께서는 이 땅 위에 불의를 허용하시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다만 불의가 지속적으로 활개 치는 건, 하느님이 허용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방관하는 우리들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김 목사는 스스로 되뇌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이 땅을 다스릴 권한을 주셨다. 결국 이 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인간의 결정이고, 인간이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하느님은 천사를 통해, 또는 기도로 영감을 받은 사람을 통해, 하느님의 나라를 지켜내고 계시다.'


김 태훈 목사는 하느님의 섭리에 대한 깊은 깨달음이 느껴졌다. 가브리엘과의 신기한 대화도, 자신이 목사가 된 것도. 말도 안 되는 법정 싸움에서 이기게 된 것도, 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화운동도, 이 모든 것이 성령 하느님이 직접 관여하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 놀라운 섭리는 태훈이 하느님을 알지 못하던 때부터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는 믿게 되었다.



-1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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