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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이상한 습성

감지(感知)와 인지(認知)의 미묘한 차이

by 김정룡

1. 가능하면 머리를 적게 쓴다고?


사람이 무엇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머리를 써야 합니다. 정보처리과정(information processing)이라고 하죠. 이 과정도 몇 단계로 나누어집니다. 일단 사물이나 상황에 대한 감지(perception)되면, 곧바로 인지(cognition) 과정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뇌는 감지에는 힘을 많이 쓰지 않습니다. 가능한, 적은 에너지, 즉 최소한의 주의력 (attention resource)을 사용해서 주변의 사물이나 상황을 대충 이해합니다. 그러다 보면, 오해와 실수가 발생합니다.


2. 억울한 뇌의 변명


내가 무언가를 감지할 때, 대충 한다는 것은 오해입니다. 나는 대충이 아니라 빨리 알아차리려고 하는 것뿐입니다. 처음부터 정확하게 이해하려다 보면 시간이 걸립니다. 위험한 순간에는 정확한 분석보다 빨리 감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용자의 안전이 우선입니다. 그러나 어쩌다 한 번 잘못 감지를 하면 비난을 받습니다. 억울합니다.


3. 뇌의 주장


나를 알고 사용하면 문제 될 게 없습니다. 나는 대부분의 정보를 순식간에 처리하려고 감지를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있으면 인지를 통해 그게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구분(categorization)하고 정의(identification)합니다. 감지는 정보처리과정의 최일선에서, 인지는 후방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는 감지를 통해 정보 처리 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힘이 덜 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감지만으로도 충분히 이해되는 인터페이스를 만든다면 대박입니다. 사용자가 선호하는 인터페이스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정확한 인지 과정을 생략하다 보면 위험 요인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결국,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빠르고 편리한 감지 (perception) 기능을 잘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은 UX디자이너의 몫입니다.


참고로 perception은 지각(知覺)이나 인식(認識)으로도 번역됩니다. 그 차이는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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