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페라리

by 김숲 Feb 01. 2025


개봉 2025.01.08. / 상영시간 131분

국가- 미국, 영국, 이탈리아

감독- 마이클 만  / 장르- 드라마, 액션

출연 배우/ 아담 드라이버 (엔초 페라리 역)

               페넬로페 크루즈(라우라 페라리 역)      

               쉐일린 우들리 (리나 라르디 역)     


 

         

 우리 집 아파트 주차장에서 대여섯대 정도 볼 수 있는 화려하고 멋진 자동차 브랜드 ‘페라리’, 이 영화를 2주 전 조조로 예매할 때 누군가 한 명 예약되어 있었다.

영화를 상영하기 전 광고시간까지 계산하여 영화 상영을 몇 분 앞두고 영화관에 도착했다. 예약한 한 명이 예매취소를 했는지 텅텅 빈 대형극장에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기 직전인데 아무도 없고 나 혼자 뎅그러니 앉아 있으니까 폐쇄공포증?이 갑자기 생길 듯하며 무서워졌다.

심장이 콩알만 해져서 나의 자리를 출입구가 보이는 스크린 가까이 옮겼다. 무슨 일이 혹시라도 생기면 빨리 탈출할 수 있을 것 같은 묘한 심리였다. 주로 스크린에서 멀리 떨어진 뒤쪽에서 관람하는 편인데 앞쪽으로 옮겼더니 출입구의 불빛과 대형 스크린 화면이 밝아지면서 무섭던 기분이 사라졌다.

애니웨이~~~~~

그날 그 큰 영화관을 11.000원 저렴한 조조 할인가로 전세 내어 독차지하고 혼자서 관람했다. 그런데 영화가 너무 재밌고 스릴 넘치면서도 감동적이어서 언제 무서웠냐는 듯 131분이라는 상영시간이 쏜살같이 흘렀다.



     

 이 영화는 한 인간이 지상에서의 삶에서 가장 뜨거웠던 페이지를 통해 특정 개인으로 탄생할 수 있었음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감동적으로 재현해내었다.

자동차 업계의 거장이었던 특정 인물이 세상에 남기고 간 잔재들이 일상생활에서 발견될 때 내가 무심코 지나쳤던 것이, 영화 속에서 재현되는 한 개인의 삶과 가치와 비전을 보고 다른 사람들의 감상과 열정을 끌어내어 자신의 운명은 스스로 개척할 수 있다고 믿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강렬한 이미지의 '라우라 페라리'


 ‘엔초 페라리’는 ‘라우라 페라리’와 열정적인 사랑에 빠져 결혼하고 자동차 브랜드 ‘페라리’를  창립했다.

 ‘엔초 페라리’의 생애 중 가장 치열했던 한 해를 그린 실화로, 한 남자의 사업에 대한 열정과 그의 부인 ‘라우라’와 아들을 잃은 슬픈 가족사와 갈등 그리고 감동 인생을 담아낸 작품이다.

‘라우라 페라리’(페넬로페 크루즈)는 남편 ‘엔초 페라리’ 사이에서 낳은 사랑하는 아들을 질병으로 먼저 떠나보내고 폐인처럼 지내게 되는데 남편이 아들의 목숨을 구하지 못했다고 원망하며 갈등을 빚는다.



자동차 페라리를 설립한 '엔초 페라리'

     

 

 ‘엔초 페라리’의 여정은 쉽지 않았다.

‘엔초 페라리’는 ‘라우라’와 가정을 유지하면서도 ‘리나 라르디’(쉐일린 우들리)와 사랑에 빠져 또 다른 가정을 이루고 사내아이를 얻는다.   그의 아내 ‘라우라’가 남편이 다른 여인과 이중살림을 차려 아들까지 낳은 사실을 알게 되고 관계는 점점 틀어지는데,  또 다른 연인 ‘리나 라르디’는 자신이 낳은 아들 ‘피에로’를  ‘페라리’ 가문에 정식으로 인정하게 해달라며 갈등을 증폭시킨다.

이 모든 상황 속에서 '엔초'는 고뇌하면서도  자신의 사업에 대한 비전과 열정 그리고 사랑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순간 들었던 개인적인 감정은 예부터 ‘영웅호걸’이나 ‘사회적’으로 매우 성공한 남자들은 가정이 있는데도 꼭 사랑하는 여인을 따로 두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왜 가정 밖에서 또 다른 가정을 이루고 혼외 자식까지 두는지 여자가 없으면 못 사는 이유라도 있는지 궁금해졌다. 물론 모든 남성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재현되는 페라리의 비전과 열정 노력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다보면, 한 개인이 사회적 속박으로부터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운명을 겪었는지 관람하면서 그 과정에서 어떤 선택이 잘되었는지 또 어떤 선택이 잘못되었는지 윤리적 감수성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엔초 페라리'의 또 다른 여인 '리나 라르디'


‘라우라’와 ‘리나’ 두 여자배우는 각각 자신의 상황이나 처지에 대한 감정 연기를 완벽히 소화하여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아내 ‘라우라’는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느끼고 남편에게 배신을 당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재정적으로 어려운 ‘페라리’ 회사를 살리기 위하여 자신의 50프로 지분을 남편 ‘엔초 페라리’에게 순순히 넘겨 준다.

‘엔초’에게 좀 잔인한 조건을 거는데 ‘라우라’ 자신이 죽기 전까지는 ‘리나’의 아들 ‘피에로’에게 절대로 ‘페라리’라는 이름을 물려주지 말 것을 당부한다.

죽은 자신들의 첫아들을 위한 예의라고 지켜달라고 부탁한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라우라’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리나’의 아들 ‘피에로’는 페라리를 승계한다.     




 

 이 영화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장면으로 ‘밀레 밀리아 레이스’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엔초’가 선수들과 전략을 논의하며 레이스를 준비하는 모습, 직접 차를 손보며 자신의 창작물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모습은 자동차와 레이싱 그리고 사업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보여준다.


이탈리아 전역 공도를 가로지르는 광기의 1,000마일 레이스 '밀레 밀리아'에 참가하여 모든 것을 건 도전을 시작하며 판도를 뒤집을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다.

전속력으로 질주하던 ‘페라리’ 자동차가 어느 지점 도로에서 불쑥 튀어나온 장애물에 부딪혀 공중으로 붕 뜨면서 열광하며 응원하던 사람들 아홉 명의 목숨을 앗아가버린다.

자동차는 거꾸러지고 연기와 불에 휩싸인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기자들이 몰려들고 ‘엔초’는 내적 갈등과 회사의 재정적 파산 위기를 맞는데

그의 아내 '라우라'가 자신의 전재산 50프로의 회사지분을 '엔초'에게 넘기며 관객에게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아내와의 갈등, 연인과의 대립, 회사의 위기라는 세 가지 축은 엔초를 끝없는 고민으로 몰아넣지만

'엔초'는 포기하지 않고 내면의 고뇌를 깊이 보여주면서도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회사를 살려낸다.


영화는 긴장감 넘치는 전설적인 레이스와 빼놓을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과 음악 그리고 섬세한 내면연기로

관객들에게 압도적인 몰입감을 주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더 폴;디렉터스 컷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