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공감하는 아이로 키우는 법 I

부모의 작은 실천이 만드는 큰 변화

by 재클린 Feb 2. 2025

어린 시절, 감정을 나누고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지능만큼이나 중요한 성장의 한 요소이다. 그러나 공감은 자연스럽게 자라나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 경험 속에서 길러지는 능력이다. 아이가 다른 사람의 감정을 헤아리고 진심으로 반응할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와 교육자의 세심한 실천이 필요하다. 작은 변화가 아이의 마음을 크게 넓힌다.

어느 날, 놀이터에서 내 아이가 다투고 있는데 알고보니 내 아이가 다른 아이의 장난감을 빼앗았고, 피해를 본 아이는 울먹였다면? 대개 이런 상황에서 어른들은 “미안하다고 해”라고 훈계하지만, 진정한 공감은 단순한 사과로 완성되지 않는다. 감정을 언어로 표현할 기회를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친구가 장난감을 빼앗겼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라고 묻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타인의 감정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는다.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게 만드는 방식이 공감을 키우는 첫걸음이다.

가정에서도 작은 실천이 쌓이면 아이의 감정 세계는 더욱 깊어진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식탁에 둘러앉았을 때, 단순히 “오늘 어땠어?”라고 묻는 대신 “오늘 기뻤던 순간이 뭐였어?”, “속상했던 일이 있었어?”라고 질문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힘을 기른다. 더 나아가 부모가 먼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늘 엄마는 친구에게 걱정되는 이야기를 들었어. 마음이 무거웠는데 너랑 이야기하니까 기분이 좋아지네”라고 말하면, 아이는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임을 배우게 된다.

책 속 이야기를 활용하는 것도 공감능력을 키우는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한 아이가 이야기 속 인물이 슬퍼하는 장면을 읽고 지나간다면, “이 캐릭터는 왜 이렇게 슬펐을까?”, “내가 이 인물이라면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라고 묻는 것만으로도 감정 이입이 깊어진다. 이야기는 단순한 줄거리를 넘어 감정과 연결되는 매개체가 된다. 따라서 부모나 교사가 책을 읽어줄 때는 사건의 흐름뿐만 아니라 등장인물의 감정을 함께 탐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공감은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행동으로 이어질 때 더욱 단단해진다. 아이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거나 주변 사람을 돕는 경험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반드시 거창한 활동일 필요는 없다. 동네 어르신께 인사하기, 친구에게 응원의 메시지 보내기, 길에서 마주친 낯선 사람에게 미소 짓기 같은 작은 실천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공감이 행동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아이는 공감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삶의 태도임을 배운다.

어린아이는 스펀지처럼 주변의 감정을 흡수한다. 부모와 교사가 공감을 실천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줄수록 아이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길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고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는 모습, 가족이나 친구가 힘들어할 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모습이 아이에게는 가장 강력한 교육이 된다. 말보다 행동이 더 깊이 새겨진다.

공감은 저절로 자라지 않는다. 하지만 일상의 작은 순간들 속에서 충분히 키울 수 있다. 아이의 말에 끝까지 귀 기울이고, 감정을 함께 나누고, 타인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 이러한 실천이 쌓이면 아이는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볼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다. 공감은 단순한 덕목이 아니라 세상을 더 따뜻하게 만드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