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에이든
지오가 날 교실로 데리러 간 뒤 우리가 대화하고 있을 때, 우리의 목소리를 엿듣기라도 한 것인지, 조쉬가 끼어들었다. 어이없게도 조쉬는 한 마디를 한 뒤,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난 곧장 지오에게 몰래카메라를 이런 식으로 짜는 사람이 누가 있냐고 한 소리 하려다가 지오의 심각한 표정에 넋을 놓았다.
”야야 그만해, 몰카란 거 이미 눈치챘거든! “
”무슨 소리야? 얼른 보건실부터 데려가자 “
그러자 지오는 헛소리를 한다는 듯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니까 연기는 그만.. “
”얼른! “
”....... “
지오가 강제로 조쉬의 한 팔을 붙드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나도 같이 들 수밖에 없었다.
조쉬는 양호실로 옮겨졌다. 물론 상황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보건 선생님이 없었기 때문에 지오는 보건 선생님을 부르러 갔다. 그리하여 나랑 조쉬만 남은 이 상황에서 조쉬가 깨어났다
”..... 너 이름이 뭐냐? “
”미쳤냐? 네 태도를 보니 이게 완전히 몰카란 걸 알겠다. “
”........ “
”한 가지만 부탁하자 “
”이름이..? “
”축하해 주려는 건 알겠는데 좀 덜 소란스러운 방향으로 해주면 안 되겠냐? “
”.... 네 이름이 설마 조쉬야? “
”네네 그렇다 칩시다 “
그땐 몰랐다. 이 대답이 내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쳤는지 말이다.
조쉬는 이 모든 게 연기였다는 듯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내 팔을 잡아끌었다.
”가자 “
”뭐?! 잠시만, 일이 어떻게 되고 있는 건데!!! “
”잘 들어. 난 정부에서 보낸 비밀 요원이야, 그리고 우린 널 스카우트하고 싶어 “
”흠, 그래서? “
”네가 비밀 요원이 되어 줬으면 해,“
”무단으로 나가면 학교는 어쩌고? “
”...... “
조쉬를 따라가는 내내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학교와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아무리 야외 수업이
더라도, 몰카라도 이렇게 멀리 나갈 것 같지는 않았다.
”잠시만, 나 화장실이... “
”순순히 따라오는 게 좋을 걸 “
뭐지? 이 포로를 잡아끄는 것 같은 대사는?
”좋아, 갈게. 그렇지만 잘생긴 게 죄는 아니잖아? “
이런 거만해 보이는 대사 역시 해주어야 한다. 인재로 납치하든, 포로로 잡아 죽이든 간에 속이 빈 인간이라는 걸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조쉬가 이마에 손을 얹었다. 이 녀석 더위 먹은 게 분명하다. 그렇다 해도 잠깐의 쨍볓마저 견디지 못할 정도로 약하다니, 툭하면 쓰러지기 나하고, 비밀요원의 재간이 못 되었다.
’ 그러고 보니 내가 저 앨 상대로 순순히 따라갈 필요는... 악!‘
그런 생각을 하던 찰나에 조쉬가 머리를 쥐어박았다.
’ 짜식, 부러우면 부럽다고 할 것이지, 하여간 솔직하지 못해서 탈이다.‘
내가 투덜대며 걷고있을때, 어딘지 모를 장소로 안내하는 조쉬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난 길을 가다 주변의 시선에 화답하듯 무심하게 머리를 한번 쓸고 윙크를 날렸다. 아직도 환호성이 들리는 것만 같았다.
”뭐 해? “
조쉬는 완전히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냥, 날이 좋아서 “
이 정도가 적당할 것이다. 날따라 눈이 부셨다. 햇살은 환하게 함성소리는 더욱 크게 들리는 것만 같았다.
’ 환호하라! 열혈의 지지자들이여!!‘
’와 아아아아아아아아 아!!! 에이든!! 에이든!! 에이든!!‘
”에이든 이 미친 새끼야!!! “
조쉬의 고함소리에 에이든의 정신은 후딱 현실로 돌아와 있었다.
우리는 창고 안이었다, 그리고 빠지면 익사할 높이의 크고 기다란 통 위에 가느다란 실로 매달린 의자에 앉아
있었다.
”....... “
”잠수 가능해? “
말하려는데 무언가 목구멍을 콱 막았다. 입술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어서 의자가 기울고 물속으로 떨어지는 것은 삽시간이었다.
5. [ 조쉬 ]
아래에는 조직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대화로 이야기합시다 “
조쉬는 아랫사람들이 들릴만한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중 보스로 보이는 남자가 물었다.
”네가 진짜가 아니란 걸 안다. 조쉬는 어딨느냐? “
조쉬는 빙긋 웃었다. 영업용 미소였다.
”찾으시는 제품은 제가 맞습니다. 조쉬는 자아가 있었죠 “
”그런 대답을 원치 않는다. 위치만 불어“
”어째서 확신하시죠? “
”크하하ㅡ!! 어째서냐고? 놈, 아니 조쉬는 완벽한 인간 같은 로봇이지, 수천만 개 중 단 한 개 말이야, 그리고 그는 인간이 되길 원했다. 네가 기억하는 데이터 칩도 비밀리에 공개된 내용과 일치할 것이나 다름없어. 그렇게 감쪽같이 사라진 놈이 예전 이름을 쓸 것 같으냐? “
조쉬는 처음 듣는 정보에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모르겠습니다. 당신들도 못 찾은 정보를 저희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
”자네는 비밀 요원 이잖나 “
”제 고용인부터 꺼내주신다면, 반드시 검증된 정보를 찾아오기로 하죠 “
”당장 건져 올리라고 지시하지, 그런데 고용주였나? 또래로 보이던데 말이야 “
”뭐 그렇게 됐습니다. 거기엔 사연이 있어서요 “
”좋다, 그럼 조쉬. 언제 어디서나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라 “
”보스!! 뭔가 이상합니다 “
그때 조직원 두 명이 뛰어왔다 순간 매서운 바람이 사람들을 날려 보냈다.
”넌...!! “
”경고 위험, 삐빅! 인간모드 해제. 가동출력 100 “
쾅!!!
에이든은 창고 안을 쑥대밭으로 만든 후 그대로 쓰러졌다. 난 그를 둘러업고 창고를 빠져나왔다.
순간 몸이 뒤로 넘어지면서 에이든이 위로 올라탔다.
서슬 퍼런 눈은 더 이상 해맑지 않았다. 예측할 수 없는 입엔 경계가 서려 있었다. 에이든에게 사람의 온기란 남아있지 않았다.
”너.... 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