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속보 [ 악마가 되고 싶었던 천사의 최후 ]

by 필제

먼 옛날, 나의 어릴 적은 천사 마을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천사였고, 이를 증명하듯, 하얀 깃털이 부드러운 솜털처럼 돋아나 있었다.


어느 날 난 친구들과 술래 잡기를 하고 있었다. 숫자를 다 세고 뒤를 돌아봤을대는 이미 낯선 곳이었다. 악마. 그들이 사는 세계로 와버린 것이었다.


천사 종족과 극과 극의 성격을 지녔다고 일컬어지는 악마세계, 그곳이었다. 그곳에 정처 없이 갇힌 지난 10년 동안이나 돌아갈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러는 세에도 악마와 천사의 서로에 대한 혐오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었다. 나는 그 긴 세월을 악마 세계에 보내면서 차츰 적응이 되어갔다.


20대 때가 되자 난 악마와는 다른 천사라는 점을 이용해, 천사들의 문화를 악마 세계에 펼쳐보겠다는 허황된 일념을 가지고 투자자를 찾아 창업에 뛰어들었다. 당연스럽게도 창업이 실패로 끝나, 낙심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해준 말이 내 인생을 바꿔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넌 지금 부딪히고 있어, 그래서 네가 힘든 거다”


이 한 마디를 들었을 때, 난 줄곧 내가 잘 못된 길을 걸어왔다는 것을 실감했다. 여긴 악마 세계였다. 그러니 당연히 악마가 되어야 했다. 악마 세계에서 천사의 삶만을 주장했으니 힘든 게 당연했다. 때에 따라선 바뀔 줄 도 알아야 했다


그 이후 난 악마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 하천 다리 어디로 가는지 아시나요?”


악마는 순하게 질문하면 팬다. 그리고 나는 그걸 알았다. 변화를 위해 정신을 차릴 때였다.


그로부터 정확히 5년 뒤 난 완벽한 악마가 되어 있었다.


험상궂은 표정에 욕부터 박는 그것을 악마들은 일상이라 불렀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변하기로 마음먹으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러나 악마 세계 전성기의 최고점을 달리고 있을 무렵 나네 인생의 불행은 다시금 나를 찾아왔다.


악마처럼 분장도 했지만, 그렇다 해도 난 천사였다 그리고 악마 세계에 들어와 있는 천사에 의문을 표한 것도 이 시기 즈음이었다.


장차 이 사건은 유명세를 타, 대대적으로 보도됨과 동시에 난 원래의 고향, 천사세계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난 무척 반가운 마음을 안고 고향땅을 밟았지만, 그곳은 더 이상 추억의 장소가 아니었다.


달라진 건 나였다. 악마세계에 적응된 나는 이제 오히려 천사 세계에 적응하지 못했다. 누군가 내게 말을 걸어올 때면 , 절로 인상이 찌푸려지고, 욕설이 함께 나왔다.


문제는 바로 그것이었다. 천사세계에서는 아주 작은 악의가 담긴 말이라도 무례하다는 말이 나왔으며, 그런 행동을 단 한 번이라도 한 유명 스타들이라도 나락의 늪에 빠져 헤어 나오지를 못했다.


그리고 때마침, 난 막 고향 땅을 내디뎠으므로 [ 무려 10년 만에 말이다!! ] 그들의 규칙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만 것이었다.


당연스럽게도 내 이미지는 완전한 나락을 뜻했다. 거기에다 더불어 [ HBB뉴스 ]에서는 [ 악마가 되고 싶었던 천사의 최후 ]라는 제목으로 단편 다큐가 재생되었다. 내용은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내 어린 시절을 상상해 만든 스토리였는데,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줄거리는 대략 이랬다


-어린 시절 톰은 천사로 태어난 자신이 미웠습니다. 부모님 게 천사 말고 악마의 이야기를 들려 달라며 떼를 쓸 정도였죠, 거기에다 천사가 나온 그림책들은 전부 찢어 버리곤 했답니다.


-톰은 왜 ‘ 나는 왜 악마가 아닌 거지?’라는 생각을 달고 살았습니다. 톰은 자신이 악마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악마 세계에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악마 세계로 가기엔 톰의 작은 날개만으론 어림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톰은 꾀를 생각해 냈습니다. 그래요! 날개를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입니다!! 그것 말고도 톰은 날개를 까만 페인트로 칠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요? 톰은 무사히 악마 세계에서 원하던 악마의 삷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천사의 혈통을 숨길 수는 없었지요. 그건 마치 까만 페인트를 칠한 비둘기가 자신이 까마귀라고 우기는 것과 같은 논리였답니다


-그래요! 천사인 톰을 악마들은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고약한 톰, 이제 와서 천사 세계로 돌아오다니요!! 부모님이 얼마나 걱정했겠습니까?!


-그러나 톰은 천사 세계에 와서도 악마 분장을 하며 악마짓을 서슴지 않았답니다. 이쯤 되니 천사세계에 민폐 끼치지 말고, 악마 세계로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하하하ㅡ!


고약한 톰의 표정을 마지막으로 엔딩 크레딧을 장식했다.


그러나 난 톰의 마지막 표정에서 길을 잃은 어린아이 와도 같은 눈빛을 느꼈다.

난 한 가지 결심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천사와 악마가 살지 않는 터전에 새 삶을 살아가기로 말이다.

무성한 풀잎들이 다리를 할퀴어댔다. 내리쬐는 태양볓에 말라죽어가는 듯했다. 물 함모금 마시려다, 발을 잘 못 헛디뎌 바다에 풍덩 빠지고, 잘하지도 못하는 헤엄을 쳐 간신히 올라와 붙들 듯 입속에 구겨 넣은 꽃잎들엔, 숨겨있던 독이 서서히 퍼져나갔다. 그러나 반쯤 쓰러져가는 몸뚱이에도 원망한 점 없는 눈이었다.

“여정은 언제나 위험한 거야, 여기라면 괜찮아. 아무도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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