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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의 명상록] 아프리카의 야생마

30대의 내가 10대의 나에게.

by 이루나
<명상록> 2002.03.28

아프리카의 야생마처럼 남녀노소 모두가 시간에 쫓기듯 시달리고, 서두르고 있다. 그렇게 시달리면서 그 짧은 시간 동안 공부만 생각하고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다른 더욱 아름다운 많은 것들을 볼 수가 없게 된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하늘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도 역시 야생마처럼 서두르고 있는 것 같다. 아무런 여유가 없는 듯-.
이제는 짐승처럼이 아닌 사람처럼 살아가는 것은 어떨까? 빠르게 달리는 야생마가 아닌... 여유를 가지고, 즐거움을 즐기며, 웃을 수 있는. 모든 사람이 일에 쫓기지 않고, 시간에 쫓기지 않는 그런 날이 오길 바란다^-^.
나부터 실천해야겠다.


Dear Luna,


실천은 참 어려운 일이야. 그렇지?

네가 보기에도 많은 사람들이 여유가 없어 보이는구나. 나도 지금껏 그렇게 살아오고 있었던 것 같아. 어렸을 적 마음가짐과는 다르게 말이야.


계속해서 빠르게 달리다 보면 분명 한계에 다다르는 시점이 오고 말 거야. 그렇기 때문에 달리는 속도나 거리를 잘 생각해 봐. 달리지 않는 것도 또 다른 선택지일 수도 있어. 걸어볼 수도 있겠지. 뒤쳐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걷지 못하는 거야. 걸어서 더 멀리 갈 수도 있고, 오히려 시간이 지나 보면 더 빨리 가고 있을 수도 있어.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네가 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거지.


아프리카의 야생마들이 주변의 광활한 자연을 둘러보는 것을 상상해 봐. 얼마나 멋있을까? 너도 한 번씩은 멈춰서 주변을 둘러봐. 계절이 바뀌는 것을 보고 공기가 달라지는 것을 느껴보렴. 다음 해가 되면 돌아오는 계절인 것 같지만 지금과 같지 않을 거야.


살다 보면 너도 모르는 새 스스로 차안대를 씌어 놓고 야생마가 되어 달리고 있을 거야. 숨이 턱끝까지 차오를 수도 있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을 수도 있고, 다리가 후들거려 더 이상 달리기 어려울 것 같은 때도 마주하겠지. 그때는 꼭 오늘의 아프리카 야생마를 생각하며 차안대를 벗고 하늘을 바라보면 좋겠어. 하늘의 색도 구름도 모두 다를 거야. 밤하늘은 또 다른 매력이 있을 테니.


너는 나보다 더 자주 하늘을 올려다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사진: UnsplashPierre Lem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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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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