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내가 10대의 나에게.
<명상록> 2002.04.09
경쟁을 하며 살아간다.
경쟁 중독증이란 무엇이든 남보다 앞서고, 이겨야만 하는 것이다. 뭐든지 다른 사람을 추월해야만 한다. 하지만, 경쟁 중독증의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행복해질 수 없다. 죽을 때까지도 남과 자신을 비교하려 할지도 모른다. 나중엔 무엇이든 남을 밟으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 때문에 나라가 부정부패해진다. 우리는 경쟁하기 위해서 태어난 걸까? 왜 이렇게 경쟁을 하려 할까?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알고, 만족하자!
경쟁 중독증에 빠지면 나올 수 없다. 남과 계속 비교하다 보면 열등감이 생기고, 열등감은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한다. 남을 이기려 하기보단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것이 더 좋은 것이다.
경쟁중독증이라- 나도 조금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난 그렇게 심한 편이 아니다. 약간의 경쟁 중독증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나라가 발전하지 않을까? 정정당당하게 선의의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
Dear Luna,
학교에서도 경쟁이 많지? 공부도 운동도 모두 순위가 매겨지니까 말이야. 우리 삶에서 경쟁을 피하기는 어렵지. 학교에서 성적으로 경쟁하듯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나 역시 회사에서 여러 가지 실적으로 순위가 매겨지거든. 크게는 매출부터 작게는 사소한 항목 하나하나 줄을 세우려면 세울 수가 있어. 그리고 내가 다른 직원들보다 성적이 좋길 바라지.
나도 여러 번의 이직으로 괜찮은 커리어를 이어 나가기도 하고, 회사에서 상을 받기도 했어. 하지만 회사에서 실적이나 수치가 좋지 않은 부분이 있으면 다시 스트레스의 늪에 빠지게 돼. 한동안은 '내가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지?', '내가 그렇게 부족한가?'라는 생각에 빠져있었어. 네가 적었듯 계속해서 누군가와 비교하고, 열등감에 빠져 에너지를 소비하기 시작했어.
그러다 답답한 마음에 동생에게 연락했고, 내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았어. 동생은 덤덤히 듣더니 "누나, 지금껏 누나가 온 길을 생각해 봐."라고 하더라구. 이미 삐딱선을 타버린 나는, "아니, 과거의 나 말고 지금! 다른 사람들은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만 제자리인 것 같아."라고 한 번 더 이야기했어. 동생은 다시 한 마디 해주더라. "남들이랑 비교하지 마. 누나 지금도 잘하고 있어. 그리고 잘할 거야."
그리고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었어. 본인이 승진하거나 원하던 곳으로 이직하게 되어 만족하고 행복해하다가도, 다른 사람이 더 높은 자리로 승진하거나 더 좋은 곳으로 이직했다고 느껴지면 갑자기 질투와 경쟁심이 일어나는 거지. 타인의 위치라는 요인으로 불행해지는 거야. 나 역시 잔잔했다가도 주변인들의 이직과 승진을 보며 뒤처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 거였거든.
사실 인생에는 답이 없고, 내가 가는 길이 옳다고 믿는 수밖에 없어. 단지 남들과 비교해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만 노력한다면 불행한 길로 가게 될 수도 있어. 그리고 너의 삶에 너 자신이 없어질지도 몰라. 경쟁은 너를 성장시켜 주는 좋은 방법이지만, 강박적으로 이기고 성공해야만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기를 바라. 너의 기준을 굳게 세우고, 너의 소중한 시간을 자신으로 가득 채우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