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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몽글몽글! 판나코타

우유로 만드는 초간단 디저트 레시피

by 이루나

아무래도 남편과 나 모두 주중 내내 일을 하다 보니 마트에 가기보다는 온라인으로 식재료를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내가 주문하는데, 둘 다 우유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어서 요거트를 주로 주문한다. 그런데, 그날따라 유독 남편이 우유를 마시고 싶다며 갑자기 우유를 주문한 것이 아닌가. 정말 우유만 배달을 시켰다. 그리고 받아보니 그냥 한 팩이 아니었다. 아니.... 우리, 집에도 잘 없고 500ml도 잘 안 먹는데, 이렇게 큰 팩을 왜 두 개나 시켰냐며 타박하니, 그의 이유는 정말 단순했다.


세. 일.


그래... 이미 배달시킨 거 많이 마셔보자....(했지만 구매해 놓고 남편 한 번 마셨던 거 같은데.?)

딸기우유도, 망고우유도 만들며 마셔보았지만, 워낙 본래 많이 마시지 않다 보니 줄지 않는 우유에 낙담했다. 우유가 지겨워 더 이상 마시기 어려울 때, 우유로 만들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을 시작했다. 그러다 떠오른 것이 푸딩이었다. (더 이상 우유를 액체 상태로는 먹고 싶지 않았다.) 만들기 어렵겠지, 하며 검색해 보니 역시 어려워 보였다. 젤라틴 or 한천이라는 생소한 재료가 있어 저어되긴 했지만 그중 정말 만들기 쉬운 레시피를 발견했다. 계란도, 생크림도 들어가지 않은 우유푸딩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이 사태의 당사자인 남편에게 판젤라틴, 가루젤라틴, 한천가루 중 가장 다루기 편하다는 판젤라틴 구매를 맡겼다.


푸딩과 판나코타, 많이 들어봤지만 정확한 차이를 몰라 이번 기회에 찾아보았다. 푸딩은 계란이 들어가고 판나코타에는 계란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 같았다. 판나코타에는 생크림과 우유가 들어가고, 이름은 Panna가 Cream+Cotta가 Cooked라고 한다. 계란의 유무에 따라 이번 디저트는 초간단 판나코타인 걸로 :)


사용한 재료

우유 360ml *2

설탕 90g *2 → 더 줄이기

판젤라틴 4장 *2 → 2장~3장으로 줄이기


판젤라틴을 사용하기 위해서 찬물에 10분 정도 불려준다. 너무 오래 불리면 나중에 우유가 잘 응고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적당히 불릴 것!

젤라틴을 불리는 동안 우유를 약불에 데워준다. 너무 뜨거우면 단백질이 분리된다고 하니 우유도 적당히 따뜻해지도록 강불에 끓이지 말 것!

우유가 따뜻해지고 젤라틴도 잘 불었으면, 젤라틴과 설탕을 넣어 잘 녹아 섞이도록 휘저어준다.

젤라틴과 설탕이 잘 녹았다면, 우유를 따뜻한 상태로 용기에 담아준다. 혹시 몰라 내열유리에 담아주었다.

그리고 용기를 냉장고에 넣고 3시간 정도 굳히면 완성!


우유를 많이 쓰려고 찾았던 레시피보다 두 배로 했더니 엄청나게 많은 양이 만들어졌다. 사실 내가 찾았던 레시피 상 설탕의 양은 훨씬 많았다. 숫자로만 보았을 땐 잘 느끼지 못했는데, 계량을 하다 들어가는 양을 보고 깜짝 놀라 멈추고 말았다. 그 양이 180g이었다... 그렇다면 대체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엔 설탕이 얼마나 들어가는 것인가. 충격을 받고 말았다. (많은 양의 설탕이 들어갔지만 어떻게 보면 이것이 저당 판나코타인 건가.)


잘 굳은 판나코타 위에 과일이나 베일리스를 추가해 주었다. 설탕을 조금 적게 썼지만, 과일과 리큐르에서 나오는 단맛이 또 있어 충분했다. 다만 판젤라틴의 양이 조금 많았는지 내가 원했던 질감보다는 젤리와 가까워져 젤라틴의 양을 줄여도 될 것 같았다.

젤라틴을 녹이고 우유를 굳히는 시간이 걸리는 것을 제외하면 생각보다 너무 쉽고 빠르게 만들었고 맛있어서 집에서 종종 다른 재료를 함께 만들어 먹으면 재밌을 듯했다. 우유에 홍차를 우리면 그게 루나표 밀크티 판나코타 아닐까 :)


+덧.

English Breakfast 티백을 활용해서 밀크티판나코타를 만들었다. 우유를 데울 때 티를 우려냈다. 판젤라틴을 3장을 사용하니 젤리 같은 식감이 덜 했다. 다만 설탕을 동일한 양으로 넣었는데, 달게 느껴져 훨씬 적은 양을 사용해도 될 것 같았다. 이번에는 딸기와 꿀을 섞어 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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