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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불가! 쏘야&계란말이

케첩과 함께하는 요리

by 이루나

최근 좋은 기회가 있어서 남편과 강원도 춘천에 있는 레고랜드에 다녀오게 되었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갔었는데, 입장하기도 전부터 보이는 레고 작품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지역별 랜드마크를 보고는 '우와'를 연신 내뱉었고,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신나게 놀던 중 나는 배가 그리 고프진 않아서 식당에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남편은 식당에 흥미로운 게 있는지 궁금하다며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다 한 식당에 들어가더니 어린아이 같은 표정을 지으며 다시 나와 내 손을 잡고 이끌며 말했다.


"들어가 보면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은 냄새가 나."

"그게 무슨 소리야?"

"들어가 보면 알아!"

결국 그의 말에 어쩔 수 없이 향한 식당에 들어서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맞네."


마치 내가 어린아이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을 주는 냄새였다. 아마도 케첩과 돈가스 소스가 섞인 냄새가 아니었을까. 집에 돌아와서도 그 기분을 떨치기가 어려웠는지, 비슷한 기분을 낼 수 있는 음식을 만들고 싶었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초딩 입맛을 느낄 수 있는 것! 어린이라면 싫어하기 어려운 반찬! 내가 어렸을 때 잘 먹었던 반찬이기도 한 소시지 야채 볶음과 계란말이가 떠올랐다.

성인이 되어서는 소시지를 가능하면 피하려고 했던 것도 있고, 케첩 범벅은 더욱 먹을 일이 없었다. 계란말이 역시 계란말이는 친정에서 엄마가 해주셔야 먹었고, 계란프라이나 스크램블이 더 만들기 편하다 보니 항상 순위에서 밀렸다. 이번엔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서 직접 해보기로 했다.


소시지야채볶음

사용한 재료

소시지 180g

양파 1/3개

식용유

마늘 조금


양념

케첩 2스푼

설탕 1스푼

진간장 1스푼

식초 1스푼

스리라차 1/2스푼

소금 1꼬집

후추 조금



야채는 집에 있는 것으로만 준비했다. 마늘과 양파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그리고 양념장을 만들어 준다. 양념장에는 케첩과 간장, 설탕이 주요하게 맛을 내어주는 듯하다. 나는 매콤한 맛도 좋아해서 집에 있는 스리라차를 조금 섞어 주었고, 소금과 식초를 섞어준 뒤 후추를 적당히 뿌렸다. 소시지는 일부러 칼집이 나 있는 것으로 준비했다.

(↓아래 사진으로는 소시지의 양이 많지 않은데, 90g 한 봉지를 준비했다가 생각보다 야채의 양이 많아 한 봉지를 더 뜯었다. 1+1로 구매해서 다행이었던 순간이었다.)


식용유를 둘러 마늘과 양파를 타지 않게 중약불에 볶아준다. 약간의 갈색빛이 돌았을 때 소시지와 양념장을 함께 추가한다. 소시지에 있는 칼집이 벌어지면 충분히 익었다고 생각하고 볶아주었다.


야채계란말이

사용한 재료

계란 3개

양파 1/4개

파 조금

참기름 1/2스푼

맛술 1/2스푼

식용유

후추 조금



파와 양파를 계란에 말기 좋은 크기로 준비한다. 계란이 뭉치지 않도록 잘 휘저어 준 뒤 야채와 참기름, 맛술을 넣어 다시 골고루 섞어준다. (내 경우 소시지 야채 볶음도 있고, 케첩이 있어 일부러 소금은 추가하지 않았다.)


팬에 식용유를 잘 둘러주고 준비한 계란물이 잘 펼쳐지도록 부어준다. 레시피들을 보면 계란물을 절반 넣고 말면서 추가하는데, 그게 오히려 나는 귀찮을 것 같아 큰 팬에 전부 다 부었다. 중불 또는 중약불에 익히다가 가장자리가 조금 익기 시작하면 끝에서부터 살살 말아준다.


말다 보면 계란물이 밀리는데, 말지 않는 반대 방향 끝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잘 기울여준다. 그렇게 반복해서 끝까지 말아주면 완성!


새삼스레 학교 다녔을 시절이 떠올랐다. 도시락을 싸갔던 때도 있고 급식을 먹었던 때도 있는데, 너무 아쉽게도 기억이 희미하다.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있었던 시대도 아니고, 학교 다닐 때 내 밥상엔 크게 관심이 없었다. 스마트폰이 있는 지금도 회사 점심시간에 먹는 밥상을 기록하진 않듯이 말이다. 그래도 예전 지금보다 훨씬 젊고 예쁜 엄마가 싸주신 도시락은 어딘가에 남겨놨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고 어려서 나와 같은 요리 초보 과정을 겪지 않았을까. 다음에 만나면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면 좋을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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