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치킨 활용 도시락
목요일 저녁, 남편과 금요일 데이트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최근 개봉한 '로비'를 영화관에서 보기로 하고 식사를 어떻게 할지 논의했다. 퇴근 후 만나야 하므로 시간이 애매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내가 가볍게 던진 '날씨가 좋으면, 도시락 싸갈까?'를 남편이 덥석 물었다. 100%의 의미는 아니었는데...
막상 금요일이 되니 너무 귀찮아, 할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이런 내 귀찮음이 텔레파시로 전달되었는지 남편에게 친절하게도 리마인드 전화가 왔다. 재택근무를 하고 있었던 나는 그때부터 마음이 바빠졌다. 결국 소중한 내 점심시간을 반납하고 주방 앞에 섰다. 빨리 만들 수 있으면서 도시락으로 싸기 편한 게 뭐가 있을까, 눈에 불을 켜고 스캐닝하다 먹다 남은 치킨을 발견했다.
맛있는 치킨은 차가워도 맛있지 싶어 남겨둔 것이었다. 그리고 남편과 PC방에서 종종 먹었던 치킨마요 덮밥이 떠올랐다. 도시락통에 담기도 쉬울 것 같아 하나둘 재료를 꺼냈다.
사용한 재료
남은 치킨
계란 2개
양파 2/3
식용유
마요네즈
진간장 2스푼
올리고당 2스푼
맛술 2스푼
소금1꼬집
후추
김가루
남은 치킨의 양은 많지 않았지만, 다행히 한 끼는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남은 치킨을 잘게 잘라주고 양파를 손질해 준다. 참고로 간장맛 치킨이어서 양념을 많이 하지는 않았다.
먼저 양파를 중불에 볶는다. 양념을 위해 간장과 올리고당, 맛술을 두 스푼씩 넣고 양파에 잘 스며들도록 조금 기다린다. 그리고 치킨에 남은 양념이 잘 배도록 같이 볶아준다.
계란을 그릇에 넣고 잘 풀어준 후, 팬에 부어준다. 치킨&양파와 골고루 섞이도록 스크램블 하듯 휘저어준다. 계란을 넣고 너무 늦게 저어주면 계란이 부침처럼 돼버리기 때문에 붓고 바로 저어주기!
계란이 익은 후 마지막에 후추를 뿌리면 끝!
덮밥이기 때문에 도시락통에 밥을 먼저 담아준다. 그 위에 치킨과 계란을 올려주고 김가루를 얹어준다. 그 위에 마음 가는 대로 마요네즈를 뿌려주면 도시락이 뚝딱 완성된다.
간장 맛이 강해 혹시라도 느끼할까 봐 김치와 함께 준비해 갔다. 쉽게 만들기도 하고 남은 치킨 처리까지 완벽한 도시락이었다. 치킨이 들어간 순간 이미 맛이 없기 어려워 순식간에 먹었다. 특히 밖에서 먹기에도 편한 메뉴 선정으로, 요즘같이 따듯한 날씨에 나들이 갈 때 피크닉 도시락으로 강력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