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작가 Nov 08. 2024

그랜드 캐년을 품고 모뉴먼트 밸리로...

세계에서 해돋이가 가장 멋진 곳...

잠이 깰랑 말랑 하는데 밖에서 신랑이 텐트 안으로 들어오면서 "와~ 진짜 멋있어, 진짜!!!" 이러면서 호들갑스럽게 말했다. '설마... 혼자서 썬 라이즈 보러 갔다 온 거?? 흑...ㅠ.ㅠ'

피곤해보여서 안 깨웠다는 허무한 말을 남기고 찍어 온 사진을 보여주며 혼자 감동해 어쩔 줄 모른다...-,-;;

'내 눈으로 직접 봤어야 했는데... ㅠ.ㅠ'


기가 막힌 아쉬움을 뒤로 하고 아무튼 오늘은 세계에서 가장 해돋이가 멋지다는 모뉴먼트 밸리로 간다. 

얼마나 멋지길래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이 붙었을까... 기대된다!

거대한 그랜드 캐년을 가슴에 품고 새로운 길을 찾아 또 떠나야 한다.  

< 보기만 해도 헉~ 소리가 나는 엄청난 짐들 >

캠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매일 저 짐들을 올렸다 내렸다 반복하고 있다. -,-;;

국립공원에 있는 모든 물은 마실 수가 있다고 해서 빈 생수병에 물을 가득 채워 차에 싣고 출발했다.

이제 물은 사먹지 말고 이렇게 빈 병에 담아가지고 다니며 충당해야겠다~


< 엊그제 어둠 속을 뚫고 달렸던 바로 그 길 >

그랜드 캐년 안녕~~~ 

내려오는데 비가 내린다. 지금 시즌이 그러는 건지 미국은 햇볕이 쨍쨍한데 갑자기 비가 내렸다가 또 금방 멈추는 일이 잦다.

'유난히 떠나기가 아쉬운 이유는 뭘까... 

이제 떠나면 언제 올 지 기약할 수 없어서일까...? 

이게 마지막일 수도 있어서...?

아님 비가 와서 괜히 마음이 가라앉는 건가...'


우리는 참새! 여기는 방앗간! ㅋㅋㅋ 

그나저나 여기는 마트인가요, 창고인가요~?



어두침침한 구름도 걷히고 다시 날이 맑아지려나보다~ 

달리는데 우뚝 솟은 바위들이 여기 저기서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모뉴먼트 밸리에 대한 사전 지식 하나 없이 그냥 가는 중이다. 목적지는 가까워오는데 계속 바위덩어리들만 보여 처음엔 우리가 길을 잘못 들어선 거 아닌가 의아했었다. 

가는 길에 캠프 그라운드가 보여 잠시 들렀다. 운전하다가 20불이라고 안내판을 붙여놨길래 찾아 들어갔는데 흙 바닥에 아무것도 없다. 좀 당황스러웠지만 가격이 싸서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와이파이는 당연히 안되고 물도 아저씨 집이 가까이에 있는데 가져다 준다고 하시고 캠프파이어에 필요한 물품도 집에서 가져다 해주시겠다고(이 아저씨 집에 없는 건 도대체 뭔가...-,-;;) 하는데 영 불안하다.

우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여기만 20달러지 더 들어가면 50달러 달라고 할 거라면서... 

그런데 일단 모뉴먼트 밸리 안쪽으로 한번 들어가 보고 싶어서 더 둘러보고 오겠다고 하고 나왔다. 

모뉴먼트 밸리는 국립공원 연간 회원권이 안되서(아깝다ㅜ) 어차피 해돋이 보려면 내일이라도 지불해야 할 돈이라 입장료 20불을 지불하고 들어갔다. 

4일간 자유 이용권이라고 한다. '우리는 하루만 있다 갈 건데 아깝다...'

그런데 이게 왠일...! 들어가니 캠프 그라운드가 있다. 훨씬 더 깔끔하고 와이파이도 되고 샤워장도 있는데 가격은 20불이란다.

갑자기 신랑이랑 내 얼굴에 화색이 돌며 아까 거기서 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동시에 외쳤다. ㅋㅋㅋ


직원이 아무데나 텐트를 치라고 하셔서 칠 만한 곳을 찾아보는데 좀 당황스러웠다. 


진짜 아무데나 쳐도 되는 건가요...;;


우리가 봤을 때 가장 좋은 장소였고 뷰도 엄청 멋졌다~!!

그나저나 이런 곳에서 캠핑을 하게 될 줄이야! 여기서도 감동의 글썽임 뿌악~ ㅠ.ㅠ


< 광고 촬영 중인 삼남매 ㅋㅋㅋ >

갑자기 날씨가 또 흐려지기 시작하더니 비가 올 것 같았다. 그래서 물 길을 내주고 허허벌판이라 텐트가 흔들릴 것 같아 큰 돌덩이들로 고정을 시켜주었다. 


처음 들어갔던 캠핑장은 씻는 곳도, 주방 시설도 없었다. 내 기억엔 화장실만 있었던 것 같은데... 


'설마 재래식???' 


이 곳으로 온 게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지...

텐트를 짱짱하게 쳐놓고 휴식 시간을 가졌다~

경사진 곳에서 슬라이딩~~ 올라오는 건 힘들지만 내려갈 땐 무지 재밌어 보였다!

'나 어릴 때 시골에서 종종 했던 놀이인데 미쿡에서... ㅎㅎㅎ'


< 여유를 즐기고 있는 아빠와 아이들... 이 사진 쫌 멋지네~!! >

이 드넓은 벌판에서 축구가 빠질 리 없다. 

축구 선수가 꿈인 우리 둘째... 어딜 가든 공과 함께!!

동생과 여행 내내 축구를 하던 큰 아이도 지금은 축구 선수로 꿈이 바뀌어 매일같이 축구를 하고 있다.

'너희들 꼭 훌륭한 축구 선수 되서 엄마 미쿡 여행 또 보내줘라잉~~ㅎㅎ'


< 그... 그럼 너는 뭐 야구....선수...?? >

해가 뉘엿뉘엿 지더니 노을에 물들여져 낮보다 훨씬 더 멋스러운 광경이 연출되었다.

요즘 광고에 모뉴먼트 밸리가 등장하던데 빛에 따라 이렇게 다양한 느낌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참 놀라웠다.


< 오늘 저녁 메뉴는 인기 절정을 달렸던 스파게티 ㅋㅋ >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텐트 안에서 먹었는데 맛있는 것도 잠시 날씨 때문에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이러다 내일 해돋이 못 보는 거 아닌지... 

일단 오늘은 얼른 자자~!!


오독토독... 빗방울 소리... 


작가의 이전글 그랜드 캐년(Grand Canyo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