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후견인이 되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하나요?

[가화만사성] 이혼·상속 전문 변호사 친족법 상담일지 #14

[가화만사성] 이혼·상속 전문 변호사 친족법 상담일지 #14

홍예지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가사/상속팀

살아생전 아버지가 몰래 진 빚을 상속하게 될까 봐
중증 치매 어머니의 후견인이 된 장남,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죠? 

아버지께서는 사업을 하다 여러 번 실패하셨습니다. 어머니와 가족들이 말려도 몰래 사업을 벌이셨고 그러다 많은 빚을 지게 되셨죠. 빚을 갚다 보면 또 다른 빚이 드러나고 또 드러나는 날의 연속이었습니다.

남편으로 인해 한평생 고생하셨던 어머니는 몇 년 전부터 중증 치매를 앓고 계십니다. 그러다 최근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는 돌아가실 당시 그 명의로 가지고 있던 재산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김장남씨는 혹시 가족들이 알지 못하는 아버지의 또 다른 빚이 있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지요. 이에 김장남씨와 어머니를 비롯한 상속권이 있는 친족 모두가 상속을 포기하기로 하고, 가정법원에 상속포기 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가족 모두가 상속을 포기하는 일이었기에 일이 금방 마무리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가정법원에서는 청구인 전원의 인감증명서 등을 요구하였고, 김장남씨는 중증 치매를 앓고 계신 어머니의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김장남씨의 가족들은 저희 법률사무소의 도움을 받아 ‘후견인 후보자를 김장남씨로 하여 어머니에 대한 성년후견을 개시하여 줄 것’을 가정법원에 청구하였고, 다행히도 몇 개월 후, 청구가 전부 받아들여져 김장남씨는 어머니의 성년후견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김장남씨는 앞으로 후견인으로서 무엇을 해야 하고, 아버지의 재산 상속 포기 절차를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이에 김장남씨는 다시 한번 법률사무소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의뢰인의 문의 사항]

저는 어머니의 후견인으로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나요?  

제가 어머니의 상속포기를 돕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나요? 

[홍예지 변호사의 솔루션]

Q1) 저는 어머니의 후견인으로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나요?

A1) 일상적인 후견 사무 외에 기본적으로 가정법원의 감독 아래 각종 보고 업무를 담당하게 됩니다.      

보통 가정법원은 후견 심판을 내리는 동시에 후견인에게 특정일까지 재산목록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할 것을 명령하고, 후견 심판이 확정되면 스스로 후견 감독 절차를 개시합니다.

후견인은 후견이 시작된 후 2개월 이내로 재산목록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데(민법 제941조 제1항), 통상적으로 가정법원은 재산목록보고서 작성 및 제출일을 ‘후견 심판이 이루어진 날로부터 2개월이 되는 날’로 정합니다. 후견인이 재산목록보고서를 작성 및 제출하지 않는다면, 후견인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민법 제943조).

재산목록보고서는 상속인금융거래조회서비스 등을 통해 확인된 결과를 기초로 어머니의 적극재산과 소극재산, 소득내역과 지출내역을 잘 정리하여 기재하여야 합니다. 소명자료도 꼼꼼히 준비하여 함께 제출하여야 하고, 만약 재산목록보고서와 소명자료에 문제가 있는 경우, 법원은 반복하여 보정명령을 내립니다. 혹시 보고서 작성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경우에는 법원에 별도로 제출 기간 연장 허가 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가목 20)]. 이러한 과정을 수행하면서도 충분히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재산목록보고서 제출이 완료되면, 가정법원은 가사조사관 등에게 후견감독조사명령을 하고, 조사보고서가 법원에 제출되면, 후견인은 후견계획을 수립하여야 합니다. 이후 후견인은 후견사무를 수행하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년에 1번, 법원이 지정한 날까지 후견사무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여야 합니다.

Q2) 제가 어머니의 상속포기를 대신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나요? 

A2) 상속을 포기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이해상반행위(당사자 사이에 이해의 대립이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하여, 성년후견인이어도 상속포기행위를 대리해기 위해서는 법원의 추가적인 허가가 필요합니다.

     

후견 심판문 상 후견인 권한 범위의 기재 내용에 따라, 가정법원에 ① 특별대리인 선임을 청구하거나[민법 제949조의3 본문, 민법 제921조,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가목 16)], ② 특별대리인 선임 청구와 함께 후견임무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처분명령허가 심판을 청구하여야 합니다[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가목 18)의2]. 상황에 따라서는 처분명령 허가 심판만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상속포기는 이해상반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때 법원은 상당한  서류 제출을 요구하므로,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사실관계와 서류를 꼼꼼히 정리하여 제출하여야 합니다.

     

이후 상속포기 대리행위에 대한 법원의 허가가 완료되면, 후견인 김장남씨는 어머니를 대리하여 아버지의 재산에 대한 상속을 포기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