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슬픔과 화해하기
수많은 세대를 거치며 빛을 잃은 별들이 어디 한둘 일까. 수많은 밤 아래 자신의 빛을 챙기지 못한 별들.
희미해지는 본인의 빛을 보며 별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빛을 잃어가는 순간을 별은 소멸이라 생각했을 거다. 소멸되는 순간에도 별은 하늘에 머물러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늘에 머무르며 빛을 잃어 방황하고 있을 존재들에게 빛을 소개해 길을 알려주는 것.
눈물을 흘리는 이에게 본인이 하늘에서 지나간 길을 보여주며 잠시라도 슬픔을 덜어놓게 해주는 것.
그게 본인의 의미이자 정체성이라 생각하지 않았을까.
별은 모든 것이 소멸되는 순간에 잠시 빛을 내는 노력을 멈추고 돌아본다.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빛을 내며 이 세상에 빛을 선물했는지.
그 회상 덕분에 소멸의 시간은 빛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생애 첫 어둠을 찾는 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소멸하는 시간이
잃어버리는 순간이 아닌 소중한 걸 찾는 순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별들은 얼마나 있을까.
잃어버려서 나에게 찾아온 어둠이 아닌,
잃어버렸음에 내가 찾을 수 있었던 어둠이라는 것.
그 경험을 한 별들은 이미
어디서든 빛나고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