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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 드는 방 Dec 03. 2024

서울대생도 헷갈리는 ‘일소에 부치다’의 의미는?

서울대학교 2025년부터 모든 신입생에게 글쓰기 시험 의무화


일소에 부치다,
작금,
차반,
이팔청춘



무슨 뜻인지 바로 대답할 수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당신의 어휘력 점수는 서울대A+입니다.

대체 어디서 나온 점수냐고요?



그 전에 일단 정답부터 확인:

‘일소에 부치다’: 웃음거리로 여기고 무시해 버리다
‘작금’: 요즘
‘차반’: 맛있게 잘 차린 음식
‘이팔청춘’: 16세 무렵의 젊은 시절


다음은 오늘(24.12.03)자 조선일보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 본지 기자들이 2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만난 서울대생들에게 이 같은 어휘의 뜻을 물었다. 신입생 이모(20)씨는 “‘일소’라는 말은 처음 들어보고, 대충 ‘비밀로 하다’라는 뜻인 것 같다”며 “’차반’은 ‘개차반’만 들어봤는데, 개차반은 안 좋은 의미로 쓰이니까 대략적으로 ‘상황’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강모(22)씨는 “‘이팔청춘’은 20대 젊었을 때를 의미하는 게 아니냐”며 “옛말인 것 같은데 옛날엔 수명이 30세 내외로 짧았을 테니 여덟 살을 의미하는 건 아닌지 헷갈린다”고 했다. 안모(24)씨는 임종(臨終)을 이르는 ‘단말마’에 대해 “무슨 뜻인지 짐작도 안 간다”고 했다.” >

- 조선일보, 2024.12.03, 장윤•박정훈 기자-


위 기사의 헤드라인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단독] 문학 리포트에 ‘멘붕’ ‘ㅠㅠ’... 서울대 신입생 전원 글쓰기 시험 본다.


 “아……! 어쩌다가.“ 읽자마자 제 입에서는 안타까운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문해력 저하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어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되고는 있지만 서울대에서 신입생 전원에게 글쓰기 시험을 의무화해야 할 정도라니.... 서울대학교가 어떤 학교인가요? 1946년 국내 최초의 국립대학으로 발걸음을 내디딘 이래 명실공히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교 자리를 지켜온 대한민국 미래인재의 요람아닌가요? 그동안의 오랜 고생을 견뎌내고, 마침내 꿈꿔왔던 너~의 서울대학교 합격 목걸이를 걸게된 신입생들이 기쁨만 누리기에도 부족한 새내기 시즌에 글쓰기 시험을 봐야 한다니요. 그것도 신입생 전원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요? 일단 놀란 가슴 진정시키고 찬찬히 기사를 살펴봤습니다. 기사 내용을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제목: 서울대 신입생 전원 글쓰기 시험 본다
출처: 조선일보 (2024년 12월 3일자)
          장윤 기자, 박정훈 기자


■서울대학교가 2025년부터 모든 신입생에게 글쓰기 시험을 의무화하기로 함.

그동안 희망자에 한해 시행하던 글쓰기 시험이 신입생들의 문해력 저하 문제로 전원 대상으로 확대된 것.

신입생 글쓰기 점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평균 점수는 2017년 73.7점에서 2024년 60.7점까지 감소.


■ 서울대생 문해력 저하 사례:

보고서에 “멘붕” 같은 신조어, “ㅠㅠ” 이모티콘 사용.

어휘의 뜻(예: ‘일소에 부치다’, ‘단말마’)에 대한 이해 부족

문법 오류: 조사(‘에’와 ‘의’), 단어(‘역할’‘역활’) 오용 사례 빈번.


■ 교수들의 우려:

학생들의 보고서 및 논문에서 논리성과 문법 오류 발견.

석사 논문 분량 감소와 함께 학문적 깊이가 부족해지고 있음.


■ 대응 방안:

서울대는 2025년부터 신입생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신입생 글쓰기 시험’의 결과를 바탕으로 일대일 맞춤형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문해력을 강화하기 위한 지도를 병행할 계획.

수능 점수가 곧 문해력 점수는 아닌 것 같네요ㅜㅜ


기사를 읽고나니 이거 진짜 심각하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게 서울대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일까요? 아니, 서울대 학생들도 이런데 다른 학생들의 상황은 어떨까요? 당장 우리 집 중, 고등학생의 쓰기와 읽기 상황만 봐도 걱정되는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네? 엄마인 제가 독서교실 선생님 아니냐구요? 네, 맞습니다. 중이 제 머리 못깎았습니다. 아이들 흉 볼 필요도 없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초고를 퇴고하다 보면 저의 가난한 문장력과 수시로 발견되는 맞춤법 실수와 문법적 오류에 부끄러워질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독서교실에 오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글쓰기 때마다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글쓰기의 다섯가지 약속>입니다.


문단 구분하여 쓰기: 들여쓰기, 한 문단 한 생각, 중심 문장+뒷받침 문장

비속어•신조어 쓰지 않기(문학적 표현이나 사례 제시 필요한 경우 예외)

생각 뒤에는 반드시 이유 덧붙이기

주어와 서술어가 알맞게 짝지어졌는지 확인하기

글 다 쓴 후에는 소리내어 읽어보고 퇴고하기


 초등학교 때 까지는 가급적 선생님이나 부모님 눈치 보지 않고, 즐겁고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과한 첨삭은 지양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중학교 이후 어느 정도 형식을 갖춘 글을 쓸 수 있게 되려면 초등 고학년부터는 글을 쓸 때 지켜야 하는 원칙을 최소한 알고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선에서 학생들과 만나다보면 글쓰기 능력과 어휘력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 피부로 느껴집니다. 이는 디지털 시대의 영향과 시험 위주 교육의 한계를 보여주는 현상입니다. ‘읽고 쓰는 능력’의 약화는 학문적 성취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의사소통 능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소통에 취약한 아이들이 어른이 된 사회, 과연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오류없이 전하며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서울대학교에서 조차 학생들의 문해력 붕괴와 어휘력 부족, 글쓰기 능력 저하를 걱정하며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서울대학교에서 발표한 글쓰기 시험 의무화는 학생들의 학업 기본기를 강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접근으로 보입니다. 또한 시험 결과에 따른 맞춤형 상담 프로그램은 꾸준히 진행할 경우 학생들의 읽고, 쓰는 능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거라 여겨집니다. 앞으로 대학 교육은 학생들의 학문적 자질뿐 아니라 실용적인 문해력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그에 앞서 초•중•고등 교육 과정에서의 문해력 강화도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건 더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문해력과 글쓰기'는 단순한 기술이 아닌, 사고력과 소통 능력의 기본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관련 기사 전문이 궁금하시면 링크를 클릭하세요!

[단독] 문학 리포트에 ‘멘붕’ ‘ㅠㅠ’... 서울대 신입생 전원 글쓰기 시험 본다



3일차 매일 글쓰기가 준 덤은 "신랑, 고마워!"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예외없이 새벽별 보며 출근한 고 팀장님. 딱딱한 사무실 의자에 앉아 오늘자 주요 기사부터 확인했겠죠? 그러다 저에게 도움이 될만한 기사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링크를 보내준 우리 여보, 생생 글감 공유 고마워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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