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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 드는 방 Dec 07. 2024

과메기와 코다리와 별과 시

사랑을 먹으며 별 헤는 밤

 


계절이 멈춘 광장에는

촛불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고마운 마음 안고

거리 위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지 못한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우리의 밤이 끝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분노와

별 하나에 슬픔과

별 하나에 외침과

별 하나에 노래와

별 하나에 절망과

별 하나에 희망과

별 하나에  우리들의  촛불아, 꿈들아


 아름다운 사람들아,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이름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티브이 속 광장에는 그대들이 부르는 용기와 희망의 노래가 가득하고 식탁에는 그대들이 보내준 정성과 애정의 만찬이 가득합니다. 오늘 아침 그대들이 보내준 겨울 만찬이 나란히 도착했습니다. 차가운 바람 덕분에 쫄깃하고 단단하고 맛있게 익은 과메기와 코다리는 그대들의 사랑을 싣고 내 마음에 잘 당도했습니다. 귀한 선물을 나만 먹긴 아까워 부모님께 초대 전화를 넣었습니다. 겨울 반찬을 감사히 먹으며 삼 대가 마주 앉은 식탁 위로 맛있는 웃음소리 가득했지만, 한편으론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매서운 바람 부는 차가운 광장에 나가있는 그대들을 떠올린 까닭입니다. 겨울 바람 맞고 꾸덕꾸덕 견뎌낸 것은 과메기와 코다리뿐이었다면 좋았으련만. 어찌하여 100만의 촛불들이 여의도 하늘 아래 찬바람 맞으며 꾸역꾸역 걷고 또 걷고 있는 걸까요.


희망은 가까운 듯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아름다운 사람아,

그리고 당신은 아직은 저기 겨울 한가운데 있습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노래하는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별들은

부끄러운 어둠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우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그대 노래 새겨진 윤중로에도

자랑처럼 꽃들이 무성할 게외다.



-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에 기대어 썼습니다. -


여의도에 다녀온 H언니가 보내준 현장 사진. 행동하는 어른, 멋져요.

매일 글쓰기 7일차에 찾아온 덤은 ‘사랑의 연대‘입니다. 귀한 벗들이 보내준 맛있는 선물 덕분에 기운을 차렸고, 든든한 그대들이 외쳐준 함성 덕분에 희망을 보았습니다. “현장 분위기는 축제 같았어. 오늘 기분 좋게 축제 분위기로 해산해야 다시 모이지.“ 여의도에서 날아온 카톡 속 그녀의 목소리는 조금 쓸쓸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씩씩했습니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사랑으로 연대한 이들은 힘이 셉니다. 칼과 총과 폭력 없이도 서로를 위로하고 역사를 바꿉니다. 잠시 멈췄지만 결코 멈추지 않을 그대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저 역시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별 헤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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