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시계획이야기: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서울의 한복판에 자리 잡은 세운상가는 서울의 도시계획 변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장소입니다. 이곳에는 일제강점기부터 현대까지 서울의 도시개발 흐름과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녹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세운상가를 통해 서울이라는 도시의 변화를 다시금 되짚어 보려 합니다.
서울 한가운데에 위치한 세운상가는 단순히 건물이 아니라, 도시의 변화와 사람들의 이야기가 얽혀 있는 곳입니다. 그 변화를 따라가 보면, 서울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자연스레 알 수 있게 되죠. 이번 글에서는 세운상가를 통해 서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여행해 보려고 합니다. 편안하게 함께 걸어볼까요?
일제강점기 당시, 세운상가 일대는 전쟁 대비를 위한 소개공지대로 지정되었습니다. 전쟁이 발생할 경우 도시 내 화재가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규모 공터를 만들어둔 것이죠.
1945년 해방을 맞이한 이후에도 이 지역은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고,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피난민들과 이주민들이 이곳에 모여 살기 시작했습니다. 청계천 주변에 무허가 판잣집들이 들어서며 이른바 '하꼬방'이라는 집들이 줄지어 섰고, 그곳은 생존을 위한 생활의 터전이 되었죠.
1960년대, 서울은 새로운 도시의 미래를 구상하게 됩니다. 당시 김현옥 서울시장은 종로와 남산 사이에 무허가 건물들이 가득 찬 지역을 철거하고, 상업, 주거, 업무 기능이 결합된 현대적인 공간으로 세운상가를 조성했죠.
그곳은 전자제품, 기계 부품 등을 취급하는 '전자 상가의 메카'로 빠르게 성장하며 서울 사람들에게 중요한 공간이 됩니다. ‘청계천에 가면 다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세운상가는 그 자체로 모든 것을 구할 수 있는 상업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며 세운상가는 점차 쇠퇴의 길을 걷게 됩니다. 건물의 노후화와 더불어 용산전자상가, 테크노마트 등 새로운 상업 지구가 조성되면서 세운상가의 영향력은 점차 약화되었습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서울시는 청계천 복원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하게 했고, 이는 세운상가 일대의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됩니다. 청계천 주변이 정비되는 동안 상인들은 하나둘 흩어졌고, 세운상가의 과거 영광도 점차 잊혀졌습니다.
2009년, 세운상가의 대표적인 건물 중 하나였던 현대상가가 철거됐습니다. 이는 세운상가 일대의 재정비촉진계획의 일환이었으며, 도심 속에 녹지축을 조성하여 자연과 공존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을 목표였죠.
철거된 자리에 조성된 녹지축은 도시 속에서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변모했지만, 그와 동시에 세운상가가 가진 상업적 활력은 서서히 사라지게 됐어요.
이후 2010년대에 들어서며 서울시는 세운상가 일대를 새로운 방식으로 되살리기 위한 다양한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녹색 생태도심 선도사업'을 통해 세운상가 주변에 추가적인 녹지와 친환경 공간을 조성하고자 하는 계획이 발표되었습니다.
과거 전자 상가의 메카로 불리던 이곳은 이제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해가는 중입니다.
도시인사이트의 감상
현대의 도시계획과 정책의 변화는 과거와 비교하면 많은 점에서 대조적입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세운상가 일대의 건물이 정부의 결정에 따라 비교적 쉽게 철거되고 공터로 남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주민들의 의견 수렴 과정도 부족했고, 단지 공습 대비라는 필요성만에 의해 대규모 철거가 강행되었죠.
반면 현대에 들어와서는 철거와 재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참여와 합의가 중요해졌습니다. 최근 세운상가의 현대상가 철거와 녹지축 조성도 다수의 이해관계가 얽혀 여러 해에 걸쳐 진행되었죠. 특히 철거나 재개발 과정에서의 공공성 강화, 녹지와 친환경 공간의 조성이라는 목표는 현대 도시계획에서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는 부분을 잘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