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꼭 다시 만날 거야
침대에서 들려주는 수면동화 #2
뭉이와 솜이는 서로에게 아주 특별한 친구예요.
뭉이는 솜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솜이를 사랑하고 있었지요.
솜이가 엄마 뱃속에서 꿀렁-하고 움직일 때마다,
뭉이는 작고 복슬한 턱을 엄마 배 위에 얹곤
"빨리 너랑 놀고 싶어. 네 냄새도 궁금해. 얼른 나오렴”
하며 코를 킁킁거리며 속삭이곤 했어요.
솜이가 세상에 태어나자, 뭉이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강아지가 되었어요.
‘드디어 나도 동생이 생긴 거야!’
뭉이는 꼬리를 힘차게 흔들며 기뻐했지요.
뭉이는 솜이 곁에 있을 때 가장 행복했어요.
솜이가 아주 작은 아기였을 때부터 둘은 함께 자고 함께 놀았어요. 솜이가 위험한 물건을 만지기라도 하면 큰소리로 짖으며 ‘솜이야 위험해!’하고 알려주곤 했어요. 솜이가 슬퍼할 때면 뭉이는 품에 안겨 솜이를 위로하고, 솜이가 기뻐하면 뭉이도 함께 신이 나 제자리를 빙글빙글 힘차게 돌았답니다.
솜이도 뭉이를 아주 많이 사랑했어요.
집에 오면 손을 씻기도 전에 먼저 “뭉이야-!”하고 부르며 뭉이를 찾았지요. 가장 아끼던 애착 인형 ‘토토’를 뭉이에게 선물하고, 엄마 몰래 뭉이의 집에 간식을 잔뜩 숨겨주기도 했어요.
시간이 흐르고 솜이는 8살, 뭉이가 14살이 되던 해.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어느 날,
뭉이는 지구별을 떠나 무지개다리로 여행을 떠났어요.
뭉이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온 솜이는 하루종일 울기만 했어요. 좋아하는 과자도, 아이스크림도, 게임도, 만화도 솜이의 마음을 달래지 못했답니다.
다음 날 아침, 솜이의 몸이 불처럼 뜨거웠어요.
"솜아, 열이 나는구나. 몸이 다 나을 때까지 엄마랑 집에서 푹 쉬자.” 엄마가 솜이를 다정하게 안아주며 말했어요.
뭉이가 없는 집을 생각하니 솜이는 다시 눈물이 터져 나왔어요.
"엄마.... 뭉이가 너무 보고 싶어요. 뭉이한테 무지개다리로 가지 말고 다시 돌아오라고 하면 안 돼요?” 솜이가 엉엉 울며 엄마에게 매달렸지요.
엄마의 눈에도 눈물이 맺혔어요.
"솜아, 엄마도 뭉이가 너무 그리워. 솜이가 그리운 마음만큼 마음껏 울어도 괜찮아. 그런데, 그거 알고 있니?”
솜이가 잠시 울음을 멈추자 엄마는 속삭였어요.
"우린 뭉이와 완전히 헤어진 게 아니란다.”
“엄마, 그게 무슨 말이에요?”솜이가 답했어요.
“사실 무지개는 동그란 도넛 모양이란다. 우리가 보는 건 반쪽뿐인 무지개지. 무지개다리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이 아니라 다시 돌아오는 동그란 길인 거야. “
엄마의 말에 솜이는 눈을 크게 뜨고 물었어요. “그럼, 뭉이도 다시 돌아올 수 있어요?”
엄마가 따뜻한 이불을 덮여주며 답했어요.
"그럼, 뭉이는 지금도 열심히 솜이를 향해 달려오고 있을 거야. 솜이가 어른이 되고 많은 시간이 흐르면, 우리는 무지개다리에서 꼭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 그러려면 솜이가 건강해야 해. 뭉이도 그걸 바랄 거야. “
그날 오후, 솜이는 꿈속에서 뭉이를 만났어요.
뭉이는 알록달록하고 폭신한 무지개 도넛 위를 힘차게 달리고 있었지요.
“뭉아!” 솜이가 두 손을 높이 흔들며 뭉이를 불렀어요. “솜아!"뭉이가 솜이 품에 와락 안겼어요.
"뭉아, 이제 아프지 않은 거야?” 뭉이의 부드러운 털을 쓰다듬으며 솜이가 물었어요.
“응, 무지개다리에선 모두가 건강해! 나도 정말 건강해졌어. 봐봐!” 뭉이는 솜이의 품에서 가볍게 뛰어내리더니, 꼬리를 신나게 흔들며 빙글빙글 돌았지요.
“뭉이 네가 없는 집은 너무 외롭고 슬퍼" 솜이의 말에, 뭉이는 솜이의 손을 핥아주었어요.
"솜아! 나도 늘 네게 다시 안기고 싶었어, 여기선 널 볼 수 있어. 지금도 너를 지켜보며 네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고 있었지! 조금만 기다려줘, 솜아. 무지개다리를 돌아 널 만나러 갈게. “
솜이가 잠에서 깼을 때, 창 밖에는 비가 멈추고 무지개가 활짝 떠있었어요. 알록달록 무지개다리 위에서는 먼길을 돌아 다시 만난 친구들이 서로를 껴안고 환하게 웃고 있었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