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와 블랙
어머 아기가 태어났어요 산모님 정신 드나요? 3,4키로 남자 아이입니다.
어제 밤 입원한 산모의 아기가 오후를 지나가며 태어 났다. 계속 되는 내진 검사에 짜증을 내기도 하였는데 그나마 무사히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하게 탄생의 기쁨을 느끼고 있다.
김 간호사! 옆방 환자 가봤어요?
네! 아직 배만 조금씩 아파 온다고 하고 특별한 증상은 없습니다.
잘 지켜봐요 배가 많이 아프다하면 원장님 콜 해여 하니깐요
네 알겠습니다.
301호 남자 아이 태어난 산모의 시어른이 간호사실로 피자를 배달 시켜 주었다. 고맙다고 감사 하다고 또 뭐 먹고 싶냐고 어른들이 너무 좋아 하신다.
302호 17살 여학생이 들어왔다. 원치 않는 임신을 하여 부모가 중절 수술을 원하여 여학생 손을 잡고 왔다. 여학생은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진료실로 들어 왔고 간호사실은 이 여학생이야기로 시끌시끌하였다. 어쩌니 수술도 수술이지만 개월수가 있어서 수술이 잘 될려나 그러고 수술후 나중애 아기 가지고 싶어도 못 가질 수도 있는데 어쩌니 라고 수간호사는 혀를 찼다.
그래도 부모와 여학생의 선택이라고 하니 원장님도 어쩔수 없나 보다.
김 간호사! 302호 환자 진료실로 데려오세요 갈아 끼워야 해요. 아직 수술 할려면 여러 차례 준비 과정이 있어 여학생은 3차례 더 입원실 밖으로 나와야 했다. 아무리 모자를 눌러 쓰고 나온다 해도 애된 얼굴을 감추기엔 어려웠다. 산모 대기실 보호자들이며 운동하는 산모들이며 제마다 이 여학생을 쳐다보며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 거린다. 어떤 할머니는 대 놓고 물어본다. 뭐하러 왔냐고!
301호에서는 남편의 꽃 바구니가 들어가고 하하호호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302호 환자 수술실로 옮겨 주세요! 원장님은 아무 말씀 없이 수술 하다가 나중에 후유증 없어서 아기 가지고 싶을 때 가질 수 있어야 하는데 라고 굳은 표정으로 한 마디 하신다.
40분 지나 수술실에서 입원실로 옮겨지는 여학생을 보았다. 수술실 들어 갈 때 모자를 벗고 들어 갔으니 여학생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참 예쁘게 생겼다. 참 하얗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