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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쁘띠마망 11시간전

붕세권이 무너지고 있다.

1000원의 3개 붕어빵은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든 시절

쌀랑쌀랑 찬바람이 반갑지 않게 찾아오는 이 계절.

추위를 많이 타는 내게 겨울이라는 계절은 그리 반갑지만은 않지만 그중 하나 반가운 게 하나 있다.

바로 추억의 붕.어.빵.

찬바람 불면 호빵인가?

무슨 소리! 붕어빵이지!

이 붕어가 요즘 왜 이리 몸값이 귀한지 근처에 붕어빵가게를 찾기가 네 잎클로버 찾는 것만큼 쉽지가 않다.  그러니 요즘 붕어빵이 귀하디 귀해 붕세권이라는 말이 나온다.


지금 붕세권에 살고 계신가요?


내가 사는 곳은 신도시가 아니라 주변에 재래시장도 많고 이맘때면 장사를 시작하시는 붕어빵 가게가 있다. 지하철 출구 바로 앞에 자리 잡은 이 가게는 오다가다 붕어빵 냄새에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치듯 찾게 된다.


우리 동네 붕어빵

2개에 1000원.

나는 올해 붕어빵 가격을 듣고 깜짝 놀랐다.


우리 동네 붕어빵은 어딜 돌아봐도 여기만큼 저렴하게 하는 곳이 없을 것 같은 곳이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1000원에 5개.

다들 놀라운 가격에 천 원 한 장으로 행복할 수 있었다. 그러던 그곳이 작년에 1000원에 3개 할 때도 충격이었는데, 올해는 1000원에 2개다.


1000원에 3개씩 사 먹다가 올 해는 이전보다 가격상승의 체감이 컸다.

그런데 내가 너무 세상 물정을 몰랐나 보다.

주변 어딜 돌아다녀봐도 1000원에 3개짜리 붕어빵 거의 없어 보인다.

이제 보통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이 1000원에 2개, 아니면 3개 2000원인 듯하다.


1000원에 2개도 저렴한 거였구나!"



며칠 전 인터넷 뉴스에서 붕어빵이 사라지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그래서 요즘 붕어빵이 금값이다. 해서 금붕어빵이라 불린단다.

그 원인은 '치솟는 물가' 때문이라고 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만 보면 붕어빵의 가격이 원망스럽겠지만 붕어빵 아주머니는 붕어빵 가격을 올렸다고 크게 마진이 남는 상황도 아닐 것이다.


남편은 자영업을 하고 있다.

그래서 물가에 사실 굉장히 민감하다. 식재료비의 상승, 인건비의 상승에 우리 같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엄청 타격을 받는다.


소비자들은 음식값이 너무 올랐다고 말한다. 가끔 아이들 친구 엄마들 모임에 가면 꼭 나오는 이야기다.  음식값이 너무 올라 외식하기 부담스럽다고. 괜스레 음식장사하는 나는 엄마들 모임 자리에서 죄인 같은 느낌이다.


실상, 음식가격도 원가상승대비 맘껏 올릴 수도 없을 뿐더러 음식가격을 올리고 나면 은근한 거부감이 생겨 게 모르게 손님이 줄어든다. 아니면 3번 올 걸 2번만 온다. 서 점주들은 음식값 올리는 결정이 사실 그리 쉬운 것만이 아니다. 장사하는 입장에서도 가격상승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으니 그런 부담을 감안하고 음식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붕어빵의 가격이 새삼 남의 일이 아 것처럼 느껴진다.

누군가는 붕세권이 점점 사라지는 이유는 원자재값이 올라서가 아니라 주변에서의 신고라고 말한다.

모든 케이스는 사실 좀 다르겠지만, 내가 자주 가던 붕어빵 사장님 말씀하셨다. 재료비가 너무 올라서 인상을 안 할 수가 없다고.


알다 마다요.

주변에서 늘 말한다

월급 빼고 안 오르는 게 없다고


그러나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은 말한다.

안 오른 월급이라도 월급으로 나오면 좋겠어요. 라구요.

요즘 같은 시절엔,

경기 악화로 소비가 주춤해지고 지금은 임대료, 인건비 걱정하느라, 매달 걱정이 많다 보니 통장이 텅장이 되더라도 따박따박 들어오던 월급이 그리운 요즘이다.


사정이 다 비슷하듯, 이렇게 개수를 줄여도 많이 남지도 않기 때문에 점점 붕어빵가게가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붕세권이 사라지고 있다.  아직은 운이 좋아 우리 동네에는 붕어빵이 늘 추운 겨울을 함께 해 준다.

경기가 안 좋다 보니 겨울이면 따끈따끈하게 추위를 녹여주던 정겨운  추억의 붕어빵 하나 사 먹으려고 해도 한 번은 주춤하게 되는 시절이 왔다.

며칠 전 1000원에 2개 붕어빵이 뭔가 비싼 느낌이 들어 사 먹지 않았다. (갑자기 슬퍼려 하네)


기사를 보니 어느 지역은 붕어빵 1개에 진짜 금붕어값처럼 1500원이라 하니 우리 동네 2개 1000원이면  저렴한 거였다.

비싸다 생각 말고 '팥 통통 붕어빵'  많이 사 먹어두자.

내년에는 1개에 1000원 할 테니 말이다.


여기서 잠깐!

우리 동네는 붕세권이 아니라 붕어빵 파는 곳이 없다고요?

'가슴속 3천 원'이라는 어플로 간편하게 확인해 볼 수 있다.(광고 아님)

이 어플을 신청하고

간단하게 카카오톡으로 인증하고 닉네임을 입력해 주면 된다.


찾고 싶은 카테고리를 붕어빵으로 선택하고 주소를 입력하여 검색하면 편하게 붕어빵 위치를 알 수 있다.

붕어빵가게 위치까지도 이렇게 쉽게 알 수 있다니.

참! 좋은 세상이다.

날씨도 춥고 오늘 아이들 간식은 따끈따끈 붕어빵으로.

슬슬 사러 나가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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