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야기

by 길위에 글

찬 바람 불어오던

그 골목길에서

한참을 서성이던

나를 기억하시나요


끝내 꺼내지 못한

주머니 속 편지 한 장

낙엽처럼 흔들리던

그 마음을 기억하시나요


그대는 알까요

말 한마디 못 하고

밤새 서성이던

철없던 그 마음을


혹시 그대 창가에도

내 발자국 스쳤을까요

쓸쓸한 바람 속에

내 마음은 아직 머물러 있는데


시간이 지나

많은 계절 흘러갔지만

그날의 수줍은 떨림만은

아직도 내 안에 남아 있네요


그대는 알까요

부치지 못한 편지가

아직 가슴 한편에

여전히 남아 있음을


쓸쓸한 바람에

흔들리던 내 마음을

밤새 스쳐가던 바람만이

안아주네요


혹시 그대 창가에도

내 그림자 닿았을까요

지나가던 바람결에

그 마음이 전해졌을까요


그 골목길 철없던 나를

그대는 기억하나요

수줍고 순수했던

그 시절의 나를


가을이 다시 오면

또 그 골목길에 서서

말하지 못한 마음을

바람에 띄어 보내요



- 가을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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