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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위에 글 Nov 09. 2024

이별하는 중

알아요

혼자 시작한 외로운 설렘이기에

이별 또한 혼자여야 한다는 걸 알지만

가슴속 깊은 곳에 아린 사랑이 남아 

못난 이별을 아직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알아요

혼자 시작한 아린 사랑이기에 

이별 또한 쉽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눈동자 속 깊은 곳에 그대의 어색한 미소가 남아

아픈 이별이지만 이제 시작하려 합니다


하루는 

미련에 붙잡혀

함께 걷던 그 길을 걸어요

길에는 가을이 깊이 내려앉고

빈 벤치에는 공허함 속에 그대 모습이 가득하네요


또 하루는 

그리움에 이끌려

함께 가던 그 카페에 들러요

카페에는 커피 향이 그윽하게 퍼져있고

빈 의자에는 허전함 속에 그대 미소가 가득하네요


또 하루는

깊은 어두움 속에 스며드는 아픈 마음에

나도 모르게 전화기를 집어 들어요

전화기에는 쓰다 만 메시지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고

그대 사진은 어느새 긴 여백 속에 묻혀 있네요


알아요

혼자 사랑했고

혼자 이별하는 중이라는 걸


오늘도

혼자 이별하는 중에

나는 또 한 번 혼자서 그대를 만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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