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요
혼자 시작한 외로운 설렘이기에
이별 또한 혼자여야 한다는 걸 알지만
가슴속 깊은 곳에 아린 사랑이 남아
못난 이별을 아직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알아요
혼자 시작한 아린 사랑이기에
이별 또한 쉽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눈동자 속 깊은 곳에 그대의 어색한 미소가 남아
아픈 이별이지만 이제 시작하려 합니다
하루는
미련에 붙잡혀
함께 걷던 그 길을 걸어요
길에는 가을이 깊이 내려앉고
빈 벤치에는 공허함 속에 그대 모습이 가득하네요
또 하루는
그리움에 이끌려
함께 가던 그 카페에 들러요
카페에는 커피 향이 그윽하게 퍼져있고
빈 의자에는 허전함 속에 그대 미소가 가득하네요
또 하루는
깊은 어두움 속에 스며드는 아픈 마음에
나도 모르게 전화기를 집어 들어요
전화기에는 쓰다 만 메시지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고
그대 사진은 어느새 긴 여백 속에 묻혀 있네요
알아요
혼자 사랑했고
혼자 이별하는 중이라는 걸
오늘도
혼자 이별하는 중에
나는 또 한 번 혼자서 그대를 만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