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귀로

by 길위에 글

이별하고 돌아가는 길

외따로 놓인 작은 의자에

텅 빈 영혼을 내려놓는다

어둠은 깊어지고

그대 숨결은 내 한숨에 스며든다


울다 지쳐 어깻짓이 멎으면

그 끝에 찾아온 그리움이

말없이 내 곁에 앉는다


별빛이 흐르는 이 밤

그대 이름을 나지막이 부르면

아린 사랑은 내 옆으로 밀려와

끝나지 않은 이별을 안겨준다

기억 속 그대는

아직도, 아직도 그곳에


달무리가 지고

깊은 멍에 잠식되면

여전히 그대 숨결은

기억의 조각에 포근히 머물러


찬 밤공기가

메마른 뺨을 스치고

눈물은 바람결에 흘러

그대 이름을 데려간다


비가 내리는 이 밤

뜻 모를 빗물이

기억의 끝을 적시고

그리움은 더 깊어만 간다


빗소리 속에 머무는

그대 흔적은 지워지지 않아

공허한 마음을 더 세게 두드리고

돌아가는 길을 가로막는다

잊으려 해도

그대는, 내 안에 여전히 살아


새벽이 오면 이 슬픔도

어둠과 함께 사라지기를

나지막이 숨죽인 흐느낌으로

기도하듯 말해본다


시간은 흐르고 어둠은 날 감싸고

바람은 조용히 위로를 전해도

빗물은 이 슬픔을 다독이며

내 마음 깊은 곳을 적신다

그러다 못내, 체념은 날 일으켜

무거운 발걸음은 어둠 속으로 스러져 간다


그대여, 아직도...

그곳에 머물러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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