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그 자리에

by 길위에 글

하루가 또 지나가네요

그대 생각에 머문 채

문득 멈춘 발걸음 따라

예전 그 골목에 서 있죠

가로등 불빛 아래

그림자만 둘이네요

그댄 몰랐을 거예요

내가 얼마나 서 있었는지


말없이 고개 숙인 나

눈물이 먼저 말을 하죠

이젠 아무 일도 아닌 듯

그댄 잘 지내는지요


아직 그 자리에

내 마음은 멈춰 있어요

그대 떠난 그날부터

시간만 나를 지나가요

모르시겠죠,

한 번도 말한 적 없던 내 마음

그래서 오늘도 그댈

그냥 보내요, 조용히


웃으며 안녕 했지만

돌아서니 숨이 막혀

계절이 몇 번을 바껴도

난 아직 그대로네요


내일은 조금 잊을 수 있을까요

아니, 아마도 아닐 거예요

그대를 기다리는 건

내 삶의 일부가 되어버려서


아직 그 자리에

내 마음은 머물러 있어요

그댄 나를 잊었지만

나는 그댈 놓지 못해요

모르시겠죠,

그토록 사랑했던 날들을

그래서 오늘도 그댈

그냥 사랑해요,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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