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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나송 Nov 27. 2024

아쉬운 첫눈

그러나 따뜻한




이른 아침 눈 소식을 뉴스로 접하고  

얼른 커튼을 걷었다.  

소복이 쌓인 눈에 설레기보다  

올해의 끝자락에 온 것만 같아서 아쉬웠다.    



눈 뜨면 찾을 것 같아

보관해 놓은 부츠와 장갑을 꺼냈다.  

작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당연하다는 듯

설레는 마음으로 신은 부츠 끝에

아이 발가락이 꽉 닿았고  

장갑은 손목까지 다다르지 못했다.    



쑥쑥 크는 아이들이 내심 기특하면서도 아쉬운 맘에

작아진 신발에 미안함을 느끼며

새로 장만하자고 얘기했다.  

자라는 게 마냥 기쁜 아이들인데, 나는  

붙잡을 수 있다면 잠시 붙잡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다녀올 수 있다면 잠시 다녀오고 싶은 시간들이 있다.



그럴 수 없음을 알아

좀 더 진하게 사랑하고

좀 더 감사하며 살아야지 하면서도

살 때는 그게 보이지 않는다.

어리석은 인간.



펑펑 내리는 눈이

아쉽지만 감사하다.

덕분에 아이가 자람을 알았으니

오늘은 눈 보다 따뜻해져야지.




건반 밖 엄마, 서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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