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치료약도 없다는데 치매 증상이 있을 때 검사를 하고 진단을 받아야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특히 어르신들은 치매로 낙인찍히는 두려움과 진단을 받아도 병이 나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검사 자체를 매우 꺼리십니다. 그렇지만 저는 되도록 빨리 검사를 하고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 많기 때문에 무엇 때문에 치매 증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좋은 치료약들이 계속 나오는 추세라서 초기 알쯔하이머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약들도 있습니다.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나온 치매에 관한 설명입니다.
[치매는 일단 정상적으로 성숙한 뇌가 후천적인 외상이나 질병 등 외인에 의하여 손상 또는 파괴되어 전반적으로 지능, 학습, 언어 등의 인지기능과 고등 정신기능이 떨어지는 복합적 증상을 말합니다.
치매는 주로 노년기에 많이 생기며, 현재 심장병, 암, 뇌졸중에 이어 4대 주요 사인으로 불릴 정도로 중요한 신경 질환입니다. 치매는 그 자체가 하나의 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여러가지 원인에 의한 뇌손상에 의해 기억력을 위시한 여러 인지기능의 장애가 생겨 예전 수준의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포괄적인 용어입니다.
치매의 원인 질환으로는 80-90가지가 알려져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3대 원인 질환은 ‘알쯔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그리고 ‘루이체 치매’입니다.
알쯔하이머병은 가장 흔히 발생되는 치매의 원인으로, 전체 원인의 약 50%를 차지합니다. 뇌졸중 후에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는 약 10-15%, 알쯔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는 약 15%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치매에 걸렸다’는 맞는 말이 아니고 ‘알쯔하이머병이 있다’가 맞는 표현이겠지요. 제 글에서는 다양한 원인 질환으로 인해 치매 증상이 있는 분을 ‘치매 어르신’이라고 불러 보았습니다. 정확한 용어는 아닐 수 있지만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용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사이트에서 치료가 가능한 치매의 원인이 되는 질환으로 수두증, 만성 경막하혈종, 우울증, 약물, 신경매독, 뇌종양, 갑상선 기능 저하증, 비타민 B12 또는 엽산 부족증, 내과적 질환에 의한 치매 증상, 혈관성 치매, 경련성 치매 등을 나열하였습니다.
원인이 되는 질환도 다양하고 그보다 각 개인의 증상이 다양해서 비전문가가 섣부르게 판단할 수 없습니다.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작은아버지의 경우에도 대화가 어려워지고 예전 일을 기억 못하는데다 무언가 어눌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50 대에 조기 치매가 온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오랜만에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아무래도 정상적이지 않은 모습을 발견하여 바로 그 다음 주 순천향병원 신경과에 진료를 예약하였습니다. 신경과 전문의는 퇴직으로 인한 우울증일 수 있다고 하였지만 혹시 모르니 검사를 해보자고 해서 바로 CT 검사를 하였고 검사 결과 10cm 정도 큰 뇌수막종으로 수술이 필요하다고 해서 신경외과로 전과하여 당일 입원했고 1주일 후 수술하였습니다. 커다란 양성종양이 뇌를 누르고 있던 상태라서 갑자기 의식을 잃거나 뇌의 기능에 영향이 있었다면 크게 위험할 수 있었다고 설명을 들었습니다. 치매에 찍히는 낙인과 두려움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칠 수도 있었던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