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라늄, 로즈마리, 로즈.

그녀의 치유를 이끈 향기처방전

by 빛나

무채 : 오늘 아침에 엘리베이터에서 냄새 맡고 울 뻔했어.


달 : 무슨 냄새였는데?


무채 : 세탁기에서 막 꺼낸 빨래 냄새? 근데 갑자기 울컥했어.


달 : 기억이랑 연결돼 있었나 보다?


무채 : 모르겠어. 아무 기억도 안 났거든. 근데 감정이 먼저 올라오더라고.


달 : 감정이 먼저 반응할 땐, 그게 진짜야.


무채 : 이상하잖아. 아무 일도 없는데 울컥한다는 거.


달 : 그게 아무 일 아니라는 게 더 이상한 거지.


무채 : 진짜?


달 : 응. 입술보다 향이 먼저 반응하는 사람도 있어.


무채 : 나 표현 잘 못해 , 설명하면 오히려 멀어지는 느낌이야.


달 : 그렇구나, 우리 차 타임 하고 시작할까?


무채 : 응


달 : 따뜻한 거 마시고 싶어?


무채 : 응. 오늘 이상하게 속이 차가워.


달 : 그럼 이거. 레몬차야. 시고 맑고… 살짝 따뜻해.


무채 : 향이 가볍게 올라오네. 쏘는 줄 알았는데 부드럽다.


달 : 밖에서는 가볍게 느껴져도, 안에서는 정리되는 힘이 있거든.


무채 : 이런 향 맡으면 혼자 있고 싶어 져


달 : 혼자라는 게 외롭다는 뜻은 아니지?


무채 : 응. 오히려 더 솔직해지는 시간.


달 : 레몬은, 이성보다 감정이 앞설 때, 머리를 맑게 정리해 주는 에너지야


무채 : 나 요즘, 아무 이유 없이 짜증 나고 터지고 그랬어. 요즘은 진짜 감정이 먼저 튀어나와. 이성이 따라오기도 전에 내가 먼저 터져.


달 : 그래서 지금은 감정을 다루는 게 아니라, 이성을 다시 세우는 시간이 필요한 거야.


무채 : 나도 알아.

근데 머리로 아는 거랑, 그걸 지키는 건 완전 다르더라고.


달 : 맞아, 그래서 따뜻 한 차와 아로마 심리 카드들이 가끔은 감정보다 판단을 먼저 깨워줄 때가 있어.


무채 : 근데, 이거 마시니까 속이 좀 편해져. 속이 가라앉는 느낌?


달 : 레몬은 원래 해독 작용도 있어.

몸 안에 쌓인 것들, 천천히 풀어내 주는 힘이 있거든.


무채 : 진짜 그런 느낌이야.

머리도 좀 개운해지고. 뭔가 얹힌 게 가라앉는 기분.


달 : 산만하거나, 기분이 탁할 때, 레몬 향이 이렇게 머리를 맑게 해 주거든.


무채 : 평소에 얼굴에도 뭐 잘 나는데. 피부도 좀 가라앉으면 좋겠다…


달 : 지성피부 트러블에도 좋아.

향기 하나로 몸도 마음도 같이 반응하는 거야.


무채 : 이 카드들이 향을 대표한다고 총 몇 장이야?


달 : 42장, 지금 네가 마시는 레몬차, 이 카드야


무채: 보름달을 등진 여자가 서 있네

어… 되게 담담하게 보여


달 : 이 여자는 흔들리지 않아.

녹색 기둥에 기댄 자세, 하늘색 숄, 눈빛도 또렷하지?


무채 : 기대고는 있는데, 의지하는 느낌은 아니야.


달 : 맞아. 혼자 설 줄 아는 사람의 중심은 이런 식이야. 이건, 마음 깊은 데서 올라오는 감정을 딱 멈춰서 바라보게 해 줘.


무채 : 멈춰서 바라보는 거… 그게 요즘 나한테 제일 안 되는 일이야.

달 : 그럴 땐 시선보다 손끝이 먼저 반응할지도 몰라. 딱 지금 네 안에 있는 감정처럼.

무채 : 생각이 너무 많아.

달 : 그래서 생각 말고, 손끝을 따라가 보는 거야, 그냥 한 번 섞어볼래?

무채 : …응.

달 : 셔플 하고, 손 가는 대로 세 장. 지금 이 순간 네 마음이 뽑는 거야.

무채 : …첫 번째 카드.

달 : 제라늄이네. 마음의 새로운 균형이 흔들릴 때 나오는 향이야.

무채 : 균형이라는 말 자체가 요즘은 숨 막혀.

달 : 어디 하나 삐끗하면 다 무너질 것 같은 그 느낌이지.

무채 : 맞아. 애써 맞추려 하면 자꾸 뒤틀려.


달 : 제라늄은 그런 얘길 해. 맞추려는 순간, 진짜 중심은 멀어진다고.

무채 : 근데 안 맞추면 나쁜 사람 되는 기분이야.

달 : 그건 의무감이지. 진짜 네가 원하는 게 뭔지는 잘 안 물어보잖아.


무채 : 너무 일만 해. 하기 싫은 것도 그냥 해버리고. 일은 다 해내는데… 속은 계속 불안해.


달 : 혹시 누가 뭐라고 해서?

무채 : 아니, 오히려 말 안 해. 근데 괜히 ‘이번엔 실수하지 말자’, ‘티 나면 안 된다’ 이런 생각이 계속 올라와.

달 : 그건 완벽주의에서 오는 긴장이야. 늘 긴장된 상태면 감정도 흔들릴 수밖에 없어.


무채 : 나 진짜 일 중독 같아. 누가 부탁하면 싫다고도 못 하고, 손이 먼저 나가.

달 : 제라늄은 그런 워커홀릭한 마음을 잠깐 쉬게 해주는 향이야. 이성적인 네 안에 감성적인 숨구멍 하나를 만드는 거지.

무채 : 근데 이 그림 속 여자는 진짜 고요해. 무너지지도, 과하게 애쓰지도 않아 보여.

달 : 머리 위에서 별처럼 빛나는 거 보이지? 저건 감정과 이성이 딱 맞아떨어졌을 때 생기는 에너지야.

무채 : 이 여자는 기대고는 있지만, 누군가한테 의지하는 건 아니네.

달 : 맞아. 녹색 기둥은 흔들림 없는 자기감정의 축이야. 외부 기준이 아니라, 자기 안의 감각으로 중심을 맞추는 거지.

무채 : 근데 그게 제일 어려워. 나 요즘 감정 기복도 너무 심해서… 말 한마디에 혼자 올라갔다 내려왔다 해. 사실 나 아끼는 후배 있는데 , 저 후배 내가 아니면 누가 챙기나 했는데, 내가 없어도 나한테 기대지 않아도 잘해 내는 걸 보면 또 은근 서운한 감정이야


달 : 제라늄은 그런 들쑥날쑥한 감정에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줘. 지금 네가 필요한 건 억지로 감정을 누르는 게 아니라, 네가 진짜 원하는 리듬을 찾는 거야.

무채 : 근데 맨날 지쳐. 속으로는 자꾸 “나 왜 이렇게 예민하지?” 하면서도, 또 참고 넘기고.

달 : 그건 몸에서도 반응이 온다는 뜻이야. 제라늄은 부신 호르몬 균형을 도와줘. 극심한 피로나 신경 긴장, 심지어 신경통에도 좋아.

무채 : 그러고 보니까… 나 요즘 진짜 어깨도 뻐근하고, 퇴근하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

달 : 그럴 땐 감정을 쓰다듬기보다, 잠깐 멈춰주는 것도 균형이야. 감정이 밀려오기 전에 숨부터 쉬는 거.

무채 : 나 그거 못 해. 자꾸 밀리니까, 회사에서도 버티는 게 일이야.

달 : 그래서 이 향이 필요했던 거야. 제라늄은 감정이 아니라,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태도를 먼저 정리해 주는 향이거든.


무채 : …두 번째 카드는, 볼펜을 든 여성이 뭔가 그리고 있네.


달 : 맞아. 사제의 복장, 보름달 아래, 시간과 공간의 모서리에 서 있는 여성이야. 그림 속 여자는 누가 뭘 시켜서 그리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뮤즈처럼 바라보는 사람이야. 매혹적이고 당당하지 않아?


무채 : 응. 혼잔데, 불안하지가 않아 보여. … 나는 혼자 있을 땐 꼭 뭐라도 해야 안 불안하던데.


달 : 누구한테 잘 보이려는 게 아니라, 자기 안에서 움직이는 사람이야.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남의 시선보다 자기 감각으로 창조해 내는 사람.


무채 : 나, 아까 얘기했던 그 후배 생각나. 내가 걔 일까지 다 챙겨줬었거든. 그땐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줄 알았는데… 어느 날 보니까, 내가 빠져도 그 후배 잘 해내더라고.


달 : 그때 좀 허탈했겠다.


무채 : 인정하기 싫지만… 은근 서운했어. 나 없이도 돌아가는구나 싶으니까. 근데 더 웃긴 건, 그걸 표현도 못 해. 말로 꺼내면 되게 유치해질까 봐.


달 : 그래서 로즈마리가 필요한 거야. 이 향은 “표현하라”라고 말하거든. ‘남들이 원하는 정답’ 말고,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꺼내라는 신호야. 억눌린 감정, 참아온 말들, 그런 것들이 막혀 있으면 창의력도 안 나와.


무채 : 표현하려고 하면 꼭 목이 막혀.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안 나오고, 괜한 말만 돌아.


달 : 왜 그럴까?


무채 : 사실은 기본적으로 표현은 잘 못하지만 , 그래도 대부분 친해지면 나름 잘하는 편인데 근데 후배한테만은 이상하게 아무 얘기도 못 하겠더라고. 마냥 옆에서 일만 도와주는 내 모습이… 나도 좀 낯설었어.


달 : 그런 순간 있지. 이 카드는 그런 “이름 모를 마음”을 풀어내는 향이야. 표현이 막히면 아이디어도 같이 잠기거든. 그것이 일이든 또 다른 이름이든


무채 : 그래서 요즘 생각이 안 나나 봐. 평소 같으면 아이디어가 툭툭 나왔는데, 요즘은 뭘 해도 재미가 없어. 그냥 해야 하니까 하는 느낌?


달 : 감정은 눌러두고, 머리는 피곤한데… 그 상태로 계속 기억을 꺼내야 하니까 더 힘든 거야.

소리가 안 나오는 것도, 생각이 끊기는 것도 결국 그 막힘 때문이거든.

이 카드는 그런 데 숨구멍을 열어주는 향이야.


무채 : 진짜 그래. 목도 자주 칼칼하고, 말도 버벅대고… 기운이 위로 안 올라오는 느낌?


달 : 그래서 이 향은 목 차크라를 자극해. 감정을 정리해서 생각으로 바꾸고, 그게 다시 ‘말’이나 ‘행동’으로 흘러가게 해 줘.


무채 : 그냥 기분 좋은 향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구체적으로 작용할 줄은 몰랐어.


달 : 향은 늘 정확해. 로즈마리는 특히 그래. 창의력은 자기감정에서 시작되니까. 자기 마음을 외면하면, 생각도 말도 남 얘기처럼만 흘러.


무채 : 나 요즘 머리도 무겁고, 목도 칼칼하고… 그냥 입 여는 게 피곤해.


달 : 그건 몸도 사인 보내는 거야. 로즈마리는 진통 작용도 있고, 정신 피로도 줄여줘. 간이랑 담낭 자극해서, 안에 쌓인 감정까지 조금씩 풀어주고.


무채 : …그럼, 그냥 향기로운 정도가 아니라, 진짜 ‘움직이게’ 하는 향이네.


달 : 맞아. 표현을 다시 시작하게 만드는, 그런 에너지야


무채 : …세 번째 카드는, 장미꽃이 가득하네. 여성 하나가 그 한가운데 앉아 있어. 표정이… 따뜻해 보여.


달 : 로즈야. 사랑과 회복의 에너지. 저 나선 문양 보여? 성장과 진화를 상징해. 삶이 다시 피어나는 느낌이 들지 않아?


무채 : 응, 이상하게… 그림 보는데 가슴이 좀 뭉클해.


달 : 이 그림 속 여자는 사랑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자기 안에서 이미 피워낸 사람이야. 따뜻함, 관능미, 자신감… 다 가진 여성이야


무채 : 응, 누군가를 바라보는 게 아니라, 자기를 안아주고 있는 느낌이랄까?


달 : 맞아, 누군가를 사랑하기 전에 붉은 망토처럼 열정을 가지고 자기 자신의 회복도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카드야.


무채 : 그러고 보니… 뭔가를 받으려는 게 아니라, 이미 충분한 사람 같아 보여. 더 주고 싶어지는 그런 느낌?


달 : 로즈는 그런 향이야. 서늘한 감정에 따뜻함과 편안함을 불어넣어. 마음 깊은 곳에 쌓여 있던 감정들이 서서히 녹아내리면서, 삶의 모든 영역이 건강하고, 행복도록 돕지.


무채 : 나… 사실 그 후배 얘기, 계속 마음에 남아 있었어. 이상하게 챙겨주고 싶고, 잘되면 기쁘고… 근데 그 감정이 뭔진 몰랐어. 그냥 내가 도와주는 줄만 알았어.


달 : 혹시 그 감정, 사랑이었던 건 아닐까?


무채 : 모르겠어…근데 그 애가 잘 해내는 걸 보면서 안심되면서도, 마음 한켠이 서운했어. 괜찮은 척했는데, 솔직히 허전했어.


달 : 로즈는 자기 방어를 위해 쌓아 올린 벽도 단숨에 무너뜨릴 수 있는 향이야. 무채가 그 벽을 너무 오래 쌓아 올린 건 아닐까?


무채 : …응.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이미 ‘그럴 자격 없어’ 하고 접어버렸던 것 같아. 그래서 그냥 묻어놨어.


달 : 근데 사랑은 우리 안 가장 깊은 곳에서 흘러, 과거에 어떤 사랑을 경험했느냐에 따라, 삶을 대하는 태도와 신념이 달라지기도 해. 하지만 중요한 건, 내가 허락하지 않은 과거는 미래를 결정하지 못해


무채 : …그 말이 이상하게 와닿네. 내가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으니까, 나도 누군가를 좋아하면 안 되는 줄 알았거든. 근데… 지금은, 나도 그런 마음을 느껴도 되는 거구나 싶어.


달 : 바로 그거야. 이 카드는 감정적 양육의 향이라 , 지금 무채에게 필요한 건, 누군가를 향한 사랑이 아니라

스스로를 향한 사랑과 허락이야. 그게 진짜 열정을 되찾는 첫걸음이거든.


무채 : …이 카드가 지금 나한테 와준 게, 우연은 아니었네. 이상하게 가슴이 따뜻해. 울컥하진 않는데, 그냥… 기척 없이 안아주는 느낌.


달 : 그건 로즈의 미들 노트의 힘이야,

가슴, 심장 차크라를 자극해서, 꽁꽁 얼어붙었던 감정을 부드럽게 녹여줘


무채 : 진짜… 지금 좀 편안해. 아까까지 목도 칼칼하고 답답했는데, 지금은 숨도 잘 쉬어지고.


달 : 이 향은 항우울 작용도 있어. 마음의 기운이 밑으로 가라앉았을 때, 다시 위로 올라오게 해 줘서 피부엔 수분을 공급하고, 몸에 화기가 올라왔을 땐 열도 내려줘. 그러니까 몸도 마음도, 모두 회복되는 향이야.


무채 : 그냥 예쁜 꽃에서 나는 향일 줄 알았는데… 내 안에 이렇게 깊이 닿는 힘이 있는 줄은 몰랐어.


달 : 향은 늘 정확하거든. 특히 로즈는 그래. 스스로를 사랑할 준비가 된 사람한테는, 절대 놓치지 않고 다가와.

따뜻하게 감싸주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치유를 줘


에필로그


오늘, 무채는 세 장의 카드를 통해, 처음으로 ‘자기감정’과 마주했다.


늘 도와주는 사람으로만 살아온 그녀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었던 자신을 알아채는 순간, 조용한 향기처럼 따뜻한 회복의 문을 열었다.


마지막으로 상담실 문을 열고 나 갈 때, 제라늄 +로즈마리+로즈 이렇게 에션셜 오일 블렌딩 해서 주면서 매일 귓불에 바르거나 흡입을 하면 좋다고 하니 무채도 좋아했다.

에필로그


오늘, 무채는 세 장의 카드를 통해 처음으로 ‘자기감정’과 마주했다.


늘 누군가를 도와주는 사람으로만 살아온 그녀는, 그 감정의 이름이 ‘사랑’이었다는 걸 알아차리는 순간, 조용한 향기처럼 마음속 회복의 문을 열었다.


상담실을 나서기 전, 나는 제라늄·로즈마리·로즈 블렌딩 오일을 그녀의 손에 쥐여주었다.


“매일 귓불에 살짝 바르거나, 향을 들이마시며 하루에 한 번, 내 마음을 안아주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무채는 조용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따뜻한 향이 그녀의 뒤를 천천히 따라 흘렀다.


그녀가 돌아간 뒤, 상담실 안엔 레몬과 로즈의 잔향이 은은하게 남아 있었다.

창문을 반쯤 열고, 따뜻한 차를 한 모금 마시며 플레이리스트를 틀었다.


Jason Mraz - I’m Yours

노머~ 노머~ 이제 더 이상~


익숙한 멜로디가 지금 이 순간, 마음을 가볍게 풀어주는 것 같았다.

감정이 지나간 자리엔, 입술보다 향과 노래가 먼저 남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에피소드는 블로그에서.

https://m.blog.naver.com/bina800726

어제 직접 만든 십 전대보환을 하나 꺼내 들었다.

몸이 지친다는 건, 어쩌면 마음도 고단하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오늘을 회복하는 시간.

나를 다시 안아주는 시간.


아로마도, 음악도, 한 알의 약방도…

모두 그 마음의 일부였다.

https://naver.me/5SS7jx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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