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숨, 붉은 심장

초록과 주황 사이, 남색눈빛

by 빛나

달: 잔을 내밀며, 오늘은 밤새 숨 고른 버가못 콜드브루야, 뜨겁게 우리면 떫음이 먼저 오는데 차갑게 우리면 시트러스가 스르륵 피어.


루팡: 향을 깊게 들이마시니, 첫 숨에서 부드러운 햇살이 번지고 머릿속 소음이 가라앉으면서 기분 톤이 한 단계 올라오는 것 같아.


달: 고개를 기울이며, 첫 모금이 닿는 자리를 떠올려봐, 가슴일 수도 있고 어깨나 배일 수도 있어.


루팡: 입안에 머금은 채 숨을 고르니, 가슴이 먼저 반응하는 것 같아. 살짝 열리면서 어깨가 풀리고 숨이 길어져. 요즘은 늘 뭉쳐 있었는데, 묘하게 힘이 빠져.


달: 잔 옆에 카드를 놓으며, 이건 오늘 네 이야기를 풀어줄 버가못 카드야, 콜드브루랑 같은 기운을 품고 있어.


루팡: 시선을 카드에 두니까, 보라빛 옷이 먼저 눈에 들어오네. 옷자락이 자유롭게 흐르고, 별무리가 예쁘게 둘러싸여 있어서 뭔가 나를 감싸주는 기분이야.


달: 맞아. 이 여인은 카렌이 아로마 카드를 그릴 때 유일하게 어린 여성으로 그렸어. 사춘기와 중년 사이, 인생의 한가운데를 걷는 나이, 활력이 한창이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데 너한테도 그런 시절이 있어?


루팡: 있어. 첫 입사했을 때. 하고 싶은 게 많아서 매일 아침이 기다려졌고, 하루가 꽉 찬 느낌이었어. 그런데 요즘은… 그냥 버티는 날이 더 많아.


달: 버가못은 그 눌린 의욕을 다시 꺼내게 해. 일상이 무료하고 무기력할 때, 심장과 영혼 깊숙이 스며들어 활기를 되찾게 해 줘.


루팡: 듣기만 해도 좋은데… 솔직히 난 지금 그게 간절해. 회사 일도 사람 관계도 지치고, 불안까지 겹치니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졌어.


달: 마음이 생기로 채워지면, 표정이 먼저 달라지고, 웃음이 많은 자리에서 네 자리도 따뜻해져.


루팡: 그런 환경에 다시 있고 싶어. 잠깐 쉬면 될 줄 알았는데, 마음이 잘 안 풀리더라.


달: 마음이 풀리면 몸도 따라와. 버가못은 불안과 우울을 덜어주고, 기분을 밝히고, 피부 트러블이나 입술포진을 완화하고, 몸의 순환을 도와


루팡: 아하, 요즘은 피부도 예민해지고, 계속 피곤한데 이것도 내 몸이 피곤하단 증거야?


달: 맞아. 특히 심장 차크라와 연결돼서 네 안의 녹색 숨결을 다시 흐르게 해. 그 숨이 표정까지 바꿔줄 수 있어.


루팡: 지금, 창문이 조금 열린 것 같아. 아주 약간이지만 바람이 들어오는 기분이야.


달: 그 느낌이 사라지기 전에, 이번엔 네 손으로 세 장을 골라봐.


루팡: 이렇게 세 장이 눈에 띄네. 뭔가 멈춰지는 느낌이라 끌려.


달: 너의 손끝에 끌리는 카드 세 장 중 첫 번째 아로마 심리카드부터 뒤집어볼까?


루팡: 응.


달: 시나몬이네. ‘냉정함과 내적 지향성’을 품은 카드야.


루팡: 냉정 함이라… 요즘 진짜 그래. 회사에선 꼭 필요한 얘기만 하고, 퇴근하면 바로 집. 연락 와도 거의 안 받고, 모임도 다 끊었어. 처음엔 그게 편했거든. 근데 요즘은 사람 얼굴 보는 날이 손에 꼽혀. 가끔은 내가 투명인간이 된 기분이 들어.


달: 카드 속 여인 봐봐. 황금빛 원 안에 서 있어. 원은 자아를 지키는 울타리인데, 오래 있으면 숨이 막혀. 너도 지금 그 원 안에서 꽤 오래 있었던 것 같아.


루팡: 맞아. 방패 같았는데, 이젠 감옥 같아. 안전하지만 재미없고, 내 세상이 점점 좁아지는 기분이야.


달: 머리에 둘러진 장식 보여?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쓰던 거래, 이건, 목표에 집중하는 힘을 주지만 다른 건 차단하기도 해. 너는 그 집중을, 사람을 받아들이는 데 쓰기보다 거리를 두는 데 썼던 거야.


루팡: 인정. 작년에 인간관계로 데인 적이 있어서 그 이후로는 그냥 ‘안 만나면 안 다친다’로 정했어. 근데 문제는, 혼자 있는 게 점점 습관이 돼서, 다시 나가기가 무서워졌어.


달: 그게 오래되면 마음이 식어버려. 시나몬은 그 식은 감정을 데워서 굳은 껍질을 벗기고, 네 안의 온기를 꺼내게 해. 내향적인데 억지로 외향적인 척하느라 지친 사람한테도 잘 맞아.


루팡: 나 딱 그거야. 회사에선 계속 웃어야 하고, 그래서 요즘 웃음이 사진 찍는 표정 같아, 집에선 멍하니 있다가 자고… 휴가를 써도 몸만 쉬고 마음은 그대로 지쳐 있어.


달: 몸에도, 감정에도 연차가 필요해. 시나몬은 따뜻한 성질이 있어서 관절·통증 완화, 기침·감기, 긴장·탈진에도 좋아. 네 어깨나 몸이 무거운 것도 에너지가 빠진 신호야.


루팡: 그래서 그런가, 요즘은 집에 들어오면 불 켜기도 귀찮아. 어깨는 돌처럼 굳어 있고, 씻고 나면 바로 침대랑 한 몸이야.


달: 시나몬은 천골 차크라를 자극해. 그곳은 생명력, 창조성, 움직이고 싶은 욕구를 다루는 자리야. 거기에 오렌지빛 에너지가 흐르면, 마음이 다시 밖을 향하게 돼.


루팡: 오렌지빛이라… 상상하니까 조금 따뜻하다. 그 색이 방 안에 번지는 그림이 그려져. 요즘은 좋아하는 색도 없었는데, 그건 괜찮네.


달: 색이 돌아오면 계절 바뀌는 느낌이 들어. 그때 원을 약간 넓혀서, 사람을 다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보는 거야.


루팡: 무섭지만… 나도 이제는 그게 필요할 것 같아.


달: 두 번째 카드를 열어볼게. 유칼립투스네. 키워드는 ‘통합’, 그리고 ‘통합적 사고’야.


루팡: 통합적 사고… 나랑은 거리가 멀어. 보고서 쓰다 딴생각이 끼어들고, 하루는 퍼즐처럼 흩어져서 붙이려 해도 자꾸 빠져나가.


달: 그 퍼즐을 다시 맞추려면, 낡은 조각들을 꺼내서 새 걸로 바꾸는 시간이 필요해.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아.


루팡: 맞아. 머릿속은 늘 뭔가 정리 중인데, 정작 일은 흐름이 안 이어져. 팀장이 준 업무만 처리하고, 점심은 혼자 먹고, 대화가 줄어드니 하루가 따로따로 흩어져 버려.


달: 카드 속 여인 뒤에 보름달 보여? 기울었다가 다시 차는 달처럼, 한 번 무너진 밸런스가 채워지는 걸 상징해. 뒤를 받치는 초록빛은 유칼립투스 나무 고유의 색인데, 크게 뻗어 나가면서 흩어진 흐름을 하나로 모아주는 힘을 품었어.


루팡: 듣고 보니, 난 그 흐름이 끊긴 채 오래 있었던 것 같아. 작은 실수에도 하루 종일 흔들리고, 괜히 불안해져서 미래 상황까지 미리 상상하느라 더 지치는 날이 많아.


달: 유칼립투스는 억눌린 감정과 혼란을 풀어주고, 후회와 두려움을 내려놓게 해. 불필요하게 예측하던 습관도 내려놓고, 네가 진짜 원하는 걸 향해 필요한 조각을 하나씩 이어 줄 거야.


루팡: 근데 나, 모임도 다 거절하다 보니 이제는 아무도 안 부르는 분위기야. 그게 은근히 서운하면서도, 막상 나가자니 더 어색해.


달: 그러다 보면, 몸에서도 신호가 와. 유칼립투스는 호흡기를 맑게 하고 숨길을 열어줘. 항균·진통 작용도 있어서 무겁게 가라앉은 몸과 머리를 한 번에 깨워줘.


루팡: 그래서 요즘 목이 답답하고 숨이 짧았구나. 머리랑 몸이 모두 막힌 느낌이었어.


달: 제3의 눈 차크라와 연결돼서, 남색 에너지가 스며들면 흐릿했던 생각이 정리돼서, 흩어졌던 퍼즐이 다시 맞춰지는 순간이 와.


루팡: 남색이라… 묘하게 안정되는 색이네.


달: 그 색이 네 마음과 생각을 다시 이어 줄 거야. 그게 유칼립투스가 주는 ‘통합’의 힘이야.


루팡: 이상하게도, 얘길 듣다 보니 남색이 서서히 노란빛으로 변하는 장면이 그려져.


달: 그래서 세 번째 카드가 필요했나 봐. 팔마로사야. 부드러운 빛 속에서 천사의 날개 같은 옷자락이 흩날리고 있어.


루팡: 표정이 참 편안하네. 멀리 보는 시선이 힘을 빼고 흐름을 타는 것 같아. 그런데 밑에 ‘순응’이라고 적혀 있네.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라는 거 같아서 좀 불편해.


달: 여기선 다른 의미야. 무조건 따르라는 게 아니라, 상황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면서 네가 흐름을 선택하는 뜻이야.


루팡: 유연하게… 그게 요즘 제일 안 돼. 회사에서 계획이 틀어지면 하루 종일 거기에 잡혀 있고, 사람 관계도 마찬가지야.


달: 최근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려줄래?


루팡: 지난달에 프로젝트 맡았는데, 중간에 팀장이 방향을 바꾸겠다고 했어. 준비했던 자료가 한순간에 무용지물이 된 거야, 웃어넘겼지만 속은 계속 불편했고, 그 뒤로 작은 변화에도 예민해진 것 같아.


달: 그럴 때 마음이 쉽게 굳어. 팔마로사는 그 굳은 틈에 바람을 넣어, 네 생각을 지키면서도 흐름을 조율할 수 있게 도와줘,


루팡: 난 그때 완전히 벽을 세웠어.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나를 가둔 거였네.


달: 이 카드는 그 벽에 창을 만드는 거야. 과거 상처나 불안에서 온 경직을 풀어주고, 새 변화가 들어올 공간을 열어줘. 그렇게 하면 삶이 던지는 크고 작은 변화와 다양함을 더 즐기게 될 거야.


루팡: 그때 조금만 숨통을 열었어도, 팀장이랑 어색하게 끝나진 않았을 텐데.


달: 이제라도 깨달았다는 게 중요해. 앞으로는 달라질 수 있다는 거니까.


루팡: 근데 그게… 머리로는 알아도 몸이 잘 안 따라줘. 상황이 오면 또 굳어버리거든.


달: 그래서 몸 얘기를 하는 거야. 팔마로사는 피부에 수분을 채우듯 마음에도 여유를 채워.


루팡: 피부에 수분? 그게 마음이랑 연결돼?


달: 긴장이 풀리면 표정도 부드러워지고, 기분 전환도 쉬워져. 여드름 완화에도 도움 되고.


루팡: 오, 그런 건 몰랐네.


달: 태양신경총 차크라랑 연결돼서 노란빛이 퍼지면 자신감이 돌아와. 미들 노트라 향이 오래가는 것도 그 힘과 닮았어.


루팡: 지금은 그 빛이 번지는 게 머릿속에 선명하게 보여.


달: 좋아. 시나몬이 닫힌 문을 열었고, 유칼립투스가 흩어진 마음을 모았어. 팔마로사가 그 마음을 부드럽게 변화로 이끄는 거지. 이 흐름이 네 하루를 다시 움직이게 만들 거야, 그리고 오늘 마무리는 미르 향초로 할까 해.


루팡: 향초?


달: 응, 같은 기운을 가진 미르 아로마 카드랑 잘 어울려. 불빛이 잔잔하고 향이 깊어서 영감을 오래 붙잡아 줘.


루팡: 지금도 은은하게 퍼지는 게 좋네.


달: 카드 속 여인 봐. 별빛 가득한 하늘 아래, 별이 수 놓인 옷을 입고 투명한 수정구슬을 들고 있어.


루팡: 점치는 장면 같아. 미래를 보는 시선처럼, 고정관념을 벗고 가능성에 집중하라는 것 같네.


달: 맞아. 미르는 점을 치는 게 아니라, 지금 상황을 깨닫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보여주는 거야.


루팡: 아~ 그러니까 아로마 카드와 오일이 나한테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거네. 새로운 생각이 떠오를 수도 있겠다.


달: 그렇지. 향초의 향이 영감을 받는 동안 너를 단단히 붙잡아 주고, 떠오른 꿈을 더 선명하게 만들 수 있어.


루팡: 안정감이랑 영감이 같이 오는 거네.


달: 베이스 차크라와 연결돼서 뿌리를 깊게 내리게 해. 그 안에서 빨간빛이 서서히 차오르고, 베이스 노트라서 향이 오래 가. 염증 완화나 자궁 건강, 피부에도 도움을 줘


루팡: 그래서인지 발끝부터 따뜻해져.


달: 그 에너지가 오늘 네 하루를 마무리하는 불빛이 될 거야. 돌아가는 길,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길 바라. 널 위해 준비했어. 추억의 노래, 카라의 ‘루팡’을 들려줄게

에필로그


오늘은 일에 치이고, 관계에 지친 내담자의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루팡은 노란 숨을 되찾고, 붉은 심장을 다시 느꼈다.


닫힌 문을 연 시나몬, 흩어진 마음을 모은 유칼립투스, 흐름을 받아들인 팔마로사. 그리고 그 모든 향을 단단히 묶어준 미르의 불빛.


나는 그 빛이 루팡의 하루 끝까지 이어지길 바란다. 발끝부터 올라온 온기가 마음까지 닿는다면, 더 부드럽게 숨 쉴 수 있을 것이다.


돌아가는 길에 건넨 ‘루팡’의 멜로디가, 오늘의 향처럼 오래 남기를 바라며, 「달의 아로마 심리코칭북」의 상담 사례 심리 에세이는 완결을 맞는다.


비록 쉼 없이 달려온 심리코칭북은 여기서 마무리하지만, 2025년 7월 초부터 주말을 제외하고 써 내려온 심리 상담 사례 에세이는 앞으로도 매일은 아니더라도, 가끔은 아로마 심리 상담 에세이로 이어질 예정이다.


여러분의 지친 하루에도 작은 숨이 머물기를 바라며, 오늘의 음악 큐레이션과 후기, 정보, 추가 에피소드는 블로그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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