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마음이 언제까지 유효할지
청이에게 가지고 싶은 게 있는지 물어봤다. 특별한 건 아니고, 내년에 있을 청이의 생일을 미리 준비하려 했다. 좋아하는 선물을 해주고 싶다. 좋아하는 선물의 갈피라도 잡아야 후보들을 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청이에게 답장이 왔다. 회의 중이니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나는 얻은 것 없이 휴대폰 화면을 껐다. 노트에 줄을 직직 그어가며 생각했다. 내 생각이 노트에 써지진 않았다. 너무 복잡해서 쓰기 귀찮았다. 한숨을 내쉬다가 알림이 온 걸 확인한다.
-요즘에 차에 관심이 있어
그리고 청이는 내게 차 종류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홍차, 엽차, 우롱차. 고삼차 먹어봤어? 페퍼민트차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대. 너 요즘 피부 안 좋다고 하지 않았니? 루이보스차 먹어봐.
청이는 얼토당토않은 지식을 뽐냈다. 이 이야기를 시작한 이유를 까먹은 것 같았다. 한참 차에 대해 떠들다 일을 해야 한다며 가버렸다. 대화방엔 보낼까 망설인 내 메시지만 둥둥 떠다녔다.
나는 유독 청이에게 주는 선물이 어려웠는데, 청이는 무언갈 좋아한다는 걸 티 내지 않았다. 뭐든 좋다고만. 언제나 모호한 대답은 내가 청이에게 해주는 게 맞는 방향인지 헷갈렸다. 청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게 맞는 걸까, 좋은 척 연기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나마 청이에게 얻어낸 대답은 차. 하지만 난 그쪽에 지식도 없고 관심도 없다. 티백 여러 박스를 사야 할까? 무슨 종류의 차를 좋아하는 거지? 깜짝 놀랄 선물을 해주고 싶은데, 좋아하는 것들로 꽉꽉 채워주고 싶은데, 과연 지금의 마음이 오래도록 유지될까?
단순히 이 순간만 좋아하는 거면 어쩌지? 먼 훗날에 지금의 순간을 선물했을 때, 그땐 더 이상 좋아하지 않을 수 있잖아.
나는 청이와의 대화방에 그새 닳아버린 메시지를 보냈다.
-나도 차 마셔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