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공원을 걷다,
한구석에서 고무줄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가만히 멈춰 서서 바라보았다.
요즘도 고무줄 놀이를 하는구나 싶어 신기하기도 하고,
어릴 적 친구들과 뛰놀던 기억도 나 작은 미소가 번졌다.
그렇게 한참을 신나게 땀 흘리며 놀던 아이들은
“우리 다음에 또 같이 하자!”하며
아쉬운 얼굴로 손을 흔들며 헤어졌다.
해맑게 멀어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그들이 남기고 간 ‘우리’라는 단어를
가만히 입안에 굴려 보았다.
나는 오래전부터 어떤 말보다 ‘우리’라는 말을 들으면
이유 없이 마음이 누그러졌다.
그 말이 대단해서라기보다, 그 안에 스며 있는 온도가
문득 내 마음까지 번졌기 때문이다.
‘우리’라는 단어는
나와 너 사이를 부드럽게 이어주는 다리 같았다.
작고 사소해 보이지만
분명한 온기가 있어 좋았다.
그래서 나는 자주
우리라는 말을 쓰기도 하고
또 그런 말을 들을 때 마음이 편안해졌다.
“너는 내 편이야.”
직접 말하지 않아도
보이지 않는 고무줄이 우리 마음을 다정하게 당겨주는 것 같았다.
살다보면 나 홀로 감당하기엔
너무 큰 세상이 불쑥 밀려올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곁에 있던 사람들이
“우리, 다 괜찮아질 거야.” 라고 말해주면
그 어떤 말보다 위로가 됐다.
어른이 될수록
무게를 나눠 드는 일이 어려워지고,
도움을 요청하는 일도 조심스러워지는데
누군가가 나를 ‘우리’라는 울타리로 데려다 놓을 때면
그 작은 울타리 안에서
오래도록 나는 안도하며 편안한 숨을 고르곤 했다.
그러니 당신도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하려 너무 애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이 무겁고 버거운 날엔
누군가 살며시 내어주는 우리라는 자리표에
못 이긴 척 가만히 기대어도 보기를.
그리고 나 역시
누군가 홀로 비틀거리며 외로워할 때
반대편 고무줄을 단단히 잡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우리 같이 하자.”
누군가의 고단한 하루에
기꺼이 나의 한쪽 자리를 넉넉하게 내어줄 수 있는
그런 다정한 어른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