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물들다

by. 봄볕. 오늘의 시

by 봄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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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외로운 것들이

조용히 떠오른다


그렁거리던 삶들이

하나, 둘

구름 위로 걸린다


노을은

붉은 눈으로

뜨겁게 숨을 고른다


작고 둥근 몸 하나 열어

말없이

너와 나의 하루를 품는다


대가도 없이

스스로를 태우며

남김없이 저물어 어둠 안으로 덮일 때까지


저 붉은 끝자락에

우리는

몇 번이나 등을 기대었을까


뭉개진 몸으로

다시 피어나는 너를 보며


나는 얼마나

많은 저녁을 기다렸던가


오늘은

너 바라보는 대신

너를 닮아 서보려 한다


물들기 위해서가 아닌

물들게 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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