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삶- 백은별 <시한부>

유별난 게 아니라 특별한 거라고

by chiimii

어느 날 유튜브에서 우리나라 문학계가 밝다며 베스트셀러 소설 작가가 중학생이라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중학생이 책 낼수도 있지~ 하고 넘어갈 뻔 했는데,, 인터뷰에서 얘기하는 내용이 심상치가 않아서 다른 영상으로 넘어갈 수 없었다.


스스로 자신의 죽을 날을 정한 삶도 시한부일까? 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어른들이 아는 것보다 실제로 청소년들은 우울증이나 자살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한다. 한 달전 밤이었나. 그 때도 브런치스토리라는 에세이 플랫폼에서 고등학생 딸의 자살을 겪은 어머니의 글을 보며 엉엉 운적이 있다.

이 소설은 중학생의 시선으로 쓰인 글이라 그런지 나도 읽는 내내 '대한민국 어른'으로서가 아닌 '1n년 전 중학생의 나'를 불러와 읽게 되었다. 그치.. 그 땐 참 어른들을 이해시키는 게 어려웠다. 이러면서.. 생각해보면 아무 이유 없이 우울한 날도 있었다. 차라리 어떤 억울하거나 슬픈 일이 있었으면, 분명한 원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 원인으로 마음껏 우울해할 수 있게!

지금 생각해보면 여러가지 복합적인 원인으로 생긴 우울함이었겠지만 그 나이때는 기분의 명확한 이유를 몰라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나도 어느새 어른이 되어(ㅜㅜ) 우울해질 수많은 분명하고 현실적인 일들을 겪다보니 내가 사춘기 때 느꼈던, 학창시절 느꼈던 모호하고 분명하지 않았던 감정들은 잊고 살아온 게 아닌지,, 모든 어른들이 그런 자신의 어릴적 모습을 잊고 살아서 아이들에게 시간이 해결해준단다거나 마음먹기 달렸다거나 이런 슬픈 조언들밖에 해주지 못하는 건 아닐까. 그런 고민이 별거 아닌 것을 알아버린 어른이 아닌 과거의 그 나이 때로 돌아가서 이해해줄 순 없는 걸까.

소설 속 우울한 주인공들의 속마음이 실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마음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현실이 슬프다. 지금은 주변에 청소년들을 접할 기회가 없지만, 나중에 내 조카가 크거나 내 자식이 생긴다면.. 너 나이때가 제일 좋을 때야~ 그런 고민 나중에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어쭙잖은 조언은 하지 말아야겠단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책을 읽으면서 잊고 살던 어린 시절 나의 마음을 오랜만에 꺼내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 어른들에게 말하는 내 생각이 '유별난 생각'의 취급을 받기도 했던 그 나이 때.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른이 되면서 점점 사람들에게 자신의 얘기를 하지 않게 되나보다. 나를 들킬까 입을 다물게 된다는.. 유별난 게 아니라 특별한 거라는 얘길 들을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난 그런 어른이 되어야지! 하는 참 생각이 많이 들게 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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