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워홀이 정말 돈 벌기 좋은 기회라는 말에 100퍼센트 공감한다. 퍼스에 있을 땐 몰랐다. 내 주변 환경도 달랐고 그렇게 '간절함'이 없었기에.
내 말에 공감을 못하겠다면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연봉이 이미 한국에서 억대를 찍는 사람이거나, 한국에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가 몇 개 있어 일을 안 해도 달마다 돈이 들어오거나, 호주 생활하면서 '생각 없이' 돈을 쓰는 사람들이다. "호주 워홀의 목표가 돈이에요" 이 말해놓고 주에 세후 1000불 벌어놓고 놀러 다니거나 술, 담배를 생각 없이 사고 주말마다 놀러 다닌다. 물론 1500불을 벌든 2000불을 벌든 소비가 그만큼 크면 그거대로 문제다. (소비가 많은 사람은 아끼고 싶어도 못 아낀다. 나도 이해가 가질 않았는데 진짜 그런 사람들이 많다.)
무튼 오늘은 돈 벌기(Earning)에 포커스를 두기보단 돈을 모으기(Saving)에 중점을 두겠다. 기본적으로 돈을 버는 게 목표면 주 7일은 일하고 돈을 벌거예요 라는 말을 하도록 하자. (내가 주 5일, 6일을 하는 상황이었으면 이 말을 할 명분이 안 됐을 거다.)
과거의 내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며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고 내가 아는 선에서 글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내 과거 통장 내역과 현재 통장 소비 내역을 비교해 봤다.
7월 초에 이사를 한 상황이고 많은 게 바뀔 때이다.
4월, 5월, 6월 모두 퍼스의 생활이다. 이때의 내 생활을 말하자면 주 5일 근무로 주말마다 심심하면 친구들 만나서 맥주 마시고 도시 나가서 놀던 생활로 가득하다. 비싼 담배도 사서 폈다. 술도 한국보다 비싸다. 외식 경험도 몇 번 있다. 초콜릿, 과자 같은 군것질이 많았다. (시급이 30불인데 간식거리가 2불~3불 이 별거겠어? 하며 종종 사 먹었는데 이게 모이다 보면 큰돈으로 변한다. 에너지 드링크, 커피, 초콜릿, 과자, 등 이런 것만 아껴도 엄청 줄어든다.)
필요 없는 소비가 많았다. 버스비가 2.2불이다. 집에서 일터까지 걸어서 20분 자전거를 샀으면 7분도 안 걸렸을 것. 하지만 2개의 일자리로 매일마다 2.2불짜리 버스를 4번 탔다. (집-일-집-일-집) 그럼 4일이면 거진 20불이 소비된다. 만약 자전거를 샀더라면?
맥도널드, 헝그리잭스 참 맛있다. 와퍼 하나 11불이면 맛나게 먹는다. 근데 11불이면 쌀 5킬로짜리 한 포대를 산다. 아니면 신라면 행사할 때 5 봉지 2묶음도 가능하다. 감자 3킬로 구매 가능하다. 당근 10킬로 이상 구매 할 수 있다. 가끔씩 외식을 즐길 순 있다. 근데 돈을 모은다는 목표를 두고 밥을 매일 패스트푸드로 때운다?
여가생활을 즐기고 싶다. 난 운동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헬스장 회원증을 끊어 주마다 10불이 나갔다. 헬스도 좋지만 턱걸이, 푸시업, 딥스, 달리기 같은 맨몸운동을 해보는 건 어떨까? 몸을 만드는 게 목표인가 돈을 버는 게 목표인가?
여행을 좋아하면 자연스레 돈은 나간다. 친구들이랑 딱 한 번 2박 3일 여행을 떠났다. 갔다 와서 통장을 확인하니 700불이 나가있더라. 목적지에 갔다가 그냥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가? 보통 여행을 떠나면 장도 보고, 유명한 카페, 밥 집도 들려주고, 기름값도 나가고, 군것질 비용도 자연스레 나간다.
좋은 집에 살고 싶다. 호주 집 값은 정말 비싸다. 근데 잘 알아보지도 않고 대충 이 집 깨끗하고 좋아 보여하며 주에 200 후반에서 300불 혹은 그 이상 집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많더라. (돈을 벌고 싶은데 돈이 안 모이는 사람들을 말한다. 돈 상관없는 사람들은 어디에서 살든 상관없다.) 현재 난 정말 운이 좋게 정말 싼 방에서 주 150불을 내며 살고 있다. 컨디션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단지 화장실 바로 옆이라 약간 시끄러울 뿐, 돈 아끼려는 나에겐 최고의 선택지다.
우리의 시간은 사실 금보다 가치가 없을 수도 있다. 나는 나의 가치와 어느 기업 사장과의 가치는 다르다고 느낀다. 그 사람들의 시간은 정말 금이다. 하루라도 빨리 기업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할 판에 누구처럼 뭐가 천 원 더 싼 지 낭비할 시간이 없단 말이다. 근데 나와 같은 일반 노동자들이 한 푼이라도 더 아끼려는 시간에 소비하는 게 귀찮다?
https://youtu.be/IRPNYsBsfs8?feature=shared 오늘 우연히 본 영상인데 호주에서 돈 벌기가 참으로 편하구나를 또다시 느낀다. 호주에서 나 같이 학벌 없는 고졸이 월 400은 사실 쉽게 번다. 근데 이것조차 귀찮다고 일을 줄여나간다? 한국에서 이 분처럼 한 번 하고 나면 호주에서 일하고 싶어 미칠 거다 분명.
"퍼스에서 그만큼 돈도 많이 쓰고 추억도 만들었잖아"라고 말하면 그래 추억은 만들었다. 근데 굳이 그게 인생에 도움이 된 건지 모르겠다. 현재의 내 모습으로 그때의 시간을 되돌아본다? 놀 시간에 돈이나 벌라고 말하고 싶다. 즉 후회는 있다. 만일 지금처럼 돈 아끼고 조금이라도 일을 더 했으면 많은 돈이 모였을 거다.
나는 소비가 적어도 불편함을 못 느낀다. 굳이 남들한테 잘 보일 직업도 아니라 머리도 혼자 깎고 옷도 똑같다. 가방 끈은 끊어졌다. 그냥 매고 댕긴다. 근데 순간적으로 남을 의식하면 약간 부끄럽더라. 근데 그것도 잠시.
굳이 좋은 밥 필요 없다. 맛있는 건 단지 내 '만족감'을 채우기 위함이지 필수는 아니다.
이 말은 모두 나에게 다시 상기시키는 말이다. 약간의 해이함이 찾아오거나 지칠 때마다 지금의 마음가짐을 다시 볼 수 있게 나를 위해 적은 글이다. 난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주고 싶지도 않고 할 레벨도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