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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의 삶은

에세이

by 장순혁

불타오르는 태양이 몸을 식히려
바닷속으로 잠기는 저녁

언덕에 올라 바라보는
지평선 너머 사라지는 긴 그림자

이슬로 사라지는 사람들
모래로 사라지는 사람들

어쩌면 푸르른 나뭇잎들은
낙엽이 되기 위해 자라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들은
죽기 위해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평화는 넘쳐흐르는 법

수많은 눈물방울 속에서도
기쁨은 차오르는 법

이슬로 사라지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담배 한 대를 태운다

모래로 사라지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물 한 잔을 따른다

고통의 끝으로 가는 이들이여
절망의 끝으로 가는 이들이여

모든 고통과 절망의 끝은
행복과 희망의 시작점이다

그대들의 삶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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