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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 선택

by 단이


나는 겨울방학을 지내고 고등학교에 입학할 날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나는 나의 아픔이 학교에서 시작되었다 생각하여 학교라는 공간이 무섭고 두려운 공간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가고 싶었던 이유는 그 두려움을 마주하고 극복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입학 전 학교에 교과서를 가지러 가는 날이 다가왔다.

가기 전부터 집에서부터 덜덜 떨며, 또 얼굴이 하얘지면서 몸에 오한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가야 하기 때문에 필요시 약을 먹고 갔다 왔다.


학교 앞에 서서 괜찮다를 10번 세고 들어갔다.

몸에 긴장을 너무 했는지 몸이 얼어버렸다.

그렇게 교과서를 잘 받아서 집에 왔다.


입학하기 하루 전날부터 하루 종일 떨고 있었다.

그러다 입학하는 디데이가 다가왔다.

나는 약을 먹고 용기 있게 학교로 갔다.


나는 나의 반으로 들어갔다.

반에 들어가니까 번호대로 앉으라는 안내문과 아직 어색한 친구들 속에 앉았다.

앉아있는 내내 다리를 떨고 손톱을 물어뜯으며 불안한 강아지처럼 있었다.


엄마는 걱정되는 마음에 계속 괜찮냐는 연락을 보냈다.

근데 갑자기 손이 떨리기 시작하면서 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아직 담임선생님이 들어도 오기 전에 공황이 와서 나는 조회도 담임선생님 얼굴도 못 보고 나와야만 했다.


처음 보는 친구들한테 그런 모습이 보이기 싫었던 나는 얼른 가방을 챙겨 학교에서 나왔다.

나오자마자 아니나 다를까 과호흡이 왔고, 약을 먹고 집으로 가야만 하는 상태였다.

입학 첫날에 반에 들어가기만 하고 공황이 와서 친구들과 친해질 시간도 없이 선생님을 보지도 못한 채 나온 내가 너무 한심하고 너무 싫었다.


방에 들어가서 울었다. 그리고 나는 나를 자책했다.

왜 그것도 못하는지 왜 반에 가만히 앉아있는 것조차 못하는지 내가 너무 싫고 한심했다.

그러고서는 생각했다.


내가 이렇게까지 하면서 학교를 다니는 게 맞는지... ,

학교라는 공간에 들어가기만 해도 숨을 못 쉬는데 가는 게 맞는 건지,

그렇게 생각하며 하루가 갔다.


다음날 학교를 가야 하는데 가기가 두렵고 무서웠다.

어제 같은 일이 또 벌어질까 봐 그래서 또 학교에서 뛰쳐나오게 될까 무서워 오늘도 어김없이 나는 학교를 못 갔다.

그렇게 일주일을 학교를 빠진 나는 어쩔 수 없는 자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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