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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산불, 안동까지 확산, 자연의 침묵

by 서강

유혹과 성찰


나는 오늘도 세상의 유혹 앞에서 한 걸음 물러선다. 언어의 깊이를 탐구하고, 내면의 인격을 다듬는 여정에 서 있다. 때로는 차가운 이성의 눈으로, 때로는 따뜻한 감성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빼어난 능력과 결여된 인성, 그 미묘한 경계에서 우리는 늘 선택의 기로에 선다. 회사에서, 예술의 현장에서, 우리의 일상에서 - 과연 무엇이 진정으로 중요할까?


능력과 인성


업무에 탁월한 사람,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지만 차가운 인간미 없는 이들이 있다. 반대로 따뜻한 마음을 지녔지만 업무는 엉망인 이들도 존재한다. 현실은 냉정하다. 대부분의 조직은 결과를 먼저 본다. 예술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작가는 글로, 화가는 붓으로, 가수는 목소리로, 배우는 연기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그들의 개인적 삶은 때로 대중의 거친 시선에 노출된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상대방을 판단할 때 과연 나는 공정했던가? 남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나만의 기준을 지켰던가? 팔랑귀처럼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단단한 내면의 뿌리가 필요하다. 다른 이의 부정적인 말에 휩싸이지 않고, 나만의 독립된 시선을 유지해야 한다.



불의 언어, 자연의 눈물


봄날의 하늘, 그 푸르름을 집어삼킨 것은 한순간의 부주의에서 시작된 불꽃이다. 경북 의성군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가 산불이 되어 안동까지 번지고 있다. 걷잡을 수 없는 욕망처럼 무섭게 타오른다. 불은 숲의 역사를 한순간에 지워버리고, 수십 년간 자라온 나무들의 침묵을 잿빛으로 물들인다.


나무들은 무방비 상태에서 대책 없이 당하고 만다. 침묵으로 일관한다. 그들의 고통은 말없이 퍼져나가는 연기처럼 조용하다. 인간의 부주의한 한 순간이 만들어낸 황폐함 앞에서 자연은 오직 피해자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말처럼, 이 작은 불씨는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괴물로 변모했다. 단 한 번의 부주의한 행동이 광대한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잔인한 현장이다. 미세먼지는 불의 흉포함을 더욱 가중시킨다. 하늘을 뒤덮은 회색 먼지구름은 자연의 울부짖음이자 인간에 대한 경고다.



자연으로부터 배우는 삶의 지혜


자연은 우리에게 묻는다. 인간의 부주의함, 인간의 무관심이 얼마나 큰 상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작은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내는지를, 자연은 여전히 침묵한다. 그러나 그 침묵 속에는 인간에 대한 무언의 경고가 담겨있다. 더 이상 인간도, 자연도 다치지 않기를, 자연의 힘을 기다린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주기를,


일출과 일몰은 붉다. 중천에 뜬 해는 하얗다. 중천에 뜬 해를 보려면 손으로 눈 위에 그늘막을 만들어야 볼 수 있다. 일출과 일몰의 붉은빛의 배려로 그늘막 없이 마음껏 보면서 감탄할 수 있다. 인간을 위한 배려다. 해를 통해 너그러움과 배려를 배운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세상의 유혹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기준이다. 조그마한 유혹에 휩쓸린 것은 유혹을 한 사람 문제가 아닌, 내 욕심의 문제라는 것을 깨닫는 아침이다. 더 이상 유혹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 팔랑귀를 꽉 틀어막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성찰하며 나아가리라,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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