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금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금 값, 금 한 돈 4만 원 할 때가 있었다. 부담 없이 돌잔치에 금반지를 선물로 주고받았다. 지금은 꿈도 못 꿀 일이다. 미래를 내다볼 줄 알았다면 금반지, 금목걸이, 금괴등을 보석함에 가득 채워 놓았을 거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다. 드라마 부잣집 막내아들의 주인공 송중기라면 가능할까?
하지만, 반짝이는 금보다 귀한 수많은 생각의 조각들이 매일 이렇게 스쳐 지나가고 있다. "이거 정말 멋진 생각인데!" 하고 가슴 한편이 설렐 때면, 그 순간을 꼭 붙잡고 싶어 진다. 깃털보다 가벼운 생각들은 바람결에 흩어지듯 금세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금을 모으지 못해 후회하지만, 금 보다 귀한 스쳐가는 생각들은 꼭 모아야겠다. 후회하지 않도록,
"잠깐만, 화장실 좀 다녀올게!"
카페에서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가도 불쑥 떠오르는 생각들.
화장실로 달려가 메모장 앱을 켜고 새들이 물어가기 전에 기록한다. 처음엔 조금 민망했지만, 이제는 당연한 일상이 되어 당당하게 한다. 초등학교 소풍에서 보물찾기 하는 아이처럼 동심의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되었으니까.
운전 중에는 카카오톡 음성녹음이, 독서 중에는 책의 여백이, 산책 중에는 메모장 앱이 친구가 되어주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아침 산책에서도, 책장을 넘기는 고요한 순간에도, 귀중한 생각들이 반딧불이처럼 반짝이며 날아들었다.
밴드에 작은 메모 창고를 만들었다.
마치 단풍잎을 책갈피에 넣어두듯, 스치는 생각들을 정성스레 모아두었다. 때로는 사물을 보며 떠오른 단상이, 때로는 대화 속 반짝이던 통찰이, 때로는 고요한 사색 속 깨달음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가을날 홍시를 하나씩 꺼내 먹듯, 메모장을 펼쳐 흩어진 생각들을 모아 본다. 무게 없던 생각들이 글이 되고 글이 모여 이야기가 되고, 이야기가 쌓여 인생이 된다. 마치 퍼즐을 맞추듯, 조각조각 흩어진 생각들이 하나의 그림을 완성해 간다.
처음엔 어색했다. 지하철에서 폰을 꺼내 메모하고, 운전 중에 음성녹음 버튼을 누르는 일이.
하지만 이제는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매 순간이 새로운 발견으로 가득하다.
어제의 생각이 오늘의 영감이 되고, 지난달의 단상이 이번 달의 이야기가 되어간다.
무게는 없지만 가치는 무한한, 스쳐가는 생각들을 붙잡는 일. 그것은 마치 반딧불이를 모으는 것처럼 설레고 신비롭다.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작은 빛들처럼, 일상 속 반짝이는 순간들이 모여 우리의 삶을 밝혀준다.
소중한 생각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스쳐 지나가고 있지는 않은가? 서둘러 붙잡아두자. 그것이 바로 삶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을 기록하는 방법이니까.
하늘을 스치는 별똥별을 놓치지 않으려 하듯, 스치는 생각들을 붙잡아두는 일. 그렇게 모아진 반짝임들이 우리 삶을 빛나게 만들어준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의 마음속에서 반짝이고 있는 그 생각들을 놓치지 않았으면 졸겠다. “금보다 비싼 생각의 보물이 글 곳간에 차곡차곡 쌓여간다. 진정한 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