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시작은 어디일까?
작은 책장 한편에 자리 잡은 '좋은 생각' 월간지. 그 제목만으로도 설렘이 가득했던 시절이 있었다. 매달 새로운 호를 기다리며 첫 페이지를 넘기던 순간의 떨림이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 시작은 어디일까? 옛말에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했던가. 한 끼의 식사 자리에서 만난 특별한 깨달음. 사십 년이라는 세월도 녹슬지 않은 우정을 나누는 여섯 친구. 맛있는 음식이 한가득 올라온 식탁. 화장실을 다녀온 친구가 불쑥 던진 한마디. "이 집은 다 좋은데, 한 가지 문제가 있네." 잔잔하던 식탁 위로 미세한 파문이 일었다. 그때 흘러나온 조용하지만 단단한 목소리. "그 한 가지 문제는 말하지 않았으면 해.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인걸." 순간의 긴장이 따스한 미소로 바뀌며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정말 감사한 일이지."
부산큰솔나비독서모임에서 맞이하는 매일 새로운 발견의 순간들. 한 권의 책이 천 개의 이야기로 피어나고 그 속에서 함께 성장한다. 마치 수많은 빛깔의 실이 모여 따스한 스웨터가 되어가듯. 장미밭에서 누군가는 가시를, 또 다른 누군가는 꽃을 본다. 좋은 생각은 책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시작되어 일상이라는 캔버스 위에 조금씩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