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이 어버이날이에요
엄마, 불러도 대답 없는 그 이름
어버이날 아침, 창가에 걸린 달력을 보며 문득 엄마의 손길이 그리워졌어요. 작은 화분에 물을 주다가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봤을 때, 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엄마의 미소 같아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엄마가 떠나신 지 몇 해가 지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움은 더 짙어지는 것 같아요. 가끔 길에서 엄마와 닮은 뒷모습을 보면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지곤 해요. 하지만 다가가면 엄마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고, 그 순간의 실망감이 어린아이처럼 저를 덮칩니다.
우리 삼 남매를 키우느라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아요. 아버지 없이 혼자서 세 아이를 키우는 일이 얼마나 버거웠을지, 지금에야 상상이 갑니다. 새벽부터 판장에 나가 쥐포 경매를 받아서 리어카 아저씨 뒤에서 밀고 오시던 엄마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늘 웃음 지으셨던 엄마. 그 웃음 뒤에 얼마나 많은 눈물과 한숨이 숨겨져 있었는지를 이제야 아주 조금은 알 것 같아요.
"나중에 크면 엄마 효도할게요"라고 말할 때마다 "그냥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고 하셨던 엄마. 그 말씀대로 우리는 건강하게 자랐는데, 정작 엄마한테 제대로 된 효도 한 번 못 해 드리고 보내드렸다는 생각에 가슴이 무너져 내립니다. 엄마가 좋아하셨던 과일가게 앞을 지날 때마다, 좀 더 많이 사드릴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와요.
아침마다 마주하는 엄마 사진을 보면서 대화할 때면 엄마 목소리가 너무 그립습니다. 엄마 손 잡고 새벽 정한수 물 길으러 다니던 생각, 소풍 가는 날이면 새 옷을 사서 입혀 보내시던 엄마의 손길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손으로 대충 주물럭주물럭 만들어 주시던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김치, 친구들도 종종 그 맛이 그립다고 해요. 비 오는 날이면 만들어주시던 야채새우튀김과 빼때기죽,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 맛을 그리워하게 될지,
나무가 크면 그림자도 커진다는 말이 있죠. 엄마의 사랑이 그런 것 같아요. 엄마가 안 계신 지금, 그 사랑의 크기가 더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엄마의 희생과 사랑으로 우리 세남매가 단단하게 자라날 수 있었습니다.
어버이날 엄마 가슴에 카네이션을 꽂아 드리면, "아직 이거 꽂을 나이는 아니다"라며 쑥스러워하시던 엄마 모습에 눈가가 촉촉해 옵니다. 오늘은 카네이션을 사서 엄마의 사진 앞에 두려고 해요. 여행 좋아하시는 엄마와 여행도 더 많이 다니고, 더 많이 안아드리고,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할 걸 그랬어요. 왜 그렇게 인색하게 사랑한다는 말을 아꼈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이제는 알아요. 엄마의 사랑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있다는 것을,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그 사랑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천국에서는 편히 쉬세요. 더 이상 고생하지 마시고, 삼 남매가 잘 살아가는 모습 가끔 내려다봐 주세요. 그리고 알아주세요, 엄마. 당신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엄마의 딸이라는 사실이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러워요. 낳아주고 길러 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영원히 그리울 당신, 울 엄마께 못난 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