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화 박복한 년, 내 엄마

닿지 못한 손길

by 서강


요양원 생활은 그럭저럭 적응해 가셨지만, 코로나가 찾아오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면회가 전면 금지되자, 영문을 알 리 없는 엄마는 우리가 오지 않는 이유를 몰라 서운해하셨을 것이다.

가끔 허락된 창문 너머 면회에서도, 유리 사이로 마주한 엄마의 눈빛은 반가움보다 허전함이 먼저였다. “멀리서 오느라 고생했지.” 그 한마디 뒤에는 ‘왜 이렇게 안 오나’ 하는 서운함이 숨어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찾아가면 손을 꼭 잡고, 놓을 줄 모르던 그 따뜻한 손길. 그 손을 잡아주지 못하는 시간 동안, 엄마는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생각해 보면, 엄마의 삶은 늘 남을 위해 채워졌다. 남편을 위해, 시어머니를 위해, 자식들을 위해, 정작 엄마 자신의 인생은 한 번도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식당에서 부모님 모시고 식사하는 가족을 보면, 괜히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 자리에 엄마를 앉혀 드릴 수 있었다면, 따뜻한 밥 한 끼라도, 마음껏 대접해 드릴 수 있었다면… 하지만 이제 그 빈자리는, 아무리 애써도 채워지지 않는다.

그렇게 한 많은 세상을, 희생만 하다 조용히 떠난 엄마. 그리움은 여전히 요양원 창가에, 햇살을 받으며 우리를 기다리던 그 모습 속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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