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파엘다 Nov 22. 2024

상대방을 위한 노력


봄비가 내린 다음 날, 공기가 맑았다. 그는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두 사람의 관계는 점점 더 단단해졌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최근 들어 그녀가 자신의 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는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내가 먼저 그녀를 더 잘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

이 질문은 요즘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녀는 늘 그에게 많은 것을 배려해 주고 이해해 주었지만, 그는 자신이 그녀를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스스로 약속했다. 이번에는 그녀를 위해 진심으로 노력해 보겠다고.


그는 그녀의 하루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작은 것부터 시작했다. 그녀가 늘 이야기했던 그녀의 업무, 취미, 그리고 관심사를 하나씩 알아보았다. 특히 그녀가 요즘 빠져 있는 도예 수업에 관심을 가지기로 했다.


그녀가 도예 작업실에서 그를 처음 봤을 때, 그녀는 눈을 크게 뜨며 놀랐다.

"여기 왜 온 거야? 도예에 관심 있었어?"


그는 약간 머쓱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 잘 모르겠어. 하지만 네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싶어서 왔어. 가르쳐 줄 수 있어?"


그녀는 잠시 말없이 그를 바라보더니, 이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같이 해보자. 손이 더러워질 각오는 해야 해."


그날 두 사람은 도예 작업실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는 어색하게 흙을 만지고, 처음부터 엉망으로 작품을 만들었지만, 그녀는 한 번도 웃지 않고 그의 손을 잡아주었다. "이렇게 천천히, 흙을 감싸듯이 움직이면 돼." 그녀의 설명은 마치 그의 마음에 대한 가이드처럼 들렸다.


그가 그녀의 관심사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여준 이후, 그녀는 점점 더 편안한 표정으로 그와 시간을 보냈다.

"사실 네가 이렇게 노력할 줄 몰랐어. 솔직히 감동했어." 그녀는 작업실에서 함께 만든 작은 도자기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내게 했던 노력과 비교하면 별거 아니야. 이제야 내가 조금이라도 갚을 기회가 생긴 것 같아." 그는 솔직히 대답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관계가 이렇게 깊어진 것도 결국 서로를 위해 노력한 결과인 것 같아. 그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며칠 후, 그녀는 그에게 새로운 제안을 했다.

"이번엔 내가 너의 세상을 더 알아보고 싶어. 네가 좋아하는 등산에 나도 같이 가도 될까?"


그는 깜짝 놀라며 웃었다. "물론이지. 하지만 등산은 네가 평소에 즐기던 도예나 책 읽기랑은 완전히 다를 텐데 괜찮겠어?"


그녀는 자신감 있게 미소를 지었다. "내가 처음엔 어색해도, 네가 했던 것처럼 노력해 볼게."


두 사람은 주말에 작은 산으로 함께 향했다. 그녀는 처음엔 발이 미끄러지고, 돌을 잘못 밟아 불편해했지만, 그는 곁에서 묵묵히 도와주었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그녀는 점점 자연에 흥미를 느꼈다.


"이렇게 높은 곳에서 보는 세상은 또 다른 느낌이야. 네가 왜 등산을 좋아하는지 이제야 알겠어." 그녀가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는 그녀를 보며 미소 지었다.

"네가 내 세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한 것만으로도 고마워. 네가 이런 걸 경험할 수 있게 된 게 나한테도 기뻐."


그날 저녁, 두 사람은 작은 카페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너와 함께 하다 보니 내가 네 세상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결국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됐어. 단순히 네가 좋아서 하는 게 아니라, 우리 관계를 더 풍부하게 만드는 과정 같아."


그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같은 생각이야. 네가 나를 위해 해 준 작은 노력들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해. 우리가 계속 이렇게 서로를 위해 노력한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녀는 그의 말을 듣고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앞으로도 이렇게 함께 노력하자. 서로의 세상을 이해하려는 그 마음만 잊지 않는다면, 분명 더 단단해질 수 있을 거야."


시간이 지나며 두 사람의 관계는 깊어졌다. 그들은 더 이상 서로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의무로 느끼지 않았다. 그저 자연스럽게 서로를 더 이해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힘썼다. 그들의 노력은 단순히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서로를 성장시키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어느 날,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 온 노력들, 그리고 앞으로도 하게 될 노력들이 결국 우리를 특별하게 만들어 줄 거야. 그게 바로 우리의 힘인 것 같아."


그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리고 그 힘이야말로 우리가 함께 꿈꾸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줄 거야."


그들의 노력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기대였다. 노력은 그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들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